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 대비책은 '빵빵'
  • 이철현 기자 (leon@sisapress.com)
  • 승인 2007.01.0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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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결제 다각화 선물환 의존도 제고 달러채무 증대 '3대 해법' 동원
 
현대차는 새해 사업계획을 수립하면서 기준 환율(원/달러)을 8백원 선으로 잡았다.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은 지난 12월14일 열린 ‘부품·소재 신뢰성 국제포럼’ 직후 별도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새해 원/달러 환율을) 9백원 이하로 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별다른 변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원/달러 환율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에 맞춰 갖가지 환리스크 회피 전략을 세워 실행하고 있다.

현대차가 가장 먼저 꺼낸 카드는 수출 결제 통화의 다각화다. 수출 대금을 달러로 받는 것을 줄이고 수입국 현지 통화로 받는 것이다. 가치 변동이 가장 적은 유로화 또는 현지 통화의 결제 비중을 높여 환차손을 줄이겠다다는 뜻이다. 현대차는 이미 터키·인도·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 지역으로 수출하는 물량의 결제 통화를 달러에서 유로화로 전환했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유로화를 비롯해 모든 통화의 가치는 오른다. 달러를 줄이고 유로화 보유량을 늘리면, 달러로 인한 환차손을 유로화 보유로 얻는 환차익으로 상쇄하게 된다.

현대차는 또 환차손 회피 전략으로 흔히 이용되는 선물환의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선물환은 장래의 일정 기일이나 기간 안에 일정액의 외국환을 일정한 환시세로 매매할 것을 미리 약속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선물환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앞으로 수출 대금으로 들어올 달러의 매각 환율을 현재 시점에서 확정한다. 현대차는 현재 보유 외화의 30%가량을 선물환 매각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요즘 ‘달러 빚’을 늘리고 있다. 해외 공장 건설이나 해외 직접 투자에 소요되는 재원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달러를 많이 빌리는 것이다. 달러 빚이 많은 사람은 달러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반색한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자국 통화를 기준으로 평가한 채무 규모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달러 빚을 늘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인한 원화 환산 수출액의 감소분을 달러화 차입금의 감소분(원화 표시 채무)으로 상쇄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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