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슬으슬 추운데 굴밥에 삼치구이 어때?
  • 김정인(인제대학교 교수·식품생명공학부) ()
  • 승인 2006.11.0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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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에 빼앗긴 열량 보완하는 단백질·지방 풍부 추어탕·명태·호박 등도 ‘가을 보양식’으로 제격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요즈음 체력이 약해졌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다. 기온이 떨어지면 추위를 이기기 위해 칼로리가 많이 소모된다. 따라서 양질의 단백질과 열량을 충분히 섭취하고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겨울에는 감기와 같은 질병에 걸리기도 쉬우므로, 면역력을 증가시켜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영양 결핍은 면역력을 감소시킨다. 그러나 열량, 단백질, 불포화지방산, 아연, 비타민 A, 비타민 C를 충분히 섭취하면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늦가을과 겨울철에 영양가 많고 체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식품과 음식으로는 추어탕·굴·명태·대구·삼치·가을 호박을 꼽을 수 있다.

추어탕 재료가 되는 미꾸라지는 산란기가 지난 늦여름에서 가을까지가 제철이다. 겨울에는 먹이를 먹지 않고 동면하므로 기름기가 빠져 맛이 없다. 그래서 가을 추어탕이 가장 맛있다. 추어탕을 끓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미꾸라지를 삶아 으깨 배추·토란대·부추 등과 함께 끓인 뒤 고추·방아잎·산초 또는 들깨를 넣어 맛을 내는 방법이 있다. 아니면 사골과 내장으로 육수를 내어 두부나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고 끓일 수도 있다. 추어탕은 단백질과 칼슘을 많이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이며, 소화도 잘 된다.

11월부터는 본격적인 굴 철이 시작된다. 또 명태 대구 삼치는 겨울에 기름이 올라 맛도 좋고 영양가도 높다. 굴은 훌륭한 철분 공급원으로서 빈혈 예방에 도움이 되며 아연 함량이 매우 높다. 굴은 또 타우린 함량이 높아 혈액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굴은 독특한 맛과 부드러운 육질을 가지고 있어, 날로 먹으면 더 맛이 좋다. 그 밖에 어리굴젓, 굴국, 굴전골, 굴양념무침, 굴밥, 굴 튀김 등 다양하게 요리를 해먹을 수 있다.

추어탕에는 단백질과 칼슘 풍부해

어리굴젓을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굴을 심심한 소금물에 흔들어 씻어 소쿠리에 건져둔다. 무 배는 얄팍하게 저며 썰고, 파 마늘 생강은 채썬다. 무, 배에 고춧가루를 뿌려서 버무리고, 굴·파·마늘·생강을 넣고 조물조물 무친 다음 소금 간을 한다. 10℃ 정도에서 4∼5일이 지나면 맛이 가장 좋다.

삼치는 비교적 지방 함량이 높은 등 푸른 생선이다. 삼치의 지방은 심혈관질환 개선에 도움이 되고 면역력 강화에도 이로운 불포화지방산이다. 삼치는 비타민 A도 상당량 함유하고 있는데, 뼈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D가 특히 풍부하다. 특히 불포화지방산인 EPA가 많다. 이는 혈액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키고, 혈액 흐름을 원활히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삼치는 회, 구이, 조림으로 먹는 것이 맛있다.

 
사과·감 같은 제철 과일도 추위 극복에 도움

대구와 명태는 대표적인 흰살 생선으로 단백질이 많고 지방이 적어 맛이 담백하고, 소화가 잘 된다. 대구와 명태의 간에는 비타민 A가 상당량 들어 있다. 흰살 생선은 비린 맛이 적고 맛이 진하지 않아 생선을 싫어하는 어린이도 잘 먹는다. 흰살 생선은 살이 단단하므로 탕이나 찌개로 먹는 것이 알맞다. 알과 아가미는 젓갈로 만들어 먹는다. 대구와 명태는 지방이 적으므로 열량도 비교적 작다. 따뜻한 탕이나 찌개로 추운 겨울을 이기고 싶으나 고열량 섭취가 다소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 적합한 음식이다.

생태탕을 맛있게 끓이려면 다음과 같이 하면 된다. 우선 생태는 머리를 자른 후 내장을 제거해 토막 낸다. 내장과 알은 빼내어 씻어둔다. 물에 생태 머리를 넣고 끓여 육수를 낸다. 무는 썰어서 볶는다. 대파·미나리·호박·고추를 썰어둔다. 육수에 생태·마늘·호박·무를 넣고 끓인다. 무가 익으면 미나리·고추·파·내장·알을 넣어 살짝 끓여낸다.

가을 호박은 베타카로틴이 풍부하고 비타민 B 복합체와 비타민 C도 함유하고 있다. 베타카로틴은 우리 몸에서 비타민 A로 전환된다. 비타민 A는 성장, 점막과 피부 건강, 눈의 건강에 도움을 주고 항산화제로 작용하며 면역력을 높여준다. 호박수프, 호박전, 호박죽, 호박칼국수, 호박떡 등으로 먹는다.

사과·감·배·귤과 같은 제철 과일과 무·시금치·브로콜리·케일·양배추·연근 등 제철 채소를 충분히 섭취해 비타민과 미네랄을 보충하면 추운 겨울을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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