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키우는 수입차들
  • 왕성상 편집위원 ()
  • 승인 2007.05.1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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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와서 자동차를 파는 외국 차 회사들이 ‘인재 양성’에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을 계기로 이런 움직임들이 나타나 예사롭지 않다.
인재 양성에 적극적인 회사는 네 곳. BMW·메르세데스 벤츠·렉서스 등 ‘빅 3’와 아우디 판매 회사다. 일본의 렉서스만 빼면 모두 독일계이다. 이들 업체는 수십 억원짜리 전문 교육 센터를 세워 본사와 차이 없는 유능한 인재를 키우고 있다. 아우디도 이런 흐름에 곧 동참할 예정이다. 공통적 현상은 규모 있는 센터 건립과 다양한 교육 내용이다.
1996년 인천에 트레이닝 센터를 지은 BMW그룹코리아는 최근 40억원을 들여 수원으로 센터를 넓혀서 옮겼다. ‘BMW 트레이닝 아카데미’로 이름 붙여진 이 센터는 1천2백 평 터에 연건평 4백50평, 지상 2층으로 인천 것보다 2.5배 크다. 원격 무선 진단 장비, 독일과 실시간 이어지는 테크니컬 핫 라인망, 첨단 전용 테스터기 등 2천여 장비와 공구를 갖추고 있다. 또 자동차 관련 5개 이론 교육실과 3개 실습실도 있다. 1백20명까지 동시에 교육받고 한 해 7천5백명의 교육생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 회사는 이곳에서 최첨단 자동차 기술, 제품 교육과 판매, 서비스, 마케팅 등의 프로그램으로 전문 인력을 길러낼 예정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도 2003년 1월 초 서울 성산동에 지은 트레이닝 센터를 지난해 6월 경기도 화성으로 확장 이전했다. 전문 기술 인력을 길러내기 위한 이 센터는 4개 승용차 교육실과 2개 다목적 교육실, 전기 실습실 등을 갖추고 있다. 교육 대상은 자동차 관련 학과 졸업생들. 독일 본사처럼 80주 동안 교육받고 전국 서비스 센터 현장에 배치된다.
한국도요타는 지난해 3월 서울 성수동에 부지 1천3백 평, 7층짜리 렉서스 트레이닝 센터를 지었다. 1백40억원이 들어간 이곳은 도요타 고유의 서비스 인프라가 접목되어 있는 교육·연수장이다. ‘가이젠도조(改善道場)’로 불리는 이 센터 특징은 영업 사원이 정비 교육을, 정비사가 영업 교육을 받는 순환 교육 공간이라는 점이다. 도요타 경영 이념이 담긴 것이다.
아우디코리아도 이들 빅 3 회사에 이어 곧 센터를 짓고 교육에 나설 예정이다. 올해 중 경기도 광주에 대지 4백 평 규모로, 동시에 2백명이 배울 수 있는 교육 센터를 짓는다. 회사 임직원과 딜러들은 이곳에서 매년 10일 과정의 서비스 및 기술 교육을 받게 된다. 수강 내용은 마케팅, 세일즈, 정비 등 다양하다. 이 회사는 또 지난해 1천 시간에 걸쳐 했던 자동차 서비스 및 기술 교육도 올해부터 1천5백 시간으로 늘린다.
수입차 업계에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은 자동차 시장 싸움이 날로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한·미 FTA가 국회를 거쳐 발효되면 단순한 서비스로는 고객들을 붙잡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작용하고 있다. 검증받은 본사 교육 시스템과 전문 인력을 통해 확실하게 가르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수입차 업계 사람들의 시각이다. “차보다 사람을 먼저 판다. 교육도 그런 맥락이다”라는 한 수입 자동차 회사 임원의 얘기가 이를 잘 말해준다. 밀려올  FTA 파고를 넘어야 할 국내 자동차 회사 사람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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