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에 한 번 뱃속 챙겨라
  • 이성희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 승인 2007.05.0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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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조기 발견하면 완치 가능…내시경 등 검사 방법도 간단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모두 위암으로 돌아가신 가족력이 있는 박 아무개씨(45)는 최근 소화가 안 되고 명치끝이 아픈 증상이 나타나자 걱정이 되어 병원을 찾았다. 평소에 식사는 규칙적으로 하는 편이었으나, 잦은 술자리와 회식으로 다음날이면 항상 속이 더부룩했다고 한다. 그동안 직장에서 시행하는 정기 건강 진단은 받았지만 위 검사는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박씨의 경우 가장 우선적으로 받아야 할 것은 당연히 위내시경 검사이다.
0세 이상의 한국 성인은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적어도 2년에 한 번은 위 검사를 받도록 국립암센터를 비롯한 여러 병원에서 권고하고 있으며, 국가 주도의 5대 암 검진 사업의 하나로도 시행 중이다. 직장·지역 의료보험 가입자는 2년에 한 번씩 특정 암 검진을 받도록 통보받는데, 당연히 위암 검사가 포함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위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폐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데, 폐암은 조기 발견할 마땅한 검사 방법이 없지만, 위암은 위내시경 검사라는 매우 훌륭한 검사 방법이 있으므로 적절한 시기에 검사만 받는다면 아주 초기 단계의 암이라 할지라도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


위암 가족력 있는 경우 식습관에 더 주의해야


손가락 굵기의 내시경 기계가 목을 통과하는 것을 어떻게 참을 수 있을까 걱정될 경우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하나는 바륨이라는 조영제를 마신 뒤 X선 영상을 얻는 위장 조영 촬영을 받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수면 내시경을 선택하는 것이다. 위장 조영 촬영은 액체 조영제 한 컵을 마신 뒤 X선 기계 위에서 몇 바퀴 도는 동안 검사가 끝나므로 위내시경 검사보다 훨씬 편안하게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조직 검사를 위해 다시 내시경 검사를 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현재 불편한 증상이 있어 소화기에 대해 이상 소견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경우라면 처음부터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면 내시경은 약물에 대한 알레르기나 중증 심장 및 호흡기 질환이 없는 경우에 가능하다. 엄밀히 말하면 ‘수면 상태’라기보다는 ‘의식 있는 진정 상태’를 유도하는 것으로 검사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줌으로써 편안한 상태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위암은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어 정기 검진 때 우연히 발견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조기 위암이란 림프절 전이 여부와 상관없이 암세포가 점막과 점막 하층까지만 침범한 경우를 말한다. 조기 위암일 때 발견해 수술하면 완치도 가능하다. 특히 최근의 내시경적 점막 절제술의 발달로 암세포가 점막 내에 국한되어 있을 때 발견하면 위를 절제하지 않고도 내시경을 통해 암세포를 도려내는 수술도 가능해졌다. 물론 이러한 내시경 점막 절제술은 림프절 전이 가능성이 낮은 일부 경우에서 가능하지만, 검진 시기를 잘 지켜 검사를 받아 조기에 발견한다면 위를 보존하면서도 암을 치료할 수 있다.
박씨의 경우 수면 내시경 검사를 받았고 위염 외에 특이한 소견은 보이지 않아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2년 뒤에 다시 검진을 받도록 했다. 위암의 가족력이 있으므로 특히 조심해야 할 식습관이 있다면 짜고 맵게 먹는 습관과 회식 때 고기를 구워 먹는 습관을 들 수 있다. 위암 발생과 연관성을 보이는 음식으로는 방부제를 첨가한 가공 육류, 맵고 짠 음식, 태운 음식, 훈제 음식 등이 있다. 따라서 위암을 두려워하는 사람이라면 싱겁고 양념이 적은 음식 위주로 먹고, 태운 음식을 먹지 않으며, 만병의 원인인 담배를 멀리하고, 40세 이후에는 적어도 2년에 한 번은 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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