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의 큰 울림
  • 주진우 기자 (ace@sisapress.com)
  • 승인 2006.10.20 18:0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교/김수환·정진석 추기경 나란히 1·2위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말이 있다. 정치 권력은 기껏해야 10년 정도 간다. 하지만 종교 권력은 다르다. 오래 간다. 힘도 세다.
<시사저널>이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설문조사를 시작한 1989년 이래, 김수환 추기경은 한국을 움직이는 10인 안에 항상 이름을 올렸다. 올해는 9위다. 가장 영향력 있는 종교인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66.2%가 그를 꼽았다.
김추기경은 여든네 살의 고령이다. 노환에 따라 소화기 기능이 저하되어 입원하는 경우도 잦다. 따라서 김추기경은 최소한의 외부 활동만 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는 것도 꺼린다. 하지만 한나라당과 보수 세력에 대한 응원만은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를 만나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보다 정권 교체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전시작전통제권 단독 행사 반대 1천만명 서명 운동’ 본부에 이회창씨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김수환 추기경 다음으로 영향력을 끼치는 종교인으로는 정진석 추기경이 꼽혔다. 15.9%를 얻었다. 김수환 추기경 이후 한국 천주교를 대표하는 상징성이 크다.
2005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천주교 신자 인구는 10.5%이다. 천주교 신자는 불교 신자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고 개신교에 비해서도 크게 처진다. 하지만 천주교가 가지는 힘은 다른 종교에 비해 크다. 한 신부는 “천주교가 우리 사회를 일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고, 무엇보다 신부들이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던 부분이 크게 작용했다. 그런데 두 추기경과 민주화 운동은 별 관계가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박정희 독재 시절부터 민주화 운동을 주도했던 함세웅·문정현·문규현 신부 등은 20위 안에 겨우 이름을 올렸다.

 
영향력 있는 종교인 3위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가 올랐다. 조용기 목사에게는 많은 구설이 따랐다. 최근에는 영구 집권을 하기 위해 은퇴를 번복하고, 당회 헌법을 호떡 뒤집듯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하지만 기독교 역사상 세계 최대 교회를 일구었다는 점과 국민일보의 실질적 소유주라는 점에서 그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전 조계종 총무원장 송월주 스님이 4위에 올랐다. 5위는 법정 스님, 6위는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 7위는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이 차지했다.
문선명 통일교 교주는 9위를 차지했다. 최근 통일교 신도들이 월간 <신동아>의 기사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신문사에 난입해 컴퓨터와 집기를 부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