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 교육받고 현장 투입
  • 주진우 기자 (ace@sisapress.com)
  • 승인 2006.12.04 09:2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살처분 참여 인원 인력 시장에서 동원…지도하는 공무원은 보이지 않아

 
이번 조류 독감으로 최소 77만여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된다. 닭은 닭장 한 곳에 모아 놓고 분무기를 통해 이산화탄소(CO2) 가스를 뿌리게 된다. 30분이 지나면 닭들이 죽고 인부들은 닭을 부대에 담아 트럭에 싣는다. 몸집이 큰 개와 돼지의 경우 과정이 훨씬 복잡하다. 전기로 안락사시키거나 근육을 마비시키는 약물을 투입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약물을 투여할 경우 2~3명의 인부가 가축을 단단히 잡은 뒤 주사하게 된다.

살처분된 가축은 땅에 묻는다. 포클레인으로 3m 깊이의 구덩이를 파고 비닐을 깐다. 바닥에는 생석회를 뿌리고 도살된 가축을 차례차례 쌓는다. 가축을 매립할 장소는 지하수 오염과 침출수 유출 위험이 없는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그래야 제2의 감염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과학적으로 매립지를 선정하고 있는지 걱정하는 소리도 나온다.

조류 독감은 사람끼리 전파되지 않는다. 감염된 닭이나 오리를 먹어서 감염된 사례도 없다. 조류 독감에 감염된 사람은 양계업에 종사하거나 가축을 살처분하는 작업에 나선 경우다. 국내에서는 2003년 조류 독감에 감염된 가축을 도살하는데 참여한 아홉 명이 조류 독감에 감염되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살처분 작업은 대단히 위험한 작업이므로 살처분 인력의 전문성과 특별한 교육이 요구된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당국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시 방역대책본부가 선발한 살처분 인부들은 타미플루(항바이러스제)를 접종 받고 약을 먹은 후 간단한 교육을 받는다. 총 소요 시간은 20분가량이다. 살처분에 참여했던 한 인부는 “주의 사항을 몇 가지 들었을 뿐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교육을 책임지는 익산보건소 방역계 관계자는 “시에서 선발한 인원에 대해 간단한 교육을 하고 있다. 주로 보호복을 입고 벗는 방법과 오염 장소에서의 대응법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살처분 인원은 대부분 일당 7만5천원을 주고 인력 시장에서 동원했다. 인력 수급이 어려워지자 인력 시장 인원 외에 미화요원을 대거 투입해 비난을 받았다. 살처분하는 곳에서 현장 지도를 하는 공무원마저 보이지 않았다. 공무원들이 안일하게 움직인다는 비판을 받자 이한수 익산시장과 익산시의회 김정기 의장 등이 직접 살처분 현장에서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