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물 솟는 냄비
  • JES UCC팀 ()
  • 승인 2007.04.16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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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사건·사고 고발의 장으로 만개했다. 이제 소비자는 구매품에 문제가 생기면 소비자보호원에 전화를 걸기보다는 컴퓨터의 전원을 켠다.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면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해당 기업을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초콜릿 과자 과대 포장에 대한 비난 글이 누리꾼의 큰 호응을 얻은 데 이어 물을 끓이면 빨간 색소가 나오는 냄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빨간 냄비에 물을 20분 정도 끓이자 물이 분홍빛으로 변했다”라며 사진과 함께 사연을 올린 게시자는 “아이 분유에 탈 물을 이 냄비에 끓였다”라며 분노했다. 빨간색으로 코팅된 이 냄비의 제작 업체는 국내 유명 주방 업체. 해당 업체는 “홈쇼핑용 제품을 빨리 생산하다 보니 불량품이 생긴 것 같다”라는 변명을 하며 부랴부랴 사건 무마에 나섰다. 하지만 이미 색소가 배어나오는 냄비의 사진이 인터넷에 깔린 뒤였다. 이 사진을 본 많은 누리꾼은 “다시는 이런 제품이 생산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으면 한다”라는 의사를 피력했다.
선배들의 통기타 반주에 노동가를 부르고 율동을 배우던 대학 MT의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 요즘 MT 풍속은 선정성으로 요약된다. MT 시즌이 되자 인터넷에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MT 사진이 올라와 누리꾼을 경악하게 하고 있다. 게임 방법이나 벌칙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야하다. 남학생들이 속옷만 입고 춤을 추거나 여학생이 남학생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바나나를 먹는 정도는 약과다. 여학생이 반듯하게 바닥에 누워 있으면 남학생들이 돌아가며 팔굽혀펴기 자세로 여학생 입에 물려 있는 과자를 먹어야 하는 게임도 있다. 자세가 성행위를 연상시킨다. 대다수 누리꾼이 이런 몰지각한 MT를 질타했지만 일부 누리꾼은 “수능을 다시 봐서 저 학교로 입학하고 싶다”라는 댓글을 올리기도 했다.
 
박태환이 돌아오자 모교인 경기고에서 성대하게 환영식을 준비했다는 소식이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되었지만 기자들 때문에 환영회가 아수라장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을 것이다. 현장에 있던 한 학생이 당시 상황을 찍은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려 누리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환영회는 박태환과 경기고 학생들을 위한 만남의 장이었다. 하지만 몰려온 20여 명의 사진기자가 단상 위의 박태환을 둘러싸 학생들은 박태환의 얼굴조차 구경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야유가 쏟아지고 “기자는 비켜라”는 학생들의 앙칼진 목소리가 울려퍼지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기자들은 학생들의 외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여전히 셔터를 눌러댔다. 동영상을 올린 누리꾼은 “기자들의 뻔뻔함에 화가 난다”라며 이날의 일을 성토했고 많은 누리꾼이 이에 동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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