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씨 내외 어떻게 사나
  • 주진우 기자 (ace@sisapress.com)
  • 승인 2006.11.13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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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의식해 '호화판 생활' 자제...이순자씨, 회고록 집필 완료

 
전두환씨는 퇴임 후에도 대통령이었다. 연희동 집에는 언제나 정치인들이 북적였다.월요일에는 참모진이 모여 회의를 했다. 이 회의를 ‘국무회의’라고 불렀다. 화요일에는 골프를 치고, 수요일에는 산행을 했다. 목·금요일에는 다시 골프장에 나갔다. 모임마다 40~50명을 대동했다. 토요일에는 100명이 넘는 지지자와 주민을 이끌고 연희동 외국인학교에서 배드민턴을 쳤고, 일요일에는 경조사를 챙겼다. 전씨 비자금을 수사했던 한 검사는 “전씨가 1주일에 쓰는 돈은 2천만원에서 5천만원 정도다”라고 말했다.

‘전재산 29만원’ 발언과 전씨 비자금이 속속 드러난 2003년 10월 이후, 천하의 전씨도 남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비서를 11명에서 3명으로 줄였다. “욕먹어 가면서 골프장에 나갈 필요가 없다”라며 아예 골프채를 놓았다. 대신 집안에 러닝머신 기계를 들여놓았다. 전씨의 비서는 “아침에 일어나 러닝과 요가를 하고 책을 읽고 서예를 하는 등 평범하게 하루를 보낸다”라고 말했다.

가급적 외출도 삼간다. 일요일에 배드민턴을 치는 것이 유일한 공식 일정이다. 최근에는 외출할 때 신호를 통제해달라는 등의 요구는 일절 하지 않는다. 지난 8월 초에는 가족들과 강원도 용평으로 여름휴가를 떠나려고 예약까지 마쳤으나, 강원도에 홍수가 나는 바람에 취소했다. 전씨는 4년째 휴가를 가지 못했다고 한다. 

전씨의 부인 이순자씨는 회고록 집필을 마친 상태다. 큰 아들 재국씨가 운영하는 출판사 시공사에서 책을 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다.

지난해 연희동은 식구가 늘었다. 지난해 9월 외동딸 효선씨가 한나라당 국회의원 후보를 지낸 윤상현씨와 이혼한 후 연희동에서 살고 있다. 전씨의 한 측근은 “효선씨의 두 딸이 공부를 잘해 전씨가 매우 흐뭇해한다”라고 말했다.

전씨 일가의 생활비는 전씨의 처남 이창석씨가 댄다고 한다. 전두환씨가 타는 승용차도 이씨 회사 소유로 되어 있고, 전씨 사저 경호원 회식비도 창석씨의 카드로 계산된다. 이 때문인지 이창석씨는 전씨의 비자금 관리인으로 의심받는다. 이에 대해 이창석씨의 한 측근은 “2001년 사망하면서 이규동씨는 아들 창석씨에게 ‘전씨를 잘 모시라’고 유언했다. 재원은 경기도 오산 등지의 땅 70만 평을 팔아서 마련했고,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2003년 전씨의 연희동 자택 별채를 경매에서 감정가의 2배가 넘는 16억4천8백만원에 낙찰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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