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 바로 세우기 "약들의 전쟁"
  • 왕성상 편집위원 ()
  • 승인 2007.04.30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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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들, 치료제 개발·시장 공략에 총력전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는 보령제약그룹의 김승호 회장(77)은 최근 자신의 고향인 충남 보령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한 가지 벌였다. 지난 4월21일 보령문화예술회관에서 한국전립선관리협회가 주최한 무료 진료 협찬사로 나서 임직원들과 봉사 활동을 했다. 그는 신준희 보령시장, 이상춘 보건소장 등 관계자들을 만나 “전립선 질환 퇴치에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 보령시의 노령 인구는 17%로 전국 평균율(14%)을 앞질러 전립선 비대증과 암 환자가 적지 않다. 김광호 보령제약 사장도 전립선관리협회 이사로 참여해 전립선 질환 퇴치에 열심이다.
현재 전립선 치료제 시장을 겨냥해 마케팅을 강화하는 제약사들은 하나 둘이 아니다. 의약업계가 전립선 환자 잡기에 총력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전립선 질환은 당뇨병·고혈압과 함께 남성의 3대 성인병으로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전립선암 환자는 20배 이상 늘어났다. 간암·폐암이 우리나라 남성 사망률 1위 질환이기는 하나 이대로라면 10년 안에 전립선암이 3대 암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서구에서는 발생률 1위, 사망률 2위 암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사망률 5위 질병이다. 국내 전립선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1천5백억원. 전립선 의료 기구·건강 보조제·식품까지 합하면 수천억원대에 이른다.


전립선암 일깨우기 ‘블루리본’ 캠페인도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제약사는 30여 곳. 한국화이자, GSK, 동아제약, 한독약품, 일양약품, 한미약품, 아스텔라스, 근화제약, 한국쉐링, 중외제약, 종근당, 동구제약 등이다.
제약사들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신약 개발이다. 한국화이자는 2000년부터 양성 전립선 치료제 카두라 XL로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국내 최대 제약사인 동아제약은 전립선 비대·배뇨 장애 치료제인 푸로스탈-엘을 내놓았다. 항전립선 작용을 하므로 16주 동안 먹으면 비대 결절이 크게 줄어들고 야간 배뇨 치료에도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 관계자 설명이다.
한미약품은 2년 전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탐수로이신을 선보였다. 첫해 10억원대 매출에 그쳤던 한미는 마케팅을 강화해 지난해 20억원을 올리고, 올해는 3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소변 보기 힘들어하는 환자들을 집중적으로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빠른 배뇨 개선 효과를 보이면서 성 기능도 좋게 한다는 특징을 부각시키고 있다. 또 국내 최초로 캡슐을 두 번 코팅하는 제조 기술로 약효를 꾸준히 이어주고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한국릴리는 학회를 통한 전립선 치료제 알리기에 적극적이다. 이 회사는 유럽비뇨기과학회(EAU)에서 발표된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발기부전 치료제 시알리스가 전립선 비대증에도 효과가 있다’라며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전립선 비대증은 배뇨 장애, 빈뇨, 요실금 등이 나타나며 50세 이상 환자 절반 이상이 발기부전 증상까지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부터 전립선 치료제 시장에 뛰어든 보령제약은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탐스로신에 이어 올해 3월 피나스테리드를 내놓았고, 오는 6월에는 요실금 치료제인 톨터로딘을 시판한다. 주 대상은 노인성 배뇨 장애자들이다. 보령은 기존의 시장 판도를 바꾸겠다며 대학병원 등 큰 병원 위주로 판촉 활동을 펴고 있다. 제약사가 비뇨기 분야 전문 세일즈 팀을 두기는 국내 처음이다. 지난해 전립선 분야에서 5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올해는 50억원이 목표다.
뉴젠팜 사는 얼마 전 비뇨기과 전립선 분야의 권위자인 강남차병원 권성원 교수를 기술 고문으로 영입했다. 회사 관계자는 “연구 개발 중인 항암 유전자 치료제 쎄라젠을 전립선암 치료에 적용시키기 위해 힘쓰고 있다. 권교수 영입은 쎄라젠 제품화에 박차를 가하는 실질적이고도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병·의원들과 관련 학회 활동도 활발하다. 서울대병원 비뇨기과는 지난해 4월 전립선 비대증 임상 시험 자원자를 모집했다. 40~80세로 소변 줄기가 약하고 빈뇨·야뇨·잔뇨감이 있는 남성이 대상이었다.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인 하루날과 비아그라를 함께 먹었을 때 혈압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서였다. 삼성서울병원도 전립선 비대증 환자를 대상으로 전립선 내 보톡스 주입 요법을 이용한 치료 프로그램에 무료 참가할 환자를 모집했다. 이대 동대문병원은 배뇨 장애 및 전립선 비대증 강좌를 열며 환자 끌기에 나서고 있다.
대한비뇨기과학회는 매년 한 달간을 ‘전립선암 인식의 달’로 정하고 블루리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전립선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가을애는 부산역 앞 광장,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전립선암 상담과 무료 전립선 특이 항원 검사도 실시했다.
대한전립선학회는 지난해 6월 초 서울 코엑스에서 전립선 환자 1천2백명을 초청해 서울팝스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푸른 음악회’를 열었다. 학회는 또 <전립선 바로 알기> 책도 펴내며 전립선 홍보에 앞장서고 있다.

