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션 소설’ 더 읽지 않을래?
  • 차형석 기자 (cha@sisapress.com)
  • 승인 2006.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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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가 화제] <다빈치 코드> 대박 뒤 ‘팩션과 픽션’ 가미한 작품 홍수
 
<다빈치 코드>가 한국 출판가에 미친 영향 가운데 하나가 ‘팩션 소설’(팩트와 픽션을 합한 말로 역사적 사실에 허구를 가미해 재구성한 소설)을 대중화한 것이다. 얼마 전까지도 출판가에서 팩션 소설 같은 장르 문학은 이상하리만치 고전했다. 그 이전에 외국 팩션 소설로 인기를 모은 작품으로는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정도였다. 외국 대중 소설이 ‘빅 히트’를 치기 어려운 출판 시장이었다. 여기에 추리·군사·첩보 등 장르 문학적 요소가 강하면 강할수록 판매고가 떨어졌다.

그러던 것이 <다빈치 코드>가 대박을 터트리면서 사정이 바뀌었다. 수요가 확인되자 외국의 대중 문학이나 장르 문학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번주만 해도 <라비린토스>(해냄), <두개골의 서>(북스피어), <눈은 진실을 알고 있다>(한스미디어), <뿌리 깊은 나무>(밀리언하우스), <13번째 마을>(열린책들) 등이 출간되었다. 출판가의 여름 성수기를 노린 책들이다.

이들 소설은 역사적 배경에 허구를 결합하거나 장르 문학의 전통에 기대고 있다. 프랑스의 ‘젊은 움베르토 에코’라고 불리는 로맹 사르두가 쓴 <13번째 마을>은 중세 유럽의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젊은 신부의 모험을 그린다. 이른바 중세판 미스터리 스릴러다. 성배의 비밀을 갖고 있는 책을 찾는 모험담을 담고 있는 <라비린토스>도 중세와 현대 프랑스를 넘나든다. 낯선 이의 각막을 이식받게 되면서 겪는 경험담을 담은 <눈은 진실을 알고 있다>나 미국 과학 소설(SF) 문학의 황금기를 연 로버트 실버버그의 작품 <두개골의 서>는 각각 스릴러와 과학 소설의 전통에 기대고 있다. 여기에 세종시대를 배경으로 집현전 학사 연쇄 살인 사건을 다룬 ‘한국형 팩션’ <뿌리깊은 나무>까지. 모두 팩션·장르 문학의 부흥기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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