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 추억으로 남을 1분짜리 ‘화장실’ 영화
  • 안은주 기자 (anjoo@sisapress.com)
  • 승인 2006.08.21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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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의 선택] 어린이 영상 캠프

 

 
여름 방학 중 딸아이를 영상 캠프에 보냈다. 고양국제어린이영화제 조직위원회(위원장 장미희)가 주최하는 어린이 영상 캠프였다. 영화를 좋아하는 딸아이에게 영화를 직접 만들어보도록 할 요량이었다.

딸아이는 2박3일 동안 경기도 남양주 종합촬영소에서 머물며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었다. 전문 강사진의 지도 아래 이야기를 만들고, 카메라를 익혔다. 그리고 직접 감독이 되어 영화 한 편을 찍었다. 다른 아이들이 만든 영화에는 배우로 참여하기도 했다.

딸아이는 ‘화장실’이라는 제목으로 1분짜리 영화를 만들었다. 화장실 변기에서 귀신이 나오는 바람에 깜짝 놀라는 단순한 스토리였다. 변기에서 올라오는 손은 그래픽으로 처리하고, 변기 밖으로 튀어나온 귀신에게는 종이 탈을 씌워 그럴듯하게 연출했다.

물론 아이가 만든 결과물은 영화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신통치 않았다. 하지만 아이가 캠프를 즐기며 영화 제작 과정 전반을 이해하는 데는 성공한 것 같다. 캠프에서 돌아오던 날 아이는 “엄마, 영화는 다 가짜지? 한강에서 나오는 괴물도 다 그래픽으로 만든 거지?”라며 아는 체를 했다.

방학 때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고민하는 부모, 아이에게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은 부모라면 영화 또는 영상 캠프를 고려해보시라. 여러 기관에서 주최하는 영화·영상 캠프는 많다. 다만 캠프를 개최하는 곳에 따라 비용이 천차만별이어서 프로그램과 시설을 잘 보고 골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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