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땅 위의 ‘상전벽해’ 용트림
  • 유근원 (자유 기고가) ()
  • 승인 2007.07.0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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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영종·청라 지구 건설 현장 르포/전망대 갖추고 관람객도 유치

 
서해안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인천 송도·영종·청라로 이어지는 삼각 벨트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는 지금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까. 꿈의 삼각 벨트 곳곳을 돌아보았다.
제2경인고속도로를 타다가 송도 신도시 쪽으로 빠져나와 자동차로 5분쯤 달리면 멀리 갯벌타워가 눈에 들어온다.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인천경제자유구역청사 옆 타워는 송도 신도시를 방문하면 가장 먼저 들르는 필수 코스이다. 갯벌타워는 이름 자체가 절묘하다. 우리말 ‘갯벌’과 영문으로 진주조개를 잡는다는 ‘get pearl’의 뜻이 서로 통한다. 송도의 꿈과 진주조개 잡이 꿈은 대박을 노린다는 차원에서 같은 의미인 듯싶다.
갯벌타워 21층 홍보관에는 송도 신도시의 개발 청사진을 보여주는 영상관이 있다. 이곳의 모형 전시물은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움직이며 경제자유구역의 2020년 모습을 보여준다. 송도지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에는 고성능 망원경까지 갖추어져 있다. 관람료는 없다. 인터넷이나 전화를 이용해 관람일 이틀 전에 신청하면 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많이 찾아와 이들과 일정이 겹치지 않도록 예약제를 시행한다.
갯벌타워 북쪽 전망대에서 송도 신도시를 바라보면 포스코건설이 짓고 있는 주상복합 타운 건물 4개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이 건물은 서울 목동 현대백화점과 어우러져 세워진 주상복합 아파트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송도 신도시 사람들은 이곳이 국제업무단지의 대표적 랜드 마크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곳 주상복합 ‘더샤ㅍ 퍼스트월드(the# 1st World)’는 공사 진척도가 50%를 넘었다. 64층 규모의 타워형 4개 동과 판상형 8개 동으로 되어 있다. 단지 안에서 의식주가 모두 해결된다. 폭 16m, 길이 3백50m의 수로를 설치하고 독특하게 외관을 설계해 2005년 5월 분양 때부터 폭발적 인기를 모았다. 이로 인해 주변 상가까지 가격이 덩달아 올랐다. 하지만 모든 것이 한 건물에서 해결되므로 밖으로 나올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 뒤로 상가 가격 거품은 차츰 꺼지고 있다.
 
더샾 퍼스트월드 바로 옆에는 웅장한 아치 모습을 드러낸 컨벤션센터 공사 현장이 자리하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지어지는 컨벤션센터는 3천 평을 기둥 없는 공간으로 설계해 효율성을 극대화시켰다. 지름 80cm의 파이프를 이은 활 모양의 지붕 트러스는 가히 ‘예술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를 연상케 한다.
더샾 퍼스트월드 건너편에서는 국내 최초가 될 국제학교 공사가 한창이다. 유치원부터 초·중·고교의 통합 캠퍼스 개념으로 세워지고 있다. 유치원생부터 고교생까지 2천1백명을 수용한다. 이 학교는 미국의 명문 사립 밀턴 아카데미와 제휴해 운영될 계획이다. 이곳 맞은편에 2개의 학교가 들어설 예정이다. 2만1천 평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지어지는 국제학교는 2008년 9월 문을 연다. 학교가 들어서면 해외 유학을 보내지 않고도 선진국에 공부하러 간 효과를 그대로 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국인은 전체 학생의 30% 정도 받아들인다는 계획이다. 송도에 입주해 있는 4천 세대의 주민들은 벌써부터 국제학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송도 국제학교는 서울 강남의 학부모와 전국민이 송도에 관심을 갖게 하는 첫 번째 요인으로 꼽힐 정도로 인기가 있다.
지난 2월1일 착공한 3백m 높이의 65층 건물 동북아트레이드타워(NEATT)와 중앙공원, 컨벤션센터호텔은 국제 업무단지로서의 밑그림을 마련했다. 특히 포스코건설은 국제업무단지 개발의 주역으로서 떠올랐다. 현재 송도 신도시 가장 높은 곳에 포스코건설 간판이 걸려 있다. 포스코건설은 송도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지난 1월25일 37층짜리 쌍둥이 빌딩인 송도 사옥을 착공하고 2010년 서울 사옥을 이곳으로 옮기기로 했다.
송도 갯벌타워 남쪽 방향으로 내려다보이는 붉은색의 매립지는 해수면과 맞닿아 한없이 펼쳐진다. 5, 7공구는 입이 딱 벌어질 만큼 광활하다. 여기서 바라본 캠퍼스 부지는 그야말로 거대한 운동장이다. 연세대가 2010년 개교를 목표로 28만 평 규모의 캠퍼스 조성에 들어갔다. 연세대는 미국 UC버클리 대학과 공동으로 새 캠퍼스를 만들 예정이다. 그 밖에 국내외 대학 여러 곳이 들어온다. 인천대, 가천의대, 인하대 등이 캠퍼스를 이곳으로 옮길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은 갯벌을 메운 황토빛 터에 크레인과 공사 차량만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 현재 송도 신도시는 전체 11공구 중 1~4공구 3백85만 평의 매립이 끝난 상태이다. 송도 북쪽 매립지(6, 8공구)에는 흙을 실어 나르는 대형 덤프트럭들이 부지런히 오가고 있다. 이곳에는 1백51층(높이 5백50m) 인천타워의 기반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인천타워는 송도국제도시의 핵심 상징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신도시 입주 4천 세대 “아직은 불편해”


