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경선에 이회창 나서는가
  • 오윤환 (자유 기고가) ()
  • 승인 2007.04.0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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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노린 참여설 ‘솔솔’…이씨측 “현재 관망 중”

 
한나라당에 비상이 걸렸다. 대선후보 경선의 흥행 참패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빠져서다. 지금대로라면 이명박-박근혜 잔치가 될 전망이다. 그야말로 ‘보수-경북’만의 리그이다. 맥 빠지게 될 것이 뻔하다. 원희룡·고진화 후보가 있다고 하지만 그들은 인지도나 지지도에서 ‘치어 리더’ 구실을 하기도 벅차 보인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으로 유권자들의 시선을 붙들어 맬 수 있겠는가.
손 전 지사의 존재는 한나라당에 진보·개혁의 이미지만 더해주는 것이 아니었다. 지역적으로도 큰 의미를 가졌다. 그의 부재로 인해 한나라당의 경선은 수도권과 충청이라는 광활한 중원이 비어버렸다. 누군가 이 자리를 채워줄 수만 있다면 경선의 흥미도는 말할 것도 없고 본선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한나라당 내 중론이다.
이회창, 본선 경쟁력 매우 높다?
홍준표 의원이 “경선 흥행을 위해 직접 참여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치고 나왔다. “경선이 완충 지대가 없이 양대 세력 구도로 가버리면 당이 집권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 일단 ‘경선 흥행’을 내세웠지만 ‘차기’를 노리는 의도가 다분하다. 그로서는 원희룡·고진화 의원을 제치고 손 전 지사가 남기고 간 자리만 차지해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리라고 여길 수 있다. 그러나 그 역시 영남 출신이다. 손 전 지사의 대안은 아니다. 이 밖에 김태호 경남도지사도 참여를 검토하는 눈치다. 그러나 그는 도지사로 선출된 지 1년도 안 되었다. 출마 선언도 하기 전에 “도지사 일이나 제대로 하라”는 비난이 쏟아질지 모른다. 오죽 다급했으면 한나라당 내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 징발설까지 나오고 있다.
이 틈새를 비집고 나온 것이 이회창 전 총재의 경선 참여 시나리오다. 이명박-박근혜 경선 구도에 이 전 총재가 가세하면 최고의 블록버스터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 전 총재측의 이종구 특보도 “그런 얘기가 있긴 있고 듣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관망하는 입장이다”라고 덧붙였다. 재해석하면 경선 ‘절대 불참’은 아니다.
이 전 총재의 경선 참여를 말하는 사람들은 이-박 이전투구가 위험 수위를 넘었고, 결국 두 사람 모두 본선 경쟁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전 시장은 ‘검증’ 소리만 나와도 신경이 쓰이고, 박 전 대표는 ‘유신’과 ‘군부 독재’의 망령 때문에 본선 막바지 공세를 견뎌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전 총재는 ‘병풍(屛風) 등 3대 의혹이 모두 사법부에 의해 ‘사기극’으로 판명되었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다는 것이다.
이 전 총재 출마설은 여권에서도 나온다. 열린우리당 정봉주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태생이 ‘이회창 맨’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이 전 총재를 옹립하려 할 것이다”라고 내다보았다. 이 전 총재의 등장을 바란다는 것인지, 두려워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반응이다. 아무튼 이 전 총재는 여전히 이번 대선의 변수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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