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사막'에도 오아시스는 있다
  • 왕성상 편집위원 ()
  • 승인 2007.03.0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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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대 기업, 올해 2만3천여명 채용...해외 취업, 인턴십도 도전해볼 만

 
요즘 대학생들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취업’이다. 일터는 없고 오라는 곳도 없어 마음이 편치 않다. 하지만 찾으면 길은 있다. 대기업, 중소기업, 해외 취업 등 도전해볼 일터는 얼마든지 있다.
우선 대기업 취업이다. 3월 중 삼성그룹의 원서 접수를 시작으로 올 상반기 채용이 본격화된다. 주요 대기업들의 채용 인원 수는 1만여 명.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삼성은 이 기간 채용 인원 3천5백명을 포함해 올해 8천여 명의 신입사원(3급)을 뽑는다. 2004년 이후 4년째 이 추세를 이어오고 있다. LG그룹은 채용 숫자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전자 부문은 상·하반기 2천여 명, 화학 부문은 R&D(연구개발) 및 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인재 중심으로 상반기 1백명을 포함해 올해 4백여 명을 뽑는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과 롯데그룹도 인원 수는 미정이나 각각 4월과 5월에 지난해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인 대졸 신입사원 4백여 명씩을 뽑는다. 르노삼성차는 연구·개발, 영업, 관리 분야의 경력 및 신입사원(고졸 포함)을 지난해(5백여 명)의 절반 수준인 2백50여 명을 수시 채용 형식으로 뽑을 계획이다. 지난해 채용 규모가 컸던 것은 부산공장의 2교대 생산 시스템을 맞추기 위해 현장직을 많이 뽑았기 때문이다.
반면 채용 인원을 늘리는 기업도 있어 눈길을 끈다. SK그룹은 지난해보다 인원을 10%쯤 늘릴 것을 검토 중이다. SK그룹은 지난해 상·하반기에 각각 3백명, 8백명을 뽑았다. 포스코역시 올해 3백50명으로 늘린다. 지난해(2백여 명)보다 크게 는 수치로, 오는 5~6월 대졸 신입사원 2백여 명을 뽑는다.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회사는 상반기에 각각 1백50여 명, 2백50여 명, 3백여 명을 선발한다. 원서 접수는 3~4월 중에 한다.
이들 기업의 채용 특징은 응시 자격을 까다롭게 한다는 점이다. ‘청년 백수’를 가려내고 우수 인재를 유치하겠다는 전략에서다. 삼성의 경우 ‘취업 3수생’ 방지 차원에서 대학 졸업을 앞뒤로 해서 두 번의 응시 기회만 준다. 대학원 졸업자, 대학 졸업 후 군 입대자, 고졸자도 이에 준해서 응시를 제한하고 있다. LG전자는 서류전형 후 전국 5개 지역에서 직무적성 검사(RPST)를 거쳐 자질을 평가한 뒤 뽑는다. 현대중공업은 토익 대신 회화 능력과 작문력을 테스트한다.
다음은 중소기업체 취업이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들은 사람을 못 구해 울상이다. 특히 지방과 3D 분야, 소규모 업종이 그렇다. 한 설문조사 결과 중소기업체 과반수가 필요한 일손을 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생각만 바꾸면 취업 문은 열려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취업정보 회사들이 추정하는 올해 중소기업 일자리 수는 60만~70만 개에 이른다. 그중 40만 개가 상반기에 뽑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 주로 서울·수도권·광역시에 몰려 있다. 