“앞으로 몇 년을 버텨야 살 만하게 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송도국제도시에서 만나본 현지 주민들은 아직 불만이 더 많다. 대부분 주거 환경으로서 좋은 점보다는 불편한 점을 더 많이 꼽았다. 더샤ㅍ 스트월드 길 건너편에 5층짜리 상가 건물을 짓고 입주를 기다리고 있는 건물주 김 아무개씨(63)는 “공기가 좋지 않다. 차를 세워두면 금방 먼지가 쌓인다”라고 말했다. 공사 때문에 먼지가 많은 데다가 바닷바람이 세서 공사장 흙먼지가 심하게 날리고 있었다. 교통 사정도 아직은 불편하다. 전철이 개통되는 2009년까지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정 아무개씨(38)는 “물가가 비싸다. 인천에서 택시를 타도 송도 신도시에 들어오려면 다리 하나 사이로 5천원쯤 더 비싸다. 많은 사람들이 다리 앞까지 택시를 타고 와서 내린 뒤 걸어서 들어오는 것을 자주 본다”라고 말했다.
대형 할인마트가 없는 것도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송도 신도시와 이웃한 동춘동까지 차를 타고 나가야 마트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외식할 만한 식당도 많지 않다. 몇몇 식당은 높은 임대료 부담에 기간만 채우고 빠져나가기 급급한 실정이다. 한 보쌈집 사장은 “인테리어 등에 5억원이 들어갔다. 추가로 보증금 1억원에 월세 6백20만원을 내는데 남는 것이 없어 배달은 직접 한다”라고 말했다. 이곳에 가장 많은 가게는 역시 부동산 중개업소. 1백30여 곳이 넘는다.
송도 신도시에서 중국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 아무개씨(55)는 “이곳에 장사하러 들어왔다가 못 견디고 나가는 사람들이 많다. 아파트 주민들도, 상가도, 회사도 마찬가지다. 부동산 중개업소의 말을 곧이곧대로 들어서는 안 된다”라고 귀띔했다. 주민 4천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상점이 많기 때문이다. 아파트 값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지만 살 사람과 팔 사람을 찾기 어렵다. 33평에 6억원까지 오르던 시세는 한풀 꺾여 지금은 4억5천만원 선에서 거래된다.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긴 사장교 인천대교, 교각 건설 한창


지금 송도 신도시에는 ‘푸른 송도 만들기’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심어진 나무로는 황토와 회색에 눌려 제 색깔을 내지 못하는 상태다. 어린 나무가 자라 푸른빛을 내려면 앞으로 10년은 더 걸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송도 신도시의 꿈과 현실은 나무가 다 자라는 10년 세월만큼이나 동떨어져 보인다. 하지만 송도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도 송도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하는 요인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송도가 동북아 최고 비즈니스 중심 도시가 될 것이라고 홍보한다. 공사가 끝나고 인구가 25만명으로 늘면 생활 환경과 문화 시설이 보완될 것이다. 송도 개발 계획이 완성되면 명실 공히 비즈니스, 물류, IT(정보기술), 생명공학, 관광·레저의 4대 허브를 갖춘 첨단 국제도시로 우뚝 설 것이다.
송도 신도시를 벗어나 북쪽을 빠져나오다 보면 인천공항과 송도국제도시를 잇는 인천대교 공사 현장을 만난다. 길이 12.3㎞로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긴 이 다리는 2009년 10월 완공될 예정이다. 그러면 송도 신도시에서 인천공항까지 20분이면 갈 수 있다. 아직은 바다를 가로질러 수면 위로 촘촘하게 박혀 있는 교각들만 볼 수 있다. 주탑 공사가 끝나면 2백30.5m로 63빌딩(2백40.5m) 높이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선박들의 통로가 될 주탑 사이 거리는 8백m. 인천대교가 완성되면 차를 타고 다리 위를 지나다가 대형 선박이 다리 밑을 지나는 장면을 감상할 수 있다.
송도 신도시에서 해안 도로를 따라 영종도까지 가려면 차로 약 한 시간이 걸린다. 동북아 허브 공항인 인천국제공항은 높이 경쟁을 벌이는 송도와 달리 넓이로 승부한다. 송도가 첨단 국제도시를 지향한다면 인천공항이 자리한 영종도는 동북아 물류 허브를 꿈꾸고 있다. 영종도는 공항과 연계한 고부가가치 항공 물류 도시, 공항·산업 물류 단지를 통합하는 자족 도시로 형성될 계획이다. 인천공항을 배후로 한 자유무역지대는 영종 물류의 심장 구실을 맡는다. 또 운북지구는 복합레저단지로, 용유·무의 지역은 관광레저지구로 개발된다.
영종도 앞바다와 마주 보고 있는 청라지구(5백40만평)는 영종대교 남단에 있다. 청라지구는 간척 사업을 통해 조성된 농경지인 옛 동아매립지에 조성되고 있다. 국제 관광·레저 단지로 변신할 이곳은 지난해 4월 복토 작업 등 1단계 부지 조성 공사에 들어갔다. 중심부에는 랜드 마크인 초고층 국제센터(60층 예정)가 건립된다. 주위에 외국인 전용 주거단지, 국제금융단지, 친환경 화훼단지도 꾸며진다. 또 아시안빌리지, 골프장, 특급 호텔, 자동차 연구센터 등도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청라지구는 인천공항을 연계한 교통망이 확충되어 수도권 접근성이 좋은 것이 강점이다. 그래서 청라지구는 편안한 주거 환경을 모토로 내세우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제2 외곽순환고속도로와 제3연륙교(인천공항~청라지구) 건설이 추진된다. 이 도로가 완공되면 서울과 최단거리로 가까워진다. 청라지구가 송도, 영종도 못지않게 주목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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