전립선암 앞에 장사 없네

덩샤오핑·미테랑 등 발병 사망...미국 남성, 15분마다 한 명꼴로 숨져

 
전립선암이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지기까지는 유명인들의 도움(?)이 컸다. 1997년 중국의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 주석이 전립선암으로 숨졌고,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 영화배우 로버트 데 니로, 존 케리 전 미국 대통령 후보 역시 전립선암 수술을 받았다. 미테랑 프랑스 전 대통령도 전립선암으로 숨졌고, 걸프전의 영웅 슈워츠코프 장군, 골프 선수 아널드 파머, 뉴욕 양키스의 조 토레 감독 등이 전립선암으로 고생했다. 미국의 경우 평균 15분마다 한 명의 남성이 세상을 떠나는 무서운 병이 전립선암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핵심 참모였던 김동영 전 국회의원은 전립선 때문에 숨졌고, 노태우 전 대통령도 전립선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립선암은 서구식 식생활과 운동 부족이 몰고 온 현대병 중의 하나다. 그러나 전립선암은 비교적 ‘착한 암’으로 통한다. 조기 발견만 하면 10년 이상 생존율이 80%가 넘는다. 전립선암 발생률은 50대 이상 연령층에서 급증세이다.
따라서 50대 이후에는 정기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배뇨 장애 등 증세가 나타나면 검사를 꼭 받아보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정기 검진을 통한 암 발견이 많지 않다. 대한비뇨기과학회에 따르면 암 진단 환자 중 50%가 배뇨 장애 등 이상 증세를 느끼고 나서야 병원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섬으로 오지로, 사랑 실은 '인술 릴레이'

한국전립선관리협회 등 무료 진료·홍보 앞장...55세 이상 남성 등 한 해 수천 명 돌봐

 
전립선 무료 진료와 홍보에 앞장서며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수호천사 역할을 해주는 단체가 있다. 1996년 창립된 사단법인 한국전립선관리협회가 그곳이다. 정부에 의해 공익성 기부 대상 단체로 지정된 곳으로 올해로 11년째 운영되고 있다.
협회는 몇 가지 점에서 눈길을 끈다. 먼저 참여 회원들의 면면이다. 초대 협회장을 지낸 김영균 서울대 명예교수(전 의대 학장),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전 전경련 회장)이 명예회장을 맡고 있고, 권성원 포천중문의대 강남차병원 비뇨기과 교수가 회장이다. 김세철 중앙대 의료원장, 김영곤 전북의대 의료원장, 노충희 인제의대 상계백병원장, 윤성태 가천의과대 보건대학원장 등이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한 해 수천 명의 전립선 환자들을 진료해주고 있다. 섬과 산간 지역에서 전립선 비대증과 암으로 고생하는 55세 이상 남성 환자들이 주 대상으로 봄·가을 두 차례 현지에서 이루어진다.
지난 4월21일 충남 보령에서는 보령제약, 보령시보건소 후원으로 17명의 의료진과 60여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4백13명을 무료 진료했다. 순천향대학병원 의사들의 진료는 한 명당 40만원 꼴이 들었지만 전액 무료였다. 요속 검사, 혈압·당뇨·전립선암 혈액 검사, 비대증 검사에는 첨단 장비들이 동원되었다.
권성원 한국전립선관리협회 회장은 “세계보건기구(WHO)가 노인성 치매와 함께 권장 사업으로 정한 전립선 질환이 점차 느는 추세이다. 어르신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많은 분들과 더불어 나서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경남 남해군에서, 하반기에는 경북 봉화군에서 진료했다. 또 오는 5월12일에는 성균관대 6백주년 기념관에서 1천명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하고 9월에는 강원도 고성군에서 봉사 활동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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