중소기업 취업이 오히려 행운 될 수도


 
그럼에도 예비 취업자들이 중소기업을 꺼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임금과 사원 복지 부문의 열세가 꼽힌다. 연봉으로 따져 대기업의 60~70% 선이고 후생 복리·작업 환경에도 격차가 있어 눈높이를 맞추기 힘들다는 것. 당장의 임금만을 따지면 이들의 주장이 맞다. 하지만 ‘미래 기대 임금’을 감안하면 꼭 대기업보다 못하다고 할 수 없다. 자신만 원하면 평생 직장이 보장되는 곳이 중소기업이다. 대기업보다 승진이 빠르고 기업 공개 등으로 회사 주식도 가질 수 있다. 복지 내용 역시 대기업 못지않다. 일부 기업은 아파트까지 주고 승용차·전세 자금도 빌려준다. 본인 · 자녀 학비와 유치원비를 대주는 곳도 더러 있다. 중소기업에 대한 취업 기피 현상은 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데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소기업들은 주로 취업 관련 사이트나 인맥을 통해 직원들을 뽑는다. 구직자들은 채용 정보가 흩어져 있어 어디서 일자리를 찾을지 잘 모른다. 중소기업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취업 시장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들이 기술 혁신형 중소기업에서 실습하고 나면 중소업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 바뀐다고 한다. 생각을 바꾸면 알짜 중소기업을 고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대기업·중소기업 사이의 중견 기업과 금융권, 정부 부처 및 투자기관, 공기업도 ‘백수’들에게는 틈새 시장이 될 수 있다. 섬유·식품·유통 등의 분야에 이들 기업이 많아 두드리면 문은 열린다.
매출액 기준 상위 500대 기업들은 올해 2만3천7백여 명을 뽑는다. 취업 포털 사이트인 커리어의 ‘2007년 대졸 신입사원 채용 전망’ 자료에 따른 것으로 중견 기업들 상당수가 이에 해당된다. 보광훼미리마트가 5월과 10월에 1백~1백20명, 일진전기가 6월과 10월에 50명 안팎, 한국제지가 4~5월에 34명을, 한샘이 10월에 50명 내외를 뽑는다. 금융권은 △우리은행 1천여 명(2월, 9월) △중소기업은행 3백여 명(3월 말, 9월) △금호생명보험 15명 선(미정) △동부화재해상보험 1백20여 명(5월, 10월) 등의 계획이 잡혀 있다.
해외 취업 시장도 도전해볼 만하다. 국제화 물결을 타고 해외 취업·인턴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돈을 벌면서 외국어도 익힐 수 있는 워킹 홀리데이, 국제교류재단 해외 인력 선발, 무역협회 외국 전문인력 파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가끔 외교통상부와 무역진흥공사를 비롯한 정부 기관에서도 해외 근무 일손을 찾는 경우가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것이 해외 인턴십. 특히 대학 재학 중 해외 인턴십을 통한 경력과 어학 능력을 쌓으려는 대학생 및 예비 졸업자들의 참가가 줄을 잇는 것도 같은 흐름에서다.
해외 인턴십에 참가하려면 먼저 일할 업체와의 고용 계약 체결, 비자 신청·발급, 현지 숙소 마련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 이 수속들은 개인이 하기에는 벅차고 고용 계약이 반드시 맺어진다는 보장도 없다. 따라서 대행사의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올바른 대행사 선택은 해외 인턴십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 노동부 등록 회사인지 확인하는 일이다. 해외 인턴십 대행사는 직업안정법에 따라 소재지 노동부 고용안정센터에 ‘국외유료직업소개업’ 등록을 해야 한다. 대행사 중 상당수가 노동부 미등록 업체로 알려져 있다. 등록 여부는 한국고용정보원 홈페이지나 업체 소재지 고용안정센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둘째, 외국 스폰서 재단과 파트너십 관계를 맺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국무부 승인을 받은 스폰서 재단 발급승인서(일명 DS-2019 폼)가 필수적이다. 이 승인서는 미국 스폰서 재단과 계약된 한국 대행사에서만 발급받을 수 있다. 확인은 상담 때 DS-2019 폼을 받는 스폰서 재단과의 계약 여부를 묻고 미국 스폰서 재단 홈페이지에서 계약 여부를 살펴보면 된다.
셋째, ‘비영리 단체’ 사칭 업체를 조심해야 한다. 일부 해외 인턴십 대행사는 비영리 단체인 것처럼 하여 희망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협회’와 같은 회사 이름과 비영리 기관의 ‘xxx.org’ 홈페이지 주소를 쓰는 경우가 많다.
넷째, 외국에 직접 돈을 보내도록 하는 회사는 경계해야 한다. ‘외국에 본사가 있다’는 식으로 지원자를 안심시키고 송금을 유도한 뒤 출국은 물론 환불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이 밖에도 회사를 방문해 분위기를 파악하고 공신력 있는 언론사·대학·공공기관과의 파트너십 관계, 인터넷 홈페이지 내용도 짚어보아야 한다. ‘영어를 못해도 보내준다’는 말은 아주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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