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물이 맛있다
  • 나 건(홍익대 교수·국제디자인트렌드센터 센터장) ()
  • 승인 2006.10.2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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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꽃병·유리잔 같은 용기 ‘대박’…산소 채워넣은 생수도 인기

 
인체의 대부분은 물로 구성되어 있다. 인체는 평균적으로 3분의 2가 물인데 신생아는 그 비율이 75% 이상이고 노인이 되면 50% 정도로 줄어든다고 한다. 만약 이 수치가 80%를 넘게 되면 더 이상 사람이 아니라 금붕어가 된다. 물은 산소 및 영양분을 인체의 각 부분에 공급하고 신체로부터 독 성분과 쓸모없는 것들을 제거해 주는 기능을 한다. 그 외에도 척추의 쿠션 역할과 관절 부위의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한다. 성인 기준으로 하루에 소변과 땀 등으로 체외에 배출되는 수분이 2.5~3.0ℓ라고 하니, 적어도 이 정도의 물은 매일 보충해야 한다. 따라서 평균 수명을 80세라고 한다면 한 사람이 평생 동안 80톤 정도의 물을 마시게 되는 셈이다.

화학 성분으로 보면 인체의 65%는 산소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인체과 물, 그리고 산소는 과학적으로 아주 밀접한 관계에 있다. 이는 좋은 비즈니스 대상이 된다.

이제 잘 먹고 잘 사는 웰빙은 어느 특정한 계층만의 관심이 아니다. 1980년대 미국에서 처음 나온 ‘웰빙’은 1990년대 들어 미국의 트렌드가 되었고 이는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보편화했다. 1980년대에 이미 이 트렌드의 가치를 꿰뚫어보고 준비한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었다. 국내 웰빙과 관련해 눈에 띄는 트렌드 중 하나가 ‘생수’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생수 소비가 늘고 있고 어느 매장에 가도 다양한 브랜드의 생수가 진열되어 있다. 그러나 유사한 형태의 용기 디자인으로 큰 차이는 없다.

생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고 이제 국내에도 외국의 생수가 수입되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일본·미국·유럽의 생수 시장을 보면 그 다양성에 놀랄 정도이다. 필자는 독일의 한 슈퍼마켓에서 무려 100여 개의 브랜드가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본 적도 있다. 어느 생수를 선택해야 할지 몰라 많은 시간을 왔다갔다 하면서 들었다 놓았다 했다. 결국, 눈에 익숙한 프랑스산 생수를 들고 말았지만.

일본 도쿄에는 술 대신 물만 파는 ‘물 바(Bar)’가 있다. 전세계의 다양한 생수를 한 장소에서 마실 수 있는 곳이다. 몇 년 전에 문을 연 이 바(Bar)는 이제 명소가 되었다. 건강에 안 좋은 술 대신 건강에 유익하고 북극 빙하수처럼 처음 마셔보는 희한한 물을 마시면서 친구나 연인과 이야기하는 모습이 아주 ‘웰빙’스러웠다. 미국과 유럽에서처럼 사람들이 가방을 맨 채 생수를 들고 다니는 모습도 처음에는 이상하게 보였으나 이제는 서울에서도 흔한 풍경이다. 심지어 학생용 배낭에 물병을 넣는 곳이 있어서 누구나 물통 하나씩은 쉽게 가지고 다닐 수 있다.

일본 명소가 된 ‘술 대신 물 파는 술집’

보통 생수는 경도와 채수지가 중요한 차별화 요소이다. 북극·알프스·캐나다 등 오염이 안 된 곳의 물이 중요한 마케팅 요소였다. 이제는 여기에 우리 몸에 필수적인 산소가 결합된 새로운 생수들이 등장하고 있다. 몇 년 전 Ty Nant 사는 아름다운 생수병을 사용해 고객들이 물을 마신 후 이 병을 꽃병으로 사용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얼마 전에는 ‘OGO’라는 생수가 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그림 1 참조). 미네랄워터 수원으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힐체르반에서 채수한 물에 웨스트팔렌 사의 고순도 산소를 보통 물의 35배나 주입한 것이다. 물통은 Ora-Ito라는 파리의 디자인 회사에서 디자인했다. 친근감을 주는 깜찍한 디자인으로, 페트병을 유리잔 수준의 아름다운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이 생수는 곧 우리나라에도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웰빙 트렌드에 따라 고객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건강한 최고급의 생수와 이에 걸맞은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차별화하려는 기업들의 지속적인 노력의 끝은 어디일까? 최근에는 웰빙 트렌드보다 업그레이드된 로하스(LOHAS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 트렌드가 뜨고 있다. 한 트렌드에 이어 나타나는 새로운 트렌드, 이 연속적 사슬을 잘 이용하는 사람이나 기업에게는 차별 없는 기회를 주는 것이 바로 트렌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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