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찻사발' 빚을 전문가 빚는다
  • 이재명 편집위원 ()
  • 승인 2007.03.2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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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가 구성회씨, '다완 아카데키' 개설 준비...다양한 '다도 행사'도 열어

 
"다도(茶道)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는데도 정작 다완(茶碗:찻사발) 전문가는 별로 없다. 올해에는 꼭 ‘다완 아카데미’를 개설해 명품 찻사발을 만들 전문가를 키우겠다.”
세계적인 도예가로 꼽히는 전원(田元) 구성회씨(61)는 “다완을 만드는 사람, 쓰는 사람, 보고 즐기는 사람들에게 다완의 유례와 기준·제조법 등을 가르쳐 도자기 선진국답게 다완 문화도 발전시켜야 한다”라며 뜻을 함께할 발기인들을 모으느라 분주하다.
아카데미에서는 다완의 유래 및 역사, 사용법 등의 이론과 흙 채취에서부터 성형·건조·유약·장식·소성까지의 전 과정을 실기로 가르치고 다도동락(茶陶同樂)의 인성 및 예절도 함께 지도할 계획이다. 구씨는 “아카데미를 통해 전문가들이 배출되면 다도(茶陶) 종주국으로서의 국제적 우위를 확보하게 될 것이다”라고 기대하고 있다. 1976년 미도요(美陶窯·www.midoyo.co.kr)를 설립해 현재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대쌍령리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구씨는 다완 분야에서는 국제적인 저명 작가로 꼽힌다.
일본·독일·미국 등에서 여러 차례 전시회를 열었으며 특히 2002년부터는 일본 도쿄 신주쿠에 있는 게이오(京王) 백화점에 매년 초청되어 특별 전시회를 갖고 있다. 그가 만든 다완 가운데는 1천만원 이상에 팔리는 것들도 적지 않다. 현재 미도요는 외국인 관광객 면세 판매망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론과 개발에도 정성을 쏟아 명지대에서 도자기기술학 석사 학위를 받고 대학 강의를 하면서 다완을 종합적으로 다룬 <다완의 세계> (2004년) 등 여러 권의 책도 출간했다. 차를 마실 때 찻사발이 뜨겁지 않도록 해주는 이중투조(二重透彫) 다완은 그가 현대적으로 개발해낸 것이다.
“도자기 종주국은 한국이지만 일본은 그것을 배워서 더 크게 발전시켰다. 그런데도 일본인들이 한국의 도자기와 찻사발을 사가는 것은 일본 것과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찻사발이 일본의 국보로 지정되어 있는 것을 보면 가장 한국적인 것이 경쟁력 있는 것이다. 절대로 일본 식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과학 기술이 발달하고 연료도 다양해졌지만 전통의 ‘맛’을 살리지 못하는 게 항상 아쉽다. 이제는 한국적인 명품 다완을 만들어 최고의 경지에 오르고 싶다”라고 그는 강조했다.


“도예의 끝은 ‘이도 다완’의 재현이다”


 
지난해에는 ‘차와 장작가마 축제한마당’을 열어 장작가마 열기 및 꺼내기 체험, 차와 건강, 다기의 미학, 찻사발 이야기, 한·중·일 다례 시연, 도자 퍼포먼스, 라쿠(樂) 소성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반응이 좋아 올해 5월19일에 다시 2회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구씨는 “초보자들은 차근차근 배워나가는 게 좋다. 먼저 값싼 다완으로 차를 마시고 즐기다가 보는 눈이 생긴 후에 제대로 된 다완을 쓰라”고 권한다.
“도예가들이 종국에는 다완을 만들고 싶어한다. 그리고 다완 작가들은 다완 가운데서도 최고의 명품으로 꼽는 이도(井戶) 다완의 재현을 목표로 삼는다. 다완 전문가를 양성하는 아카데미 설립에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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