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귀한 맛과 향에 취하는 비결
  • 주진우 기자 (ace@sisapress.com)
  • 승인 2006.10.20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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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의 선택] 송이버섯

 
송이 철이다. 송이의 진가는 음식을 단숨에 휘감는 향에 있다. 그 어떤 음식도 송이향에 매혹되고 만다. 그런데 워낙 고귀한 향인지라 2~3일만 지나면 그윽한 송이의 향은 날아가 버린다. 송이의 참맛을 느끼기 위해 굳이 산지까지 찾아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상북도 봉화·청송·문경 등과 강원도 양양·인제·고성 등이 송이 산지로 유명하다.

산지에 가서 송이를 캔다고 함부로 산에 올라서는 안 된다. 주인이 있는 송이밭에 들어가서 송이를 캐다 적발되면 절도죄로 처벌을 받게 된다. 등산객을 가장해 송이 캐는 사람이 많아서 봐주는 법이 없다고 한다.
산지의 장터나 송이 채취 농가에 마련된 집하장을 이용하면 질 좋은 송이를 싸게 구입할 수 있다. 갓이 퍼진 송이는 1등급에 비해 가격이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맛과 향은 거의 차이가 없다.

여기서 기자의 송이 즐기기 비법 들어간다. 기자는 송이를 캐서 내려오는 할머니들의 길목을 지키는 작전을 구사한다. 장소는 강원도 양양, 때는 으스름 해질녘이다. 송이의 가격을 깎지 않고 사는 것이 좋다. 그러면 바구니 아래 숨겨놓은 질 좋은 송이가 덤으로 나타난다.
송이를 사서는 우선 솔가지로 흙을 살살 털어내고 두어 개는 그냥 먹는다. 이것이 포인트다.  송이와 함께 씹히는 흙 맛도 그윽하다. 그리고는 송이를 숯불에 구워 먹어야 한다. 참기름을 살짝 바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뜸 들일 때 송이를 얹어 지은 밥과 송이를 넣은 된장찌개가 있으면 임금님 수라상이 부럽지 않다. 참, 송이에 칼을 대는 것은 금물이다. 손이나 나무젓가락으로 찢어야 송이가 향내를 숨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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