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마시면 질병 예방된다"
  • 김세원 (언론인) ()
  • 승인 2007.04.0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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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학·명리학 결합한 의명학자 정경대 박사의 '오행차 건강법'

 
차를 마시는 것만으로 체질을 개선해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오행차 전도사’인 국제의명연구원 정경대 원장(60)은 건강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귀가 솔깃해질 이색 주장을 펴고 있다. 차는 기호품 또는 불교의 공양 의식이나 다도에 사용되는 특별한 음료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본래는 질병을 치료하는 약재라는 것이 정원장의 설명이다.
몇 년 전부터 웰빙 바람과 함께 20, 30대 사이에서도 한방차·허브차 등이 인기를 끌고 있으나 차의 원료가 되는 식물의 약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가리지 않고 차를 마시는 것은 약을 잘못 먹는 것처럼 잘못된 습관이라고 우려한다.
그는 대다수 사람에게 좋다고 알려진 녹차를 예로 들며 사찰의 승려들 중 많은 숫자가 당뇨와 고혈압으로 고생을 하고 있는데, 이는 체질에 맞지 않는 녹차를 장복함으로써 생겨난 부작용이라고 지적한다. 한방차가 몸에 좋다고 하지만 약성이 모두 제각각이고 이를 마시는 사람들의 체질도 모두 다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다 몸에 좋은 차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쓴맛을 가진 화차(火茶)는 심장을 보양해주는데 심장이 실하고 열이 많은 사람이 화차에 해당하는 쑥차나 커피를 장복하게 되면 왕성해진 심장의 기운이 폐와 위를 상하게 해 소화 기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간이 실한 사람이 간 기능을 북돋우는 결명자차나 구기자차를 많이 마시게 되면 간의 기운이 비장과 위장을 눌러 비장과 위장 기능이 저하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한의학은 인간의 질병이 오장육부의 강약허실에서 발생한다고 보고 오장육부의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초목과 야생화 등을 한약재로 사용해왔다. 철학박사이자 한의사이기도 한 정원장은 “차와 달리 성분이 농축된 한약은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자신의 오장육부 상태를 알고 이를 보양해주는 차를 선택해 지속적으로 마시면 질병을 예방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오장육부의 상태, 다시 말해 각자의 체질은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정원장은 3천여 명의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자신이 창시한 의명학(醫命學)을 통해 체질은 물론 건강 상태와 운명도 분석할 수 있다고 말한다.
흔히들 체질이라면 소양·소음·태양·태음과 같은 이제마의 사상 체질을 떠올린다. 그러나 외모와 습관으로 분류하는 사상 체질은 판단 기준이 애매해 정확성이 떨어진다. 아주 찬 기운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인데 허열로 인해 겉으로 열이 많이 나는 경우, 양인으로 잘못 파악해 한랭한 성질의 약물을 처방하면 병이 매우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음양오행을 기반으로 한 동양의학과 인간의 운명에 관한 명리학을 결합한 의명학은 천지자연의 모든 것들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필연적 관계를 맺고 있는 유기체이며, 인간 역시 유기체의 일원으로 생명 활동을 하는 개체라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이 관점의 핵심은 생로병사의 원인을 하늘과 땅을 지탱하면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어떤 힘의 작용으로 규정하고 그 힘이 어떻게 조건 지워져 인간의 체질과 운명을 만들어냈는가를 구명해 질병의 예방과 치료법을 제시하는 데 있다.
옛날부터 동양에서는 눈으로 볼 수도, 손으로 만질 수도 없으나 그 존재를 감각과 느낌으로 알 수 있는 기(氣)가 천지자연의 존재를 생성하고 변화를 일으킨다고 보았다. 기는 오행(五行)이라 하여 목·화·토·금·수 다섯 가지로 분류하는데, 좀더 세분하면 하늘의 기운을 오운(五運)이라고 하고 이 기운이 땅과 작용해 여섯 가지로 변한 것을 육기(六氣)라고 한다. 이를 각각 음양으로 분류하여 10개로 분류된 오운을 천간(天干)이라 하고, 12개로 나누어진 육기를 지지(地支)라고 한다.
개개인의 체질과 성품, 나아가 장래 운명과 직결되는 오장육부의 강약허실은 인간이 태어나는 순간, 천지자연의 기운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생년월일과 시간, 즉 자신의 천간과 지지를 알게 되면 음양오행 중에서 어떤 기운이 부족하고 어떤 기운이 넘치는지가 파악되어 체질과 성품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의 질병과 운명은 타고난 체질과 해마다 오는 천지 기운이 서로 만나 변화를 일으키는 데 따라서 좌우된다. 정원장은 “체질에 맞는 차를 지속적으로 마시면 허약한 장기의 기운이 증강되고 강한 장기의 기운을 눌러줌으로써 신체 기운과 천지의 기운이 균형을 이뤄 건강과 좋은 운명을 함께 얻을 수 있다”라고 강조한다.
1백8가지 약초차를 체질과 질병별로 분류해놓은 정원장의 저서 <마시면 약이 되는 오행건강 약차 108선>의 주요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간장과 쓸개에 좋은 목차(木茶)


