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디바의 ‘압도적인 앨범’
  • 차형석 기자 (cha@sisapress.com)
  • 승인 2006.08.0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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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선택] 재즈

 
요즘 이상하리만치 재즈에 대한 말을 많이 들었다. 신생 재즈 문화지 편집장을 취재하면서 “일반인들이 재즈를 너무 어렵게 생각한다”는 말에 공감했다. 왜? 나도 재즈를 ‘수학처럼’ 어렵게 여겼으니. 그러고 얼마 후 한 국문과 교수와 선배 기자들과 함께 가진 술자리에서, 두 사람이 하는 재즈 얘기를 듣게 되었다. 고공으로 날아다니는 재즈 아티스트의 이름들. ‘너도 들어봐’ 유혹 같았다.

술자리가 있던 다음 날, 한 음악 평론가를 만났다. 그는 대단한 ‘재즈 디바’라고 엘리자베스 콩토마누의 음반을 소개했다. 표현은 그렇지만, ‘방귀가 잦으면 똥이 나온다’나. 이참에 재즈에 귀를 기울이자 싶어 CD를 걸었다.

그리스계 아프리카인으로 프랑스에서 태어난 이 여성 재즈 보컬 리스트의 성량은 풍부하고 매혹적이었다. 걸출한 기타리스트 존 스코필드가 참여한 다섯 번째 앨범 <Waitin' for Spring>이 프랑스에서 발매되어 그녀가 2006년에 프랑스 ‘음악의 승리상’에서 재즈 보컬 부문을 수상했다. 재즈 매거진은 이 앨범을 ‘압도적인 앨범’으로 선정했다고 한다. 상 이름도 놀랍다. ‘압도적인 앨범’이라니.

토요일 저녁 도시의 불빛이 보이는 강변이나 휴일의 아침에 듣고 싶은 음반. 엘리자베스 콩토마누가 내 마음 속의 건반 한 개를 건드렸다. 울림이 꽤 오래 갈 것 같은 건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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