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만 가냐, 블로거도 간다
  • 차형석 기자 (cha@sisapress.com)
  • 승인 2006.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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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사이트들, 기자단 꾸려 독일월드컵 파견…경기장 안팎 ‘중계’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딴지일보가 강팀이었다. 딴지일보가 월드컵 특별판으로 내세운 ‘우리는 강팀이다’는 국내·외 한국인 네티즌의 주목을 받았다. 서버가 다운될 지경이었다.
최내현 당시 딴지일보 편집장에 따르면, 시작은 미미했다. 국가대표팀이 스코틀랜드와 평가전을 가진 이후 외신을 번역해 ‘딴지일보스럽게’ 소개했는데 대박이었다. 그 이후부터 외국 유학생들로부터 축구 소식이 전자우편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User Created Contents)’가 위력을 발휘한 순간이었다.

당시만 해도 딴지일보가 ‘원톱 공격수’였다. 최씨에 따르면, 당시 포털 사이트에서 ‘이상하게도’ 월드컵과 관련해 네티즌을 위한 마당을 공격적으로 펼쳐놓지 않았다.
그러나 2006년 독일월드컵은 사정이 다르다. 2002년의 부진을 만회하려는 듯 각 포털 사이트와 뉴미디어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UCC 공격 편대’를 이루고 나선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블로거 기자단이다. 각 포털 사이트는 독일 현지 교민 블로거들을 ‘월드컵 통신원’으로 위촉하거나, 외국어에 능통하고 축구에 관심이 많은 네티즌을 선발해 ‘블로거 기자단’으로 파견했다. 네이버는 월드컵 기간 독일 현지에서 국가대표팀의 경기 소식과 독일 현지 분위기를 전달할 ‘블로거 원정단’ 2인 1조로 5개 팀을 선발해 파견했다. 이들 대학생의 경력은 다양하다. 예를 들어 국내 축구팀 경남 FC 서포터스인 ‘공현필·강재영’ 조는 한국의 조기 축구회와는 다른 독일의 클럽 축구 문화를 집중 취재한다. 유럽학을 전공하고 맹렬 축구 커뮤니티 회원인 ‘조현석·이나린’ 조는 ‘독일 속의 한국 문화와 축구 경기 10배 즐기기’라는 기사를 중점적으로 블로그에 올릴 계획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인터넷 중계권에 강점을 두고 있다. 국내 최초로 2006년 독일월드컵 인터넷/중계권을 체결했다. 그리고 그동안 다음에서 블로거 기자단으로 활발히 활동하던 ‘맛객(cartoonist)’ ‘데이비드 빈컴(sderic)’ ‘싸커홀릭(libero0318)’ 등을 블로거 원정대로 파견했다. 이들은 치밀한 경기 분석과 함께 경기장 안과 밖의 이모저모도 소개한다. ‘blog.daum.net/’ 뒤에 이들의 아이디를 치면 기사를 볼 수 있다.

독일 PC방 대여해 실시간으로 콘텐츠 전송

야후코리아는 2006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공식 파트너사인 점을 십분 활용해 가장 많은 원정단(1백60명)을 독일로 보냈다. 독일 현지에 PC방을 대여해 이들이 생산한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전송할 계획이다. 응원단과 별도로 독일 교민 14명을 포함해 월드컵 통신원 24명을 선발했다. 여기에 그동안 여대생 2인 1조로 자신이 즐겨 찾은 코스를 사진과 더불어 소개해왔던 ‘거기걸스’의 우수팀도 독일로 파견했다. 이들은 국내 맛집, 멋집을 찾아다니며 취재한 노하우를 살려 독일을 ‘쏘다닌다’.

싸이월드는 월드컵에 참가한 32개국에 거주하고 있는 유학생, 교민을 대상으로 39명의 글로벌 일촌 리포터를 선발했다. 스위스의 ‘박지성 거리’ 등 일촌 리포터들이 올린 글은 태극일촌 미니홈피(www.cyworld.com/tk1chon)로 모인다.

포털 사이트에서 선발한 블로거들이 팀워크를 이룬다면 ‘원맨 홈쇼핑’ 주인장닷컴의 김도형씨는 ‘원맨쇼’를 펼친다. 진작부터 ‘이경규만 가냐? 주인장도 간다’고 별러왔던 김씨는 지난 6월1일부터 유럽 5개국을 돌면서 매일 오후 7시 월드컵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인터넷 개인방송 아프리카(www.afreeca.com)를 통해 방송된다. 세계 각국 훌리건에게 한국 응원가 가르치기, 유럽 미녀에게 전자우편 받아내기 등 발랄한 원맨쇼를 펼칠 계획이다.

한국의 열세 번째 선수인 이들 ‘월드컵 소식통’은 강팀이다. 개인의 눈으로 2006년 독일월드컵의 이모저모를 샅샅이 훑을 이들은 블로거계의 호나우지뉴이고, 베컴이고, 박지성이다. 어느 선수가 MVP로 선정될지는 이들이 센터링하듯 쏘아 올리는 콘텐츠에 달려 있다. 포털사이트의 ‘백화제방 UCC 대결’은 열세 번째 선수들의 개인기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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