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샘솟는 한나라당 아이디어 뱅크
  • 고재열 기자 (scoop@sisapress.com)
  • 승인 2006.12.22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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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당무조정국 기획팀 서지영 차장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의 성폭행 사건으로 빛이 바래기는 했지만 한나라당의 참정치 운동은 나름으로 신선하게 받아들여졌다. 한나라당 당무조정국 기획팀 서지영 차장(32)은 바로 이 참정치 운동의 최초 기획자다. 새로운 지도부가 이전의 지도부와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화두를 던져야 한다는 발상에서였다. 서씨는 한나라당이 호남 구애 전략을 펴든, 서민 호소 전략을 펴든 관건은 진정성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참정치 운동을 당 지도부에 제안했다.

당 지도부가 서씨의 제안을 받아들였던 것은 그동안 그가 보여준 발군의 기획 능력 때문이었다. 서씨는 각종 이벤트를 맡아 당의 분위기를 쇄신했다. 천막당사 2주년 기념식에서 지도부가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8천여 장의 노란색 포스트잇에 당 게시판 등에 올라온 국민들의 의견을 써서 붙여 컨테이너 하나를 장식했다. 노란색 포스트잇이 ‘엘로 콤플렉스’를 자극한다는 볼멘소리도 있었지만 국민의 소리를 듣는다는 발상이 높이 평가받았다.

서씨의 능력이 가장 빛을 발한 것은 지난 5·31 지방선거 과정이었다. 그는 ‘20%대인 20대의 한나라당 지지율을 40%대까지 높이자’며 조직한 ‘New-Friends Team’에 들어가 ‘프로슈머’ 이벤트를 기획했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선거 유니폼 디자인을 공모한 것이다. 단순히 공모에 그치지 않고 작품들을 제작해 서울시장 경선에 나선 후보자를 비롯한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입고 무대에 서는 패션쇼를 진행했다.

정치 관심 많은 젊은 대학생들 목소리 모아 당 개혁 포부

공식 선거 기간에 돌입하자 서씨는 20여 명의 대학생 별동대로 꾸려진 ‘오! 필승 서포터스’를 이끌고 선거 현장을 누볐다. 젊은 유권자들이 몰리는 곳을 찾아 꼭짓점 댄스 등을 하며 이들의 눈길을 붙들었다. 서씨는 “이벤트로 젊은 세대의 생각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참가한 대학생들은 한나라당에 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요즘 서씨는 뜻이 맞는 당직자들과 함께 ‘대선전략 연구모임’을 꾸려 공부 중이다.

서씨가 젊은 세대일수록 정치적 스킨십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자신의 경험 때문이다. 서씨는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 공채를 통해 한나라당 당직자가 되었다. 당직자가 되는 데는 한나라당 정치대학원을 청강생으로 수강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정치가 의외로 자신과 맞는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서씨가 요즘 하고 있는 일은 ‘여대생 정치 캠프’ ‘대학생 아카데미’ ‘청년포럼’ 등 당의 다양한 대학생 프로그램을 사후 관리해 젊은 동력으로 엮어내는 것이다. 그는 “당의 대학생 프로그램을 거친 젊은 사람들이 차세대 위원장, 하이틴 부대변인, 2030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을 구색 맞추기가 아닌 실질적 발언권을 가진 정치적 주체로 만들려는 노력이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힘의 중심에서 자신의 정치를 펴겠다는 것이 서씨의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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