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원조 ‘공화춘’, 제주 ‘이승만 별장’ 인천 ‘수준원점’ 등도 볼 만한 등록문화재
인천 지역에는 1920년대 들어와 중국 음식점이 크게 늘었는데, 그 중에서도 공화춘은 당시 조선과 일본의 상류 계층이 출입하던 고급 음식점이었다. 공화춘은 당시 화교 유지들이 대불호텔을 사들여 개업한 중화루, 1차 세계대전 즈음 군인들이 몰려오면서 생겨난 동흥루와 함께 인천 차이나타운을 대표하는 3대 요릿집 가운데 하나였다.
문화재청은 지난 4월 이 건물을 등록문화재 제246호로 등록했다. 문화재청은 이 건물에 대해 ‘청조계지의 건축적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중국 요리의 대명사인 자장면을 상용화한 최초의 중국 요리 전문점으로서 생활사적·향토사적·건축적 가치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인천 중구는 현재 화교 두 명이 공동 소유한 이 건물을 사들여 ‘자장면 박물관’을 만들 계획이다. 인천 중구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공화춘 부지를 사들이기 위해 내년 예산으로 8억원을 신청했다. 배정이 되면 바로 매입에 착수할 것이다. 2009년에 박물관을 개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승만 별장’은 강원도 고성에 있는 것이 널리 알려져 있다. 화진포해수욕장, 김일성·이기붕 별장 등과 가까이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별장 안에는 이 전 대통령이 쓰던 타자기·그릇·소파가 전시되어 있고, 그와 관련 있는 신문 기사 등 자료도 있다. 대통령이 쓰던 별장이라고 하기에는 검소한 분위기다.
고성에 있는 이승만 별장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제주 구좌읍에 있는 ‘이승만 별장’은 생소하다. 이곳은 지난 2004년 9월 등록문화재 제113호로 등록되었다. 구좌읍 관계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이곳에 다녀간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이름이 ‘이승만 별장’일 뿐, 그가 자주 이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이 건물은 30년 이상 비어 있어 내부는 거의 폐가 수준이다. 드나드는 이도 거의 없다.
문화재청이 이 건물을 문화재로 등록한 것은 이 전 대통령과 관련 있다는 것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전쟁 이후 미군을 통해 미국식 주택 건축 양식과 기술이 전해져온 한 단면을 보여준다’는 것도 한 이유가 되었다. 이 건물은 1957년 미군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귀빈용 건물이다.
충남 강경의 퇴락한 ‘남일당한약방’도 명물로 떠올라
그러나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1973년까지 한약방으로 사용되었던 이 건물은 그 뒤 창고로 방치되었다. 한국전쟁과 산업화 바람은 용케 피해갔지만 시대 흐름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한의대가 생기고 한의사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설자리를 찾지 못하고 뒤켠으로 물러난 것이다. 다행히 근대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 건물은 퇴락한 강경의 명물로서 새로운 생명을 얻고 있다.
어지간한 산에는 꼭대기에 높이를 알리는 표석이 있다. 어김없이 ‘해발 00m’ 식으로 되어 있다. 바다로부터 높이가 얼마라는 것인데, 과연 해발의 기준은 무엇일까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이것을 재는 기준이 수준원점(水準原點)이다. 산이나 건물의 높이를 잴 때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기준으로 삼는 높이다.
이 수준원점은 어디에 있을까. 인천시 남구 용현동 소재 인하공대 교정에 있다. 원래는 1914~1916년 3년간 정밀 측정을 거쳐 바닷가인 인천시 중구 항동1가 2번지에 있었다. 그러나 바다가 매립되면서 1963년 현재 위치로 옮겼다. 지금 수준원점은 바다 평균 높이로부터 26.6871m 위에 있다. 수준원점으로부터 연결 측량해 전국의 국도 및 주요 지방도로에 약 2km 간격으로 설치된 수원점은 각 지역의 높이 값을 측정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수준원점은 국토 높이 측정의 출발점이 되는 중요 시설물로서 학술적·역사적 가치가 매우 크다.
전남 영광 법성리에 있는 옛 기꾸야여관은 당시 일본인들을 상대로 번성했던 일본 여관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근대 문화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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