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씽씽 불면 ‘먹물’이 보약이 된다
  • 주진우 기자 (ace@sisapress.com)
  • 승인 2006.11.27 09:0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요일의 선택] 낙지

 
바쁘기로만 따지면 기자라는 직업인이 단연 수위를 다툴 것이다. 기자는 기자들 사이에서도 조금 바쁜 편에 속한다. 그렇게 몸을 혹사하다 보면 꼭 겨울바람이 스며드는 이맘때쯤 탈이 나곤 한다. 2002년에는 대선 직전 노무현 후보를 따라다니다 쓰러졌고, 지난해에는 한 사이비 종교 단체를 따라다니다 병원 신세를 졌다.
퇴원하는 나를 붙잡고 한의사 친구가 권한 것이 바로 낙지다. “네가 밥을 제대로 안 먹고 운동을 안 해서 기력이 떨어진 거야. 낙지를 먹어. 11월에 나는 낙지는 영양가가 높아 원기 회복에 좋아. 맛도 좋고….”
책을 찾아보니 낙지에 풍부한 타우린은 신체 각 부위의 기능을 높여 질병을 예방하고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당뇨병 및 간 해독 작용에 도움을 주어 피로 회복 기능이 탁월하고, 미용에도 좋다.

낙지 하면 무교동 낙지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무교동 낙지는 콩나물로 속을 달래가면서 먹는 매운 맛이 일품이다. 그러나 너무 매운 탓에 속이 아프다는 사람이 많다. 또 무교동 낙지 전문점 가운데는 중국산 낙지와 고춧가루를 쓰는 곳도 적지 않아 낙지의 참맛을 음미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기자는 낙지가 ‘땡기는’ 날이면 경기도 용인 신원저수지 앞에 있는 뱃고동이라는 낙지 전문 식당에 간다. 서울에서 강릉까지 세 시간 차를 달려 된장찌개를 먹는 미식가 형이 소개해준 곳이다. 전남 여수에서 매일 공수해온 신선한 낙지와 대합조개의 조화가 예술이다. 낙지 머리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은데, 먹물과 내장이 고스란히 들어 있는 낙지 머리에 낙지의 참맛이 있다.  낙지 먹물의 항암·항균 효과는 이미 여러 차례 검증된 바 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