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날개 펼쳐 '나'를 찾으리라"
  • 왕성상 편집위원 ()
  • 승인 2007.01.1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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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100조원 기업은행, 대변신 나서...CI 개편하고 개인 고객 유치 '박차'

 
기업은행에 3인칭 객체인 ‘고객’이란 말은 없습니다. 오직 1인칭 주체인 ‘나’만이 있습니다. 나에게 기쁨을 주는 은행, ‘나의 성공에 날개를 달아주는’ 은행, 4천8백만 나(I)를 맨 앞에 놓은 은행, 바로 IBK기업은행입니다.”
중소기업은행이 최근 ‘새 옷’으로 갈아입으면서 던지는 메시지다. 기업 중심의 은행에서 일반 개인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대변신의 시동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기업은행이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올 들어 시도한 것이 새 CI(기업 통합 이미지) 선포다. 새로 만든 CI는 ‘IBK’로 Industrial Bank of Korea의 약자다. 이에 따른 은행 심벌도 IBK를 형상화한 Win-Wing(성공 날개)으로 정했다. 워드 마크인 IBK는 단순한 영문 약자에 그치지 않는다. ‘나’ 자신을 뜻하는 영문자 I를 앞에 내세움으로써 손님을 영업 객체로 보던 종래의 인식을 떨쳐내겠다는 변화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1961년 문을 연 중소기업은행의 CI 개편은 이번이 두 번째로 1983년 이후 24년 만이다. 옛 CI가 오래되기도 했지만 자산 3조원 시대 때 만들어진 것이어서 자산 100조원 시대를 연 은행의 위상에 걸맞게 바꿨다는 설명이다.


영업망 확충 위해 미니 뱅크·지점 세우기로


기업은행의 CI 개편은 여러 가지 뜻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도 금융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것이다. 딱딱한 국책 은행 이미지를 벗지 않고서는 치열한 금융계 생존 대열에서 낙오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기업은행’ 하면 ‘기업 고객’을 먼저 떠올려 더 이상 은행 영토 넓히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개인 고객이 절대 부족해 일반인에게 가까이 다가서야 되겠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기업은행에는 충분한 돈이 없다. 다른 은행에선 돈이 남아도는데 우리는 예금 자급률이 65%에 머물고 있다”라는 강권석 은행장(57) 말이 이를 읽게 한다. 강행장은 “중소기업금융채권을 발행하고 CI 개편을 계기로 개인 고객 예금을 많이 끌어들이겠다”라고 강조해 다른 은행들과의 한판 시장 싸움을 예고했다.
기업은행은 그 실천 방안의 하나로 영업망 확충을 추진 중이다. 직원을 많이 두는 기존 점포들과 달리 미니 뱅크·미니 지점을 둔다는 전략이다. 점포 하나 내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어감에 따라 적은 돈으로 영업망을 만들어 일반 고객 ‘사냥’에 나서겠다는 것.
특히 값싼 대출을 해주기 위해 이자율이 낮은 핵심 예금, 다시 말해 ‘저원가성 예금’을 많이 끌어들이겠다는 포석이다. 미니 점포에는 3~5명, 출장소에는 2~3명의 직원이 배치된다. 기업은행이 올해 설치할 미니 점포 수는 30개 정도다.
기업은행의 또 다른 새 CI 비전은 세계적 종합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이다. 세계 은행 랭킹 1백24위로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보고 CI 개편을 통해 5년 내 세계 50대 금융그룹으로 뛰어오른다는 계획이다. 올해 △중국 본부 신설 △베트남 사무소의 지점 승격 △중국 베이징과 소주에 지점 설치 △인도 및 동유럽 진출 등을 추진한다. 기업은행은 새 CI 확산을 위해 곧 고객만족추진단을 만들고 PB사업부를 사업단으로 승격시킬 예정이다. 추진단장은 본부장급으로 하며 문화홍보부 등 3개 부서를 묶어 운영하게 된다. 또 프로골퍼 장정 선수도 홍보대사로 적극 활용한다.
이밖에 새해 캐치프레이즈를 ‘웅비 IBK 2007’로 정하고 은행의 ‘새 얼굴’ 알리기에 본격 나설 방침이다. 


왕성상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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