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거품에 흠뻑 젖다
  • 글 · 사진 허용선(여행 칼럼니스트) ()
  • 승인 2006.08.25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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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 국제맥주축제 열려…3백여 만명이 마시고 춤춰

 
산동반도 남부에 자리 잡은 칭다오(靑島)는 중국 4대 항구도시 중 하나다. 과거 독일과 일본의 지배를 받았기 때문에 당시 유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현재 칭다오는 중국에서 13위 안에 드는 도시이자 관광지로 크게 발전하고 있다. 국제적인 행사도 여럿 열리는데 대표적인 것이 해마다 8월에 열리는 국제맥주축제이다. ‘칭다오 맥주’로 유명한 도시인 만큼 칭다오는 해마다 맥주 축제를 통해 관광?문화?경제와 무역?과학 그리고 기술?스포츠를 결합한 맥주 문화와 현대 문화를 보여준다.

지난 8월12일 오전 칭다오시 맥주성에서는 청도국제맥주축제가 성대하게 개막했다. 시민과 관광객 29만여 명이 참가해 이날 하루 동안 78만t의 맥주를 소비했다. 

축제는 칭다오 시장이 그날 새벽에 처음 만들어진 맥주통의 마개를 따면서 시작되었다. ‘펑’하는 소리와 함께 흰 맥주 거품이 뿜어져 나오자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요란한 함성을 지르면서 축제를 즐기기 시작했다. 축제에서는 다양한 볼거리들이 펼쳐졌다. 중국 인기 그룹의 공연이 있었고,‘맥주여신’이 30m 고공에서 맥주축제의 중심무대로 내려와 버튼을 눌러 돛배 모양이 맥주 축제 대문을 여는 행사도 있었다. 2008년 올림픽 마스코트인 ‘복와(福娃)’와 아이들의 공연도 벌어졌다. 중국 전통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마차를 타거나 걸어서 화려한 거리 행진을 벌이는 모습도 장관이었다. 축제장은 은은한 맥주 향으로 가득했고 아침부터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도 적잖게 목격되었다.

칭다오는 물론 중국 각지와 외국에서 이 축제를 보려고 많은 사람이 방문했는데, 보통 3백만명 이상이 축제장을 찾는다고 한다. 칭다오 국제맥주축제는 중국에서 열리는 가장 크고 유명한 맥주 축제다. 축제 기간에 맥주에 곁들여 안주로 소비되는 닭고기나 돼지고기의 양도 상당하다. 축제 기간 동안에는 맥주 빨리 마시기 대회, 패션쇼, 민속의상을 선보이는 퍼레이드 등의 행사를 비롯해 크고 작은 콘서트와 공연이 진행되었다. 중국 및 외국의 맥주회사들이 만들어놓은 초대형 천막에서는 가수들의 공연과 차력 시범, 밴드 공연, 추첨권시상, 패션쇼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

일본 아사히 맥주 등도 참여

그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끈 행사는 맥주 빨리 마시기 대회이다. 남녀가 나와 커플 맥주 마시기, 빨대로 맥주 빨리 마시기, 병째 들고 맥주 빨리 마시기 등 갖가지 행사가 열렸다. 맥주 마시기 경기의 경우 최종 우승 상품이 자동차였기 때문인지 참여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무척 진지했다. 축제 기간에는 매일 밤 화려한 불꽃이 밤하늘을 장식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 중의 하나는 밤에 맥주성과 회천광장에서 열리는 다양한 행사다. 이곳 공연은 맥주축제 폐막 때까지 계속 되는데, 유명한 중국 가수들의 무대도 펼쳐진다. 외국 맥주회사인 뢰벤브로이나 일본의 아사히 맥주회사 등도 대형 텐트를 쳐놓는다. 이들이 설치해 놓은 대형 텐트는 남녀노소나 인종의 구분 없이 늘 수백 명의 인파로 붐빈다. 술잔에 가득 담긴 맥주가 쉴 새 없이 오가는 가운데 감미로운 음악 연주가 실내를 적신다. 칭다오 맥주 축제는 풍부한 볼거리를 즐기면서 세계 각국의 맥주를 맛보는 흔치않은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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