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백로=백조’라고?
  • 문정우 대기자 (mjw21@sisapress.com)
  • 승인 2006.12.04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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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김새 비슷하나 전혀 다른 새…학=두루미, 백조=고니
 
워낙 자연과 격리되어 살다 보니 요즘 세상에는 별일이 많다. 어느 지방 자치단체의 한 공무원이 독수리에게 먹이겠다며 산 닭을 풀어 놓아 독수리와 닭이 사이좋게 놀았던 일은 지금도 환경운동가들 사이에서 곧잘 회자한다. 그 공무원은 독수리가 죽은 짐승만 먹는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새들은 우리 생활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었다. 지금은 거의 볼 수 없는 따오기나 뜸부기가 동요의 소재가 되었던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요즘은 학과 백로와 백조도 제대로 구분 못하는 사람이 많다. 어른들이 그러니 아이들이야 더 말할 나위 없다.

학이 바로 두루미이다. 일본 사람들이 학(鶴)이라고 쓰고 쓰루라고 읽어 일제 시대에 두루미와 학을 섞어 쓰다 보니 혼동이 생겼다. 중국 사람들은 이마가 붉다 해서 단정학(丹頂鶴)이라고 부른다. 키도 생김새도 비슷해 두루미와 백로를 헷갈리는 사람도 많다. 두루미는 뒷 발톱이 퇴화해 나무에 앉지 못한다. 따라서 논가의 버드나무나 소나무에 앉아 있는 놈들이 바로 백로이다. 예전에는 부산 동래에서 학춤이 나왔을 정도로 두루미를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사실상 철원평야 밖에서는 거의 보기 힘들다.

백조란 고니를 말한다. 12월에 강원도 화진포에 가면 우아한 혹고니를 만날 수 있다. 저어새는 넓적한 부리로 물을 휘저어 먹이를 찾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 몸통이 희고 부리 끝이 주걱처럼 생겼다.

오리 이름이야말로 아무리 들어도 외기가 힘들다. 오리에는 수면성 오리와 잠수성 오리가 있다는 것만 알면 어느 정도는 구분할 수 있다. 수면성 오리는 물 위에서만 먹이 활동을 하기 때문에 다리가 몸통 가운데 붙어 있다. 물속까지 들어가 먹이를 잡는 것이 잠수성 오리인데 다리가 몸통 뒤쪽에 붙어 있다. 물에서 곧장 날아오르면 수면성 오리이고, 물을 박차고 도움닫기를 하다가 날면 잠수성 오리이다. 수면성 오리 중에서는 청둥오리가, 잠수성 오리 중에서는 비오리가 대표 선수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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