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 곳곳에 드리운 땅의 ‘한과 비밀’을 풀다
  • 남문희 전문기자 (bulgot@sisapress.com)
  • 승인 2006.09.0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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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람]형상풍수학의 전인 최운권씨

 
청와대의 기운은 진산(鎭山)인 북악(北岳)에서 발원한다. 북악의 ‘북(北)’은 ‘북녘 북’이기도 하지만 ‘배신할 북, 달아날 배’이기도 하다. 즉 ‘(국민을) 배신하고 달아날 산’인 셈이다.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 나와 있는 원래의 이름은 백악(白岳)이다. ‘밝고 청결하고 고귀한 산’인 것이다. 백악이 북악이 된 데에는 바로 일제의 흉계가 작용했다.

“광복이 된 지 60여 년이 지났건만, 청와대의 진산 이름조차 되찾아주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형상풍수학의 전인인 옥당 최운권씨(60)의 눈에서는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가 보기에 그나마 위안이 될 만한 것은 일제가 명산에 박아놓은 쇠말뚝이 실은 전부 엉뚱한 자리여서, 파맥 또는 파혈된 곳이 한 군데도 없다는 점이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한국의 풍수는 중국과 달리, 천수상(天垂象), 즉 ‘하늘의 형상이 땅에 드리워졌다’는 것을 전제로 한 ‘형상이기론’에서 발원한다. 그 형상이기론의 비조가 도선국사이고 그가 남긴 <도선국사결록>에 모두 3백60개의 형상이 전해졌다. 그러나 형상을 보는 안목은 오랫동안 ‘비인부전’, 즉 함부로 전하지 않았다. 일제가 그 내막을 알 리가 없었던 것이다.

“이제 세상이 바뀌었으니 선조의 유산을 공개하고 공유해야 한다.” 인터넷 ‘야후’로 들어가 검색란에 ‘최운권’을 치면, 그가 스승으로부터 전수해 갈고닦은 형상풍수학의 면모를 일견할 수 있다. 아울러 하늘이 이 땅에 드리운 ‘천수상’의 장쾌한 풍경을 감상하는 기쁨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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