구기자차 모과차 오갈피차 결명자차 작약차 용담차 산수유차 두충차. 목(木)은 신맛을 주관하고 따뜻한 성질이며 색깔로는 녹색, 방위로는 동쪽이다. 인체에서 간장과 쓸개를 주관하므로 간장과 쓸개가 허약한 사람은 이런 차를 마시면 좋다. 음식으로는 보리밥 팥 밀 깨 땅콩 오미자 오갈피 사과 귤 완두콩 강낭콩 호두 오렌지주스 부추 감자 칡뿌리 모과 민들레 솔잎 순식초 참기름 들기름 닭고기 개고기 메추리 웅담 등이 있다. 10간의 갑(甲)과 을(乙), 12지지의 호랑이띠(寅)와 토끼띠(卯)가 목(木)에 해당한다.


심장과 소장에 좋은 화차(火茶)


맥문동차 옥수수차 치자차 영지차 쑥차 둥글레차. 화(火)는 쓴맛, 떫은맛을 주관하고 더운 성질이며 색깔은 붉은색, 방위는 남쪽이다. 인체에서 심장과 소장 삼초(상초·중초·하초로 나뉨)를 주관한다. 음식으로는 조 옥수수 수수 도토리 토마토 가지 고구마 쑥 쑥갓 인삼 취나물 익모초 해바라기씨 은행 커피 영지버섯 더덕 도라지 다시마 두릅나물 솔잎 양고기 메뚜기 칠면조 오리고기 등이 있다. 10간의 병(丙)과 정(丁), 12지지의 뱀띠(巳)와 말띠(午)가 화(火)의 기운이다.


비장과 위장에 좋은 토차(土茶)


감초차 탱자차 후박차 두릅나무차 칡차 생강차. 토(土)는 단맛을 주관하고 색깔은 황색, 방위로는 중앙이다. 인체에서 비장과 위장을 주관한다. 음식은 찹쌀밥 기장 피 두부 호박 된장 고구마줄기 미나리 시금치 연 단감 홍시 꿀 양배추 배 홍당무 대추씨 황설탕 엿 쇠고기 돼지고기 등이 해당된다. 10간의 무(戊)와 기(己), 12지지의 용띠(辰), 개띠(戌), 소띠(丑), 양띠(未)가 토의 기운이다. 다른 천기와 지기의 성질에 따라서 변화되는 특성이 있다.


폐와 대장에 좋은 금차(金茶)


오미자차 연꽃차 더덕차 머루차 율무차 자란차. 금(金)은 매운맛을 주관하고 서늘하고 건조하며 색깔은 흰색, 방위로는 서쪽이다. 폐장과 대장을 주관하므로 폐와 대장이 약한 사람이 마시면 좋다. 음식은 현미밥 율무 마늘 고추 무 표고버섯 배추 달래 상황버섯 양파 생강 수정과 복숭아 박하 배 후춧가루 겨자 어패류 땅붕어 가물치 등이 있다. 10간의 경(庚)과 신(辛), 12지지의 원숭이띠(申), 닭띠(酉)는 금(金)의 기운이다.


신장·방광에 좋은 수차(水茶)


복분자차 삼지구엽초차 겨우살이차 하수오차. 수(水)는 짠맛을 주관하고 냉한 성질이며 색깔은 검정과 남색, 방위로는 북쪽이다. 인체에서는 신장과 방광, 정력을 주관한다. 음식은 검은콩 쥐눈이콩 검은깨 김 미역 간장 파래 밤 수박 오이 박 메밀 가지 녹용 돼지고기 해삼 젓갈류 등이 있다. 10간의 임(壬)과 계(癸), 12지지의 돼지띠(亥), 쥐띠(子)는 수(水)의 기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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