<조선왕조실록>의 별난 부활
  • 차형석 기자 (cha@sisapress.com)
  • 승인 2006.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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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이성주 씨, 만화와 ‘엽기 내용’으로 각각 펴내
 
한 시사만화가가 있다. 한겨레 시사만화가였던 그는 신문사 자료실에서 조선사에 대한 책을 틈틈이 읽었다. 조선사를 다룬 역사책들은 흥미진진했다. ‘그런데 어디까지가 정사이고 어디까지가 야사일까?’하는 호기심이 일기 시작하더니, 아예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정사를 바탕으로 대하 역사 만화를 그리기로 결심했다. 다니던 신문사도 그만두고, 2001년부터 하루 12시간씩 <조선왕조실록> CD와 관련 역사책을 보면서 연구하고 시안을 그려나갔다. 콘티를 짜고 그림을 그리고 채색을 하는 모든 작업을 혼자서 했다.

그 결과가 최근 펴낸, 중종실록을 다룬 제8권째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휴머니스트 펴냄)이다. 이 작품은 2003년 대한민국 만화대상을 수상했고, 2010년 말이나 2011년 초에 전 20권 완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을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대하 역사 만화로 부활시킨 그는 박시백 화백(왼쪽 사진)이다.

한 시나리오 작가가 있다. 시나리오 공모전에 당선한 그에게 몇 년 전, 스승인 지상학 작가가 사극을 써보라며 <조선왕조실록>을 읽으라고 권했다. 처음에는 사극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조선왕조실록>을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극 쓰는 일은 ‘세상을 더 안 다음에’ 하기로 하고 마음을 접었다. 그래도 <조선왕조실록>을 ‘연애하듯이’ 계속 읽었다. ‘그런데 이렇게 재미있는 역사를 왜 어렵게 말하는 것일까?’ 그래서 쓰기 시작한 것이 <엽기 조선왕조실록>(추수밭 펴냄)이다. 그는 작가 특유의 경쾌한 문장과 현대적 상상력으로 <조선왕조실록>을 부활시켰다. 그의 이름은 이성주(오른쪽 사진). 네티즌들 사이에는 ‘펜더’라는 필명이 더 유명하다. 맞다. <딴지일보>에서 군사 관련 글을 썼던, 군사 문제에서 드라마까지 종횡무진 글을 쓰는 그 ‘문화 게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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