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기술 ‘묘기 대행진’
  • 노진섭 (자유 기고가) ()
  • 승인 2007.07.0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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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건물 대거 신축…기둥 없이 짓는 신공법 등 선보여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있는 갯벌타워 21층 전망대. 역동적인 인천경제자유구역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이곳에 오르면 우뚝 솟은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4개 동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에는 동북아트레이드타워와 국제컨벤션센터 등 초고층·최첨단 건물들이 속속 들어설 계획이다. 특히 6백10m 규모로 건설될 인천타워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심벌. 시선을 멀리 바다 쪽으로 옮기면 촘촘히 박혀 있는 거대한 교각들이 보인다. 송도지구와 영종지구를 잇는 21.4km의 인천대교 공사 현장이다.
올해로 환갑을 맞은 우리나라 건설 산업 60년의 노하우가 인천경제자유구역 곳곳에 녹아 있다. 국내 건축 관계자들은 물론 외국 관계자들이 줄지어 이곳을 찾을 정도로 각종 최첨단 공법들이 각축을 벌인다. 특히 인천경제자유구역의 3개 지구 중 한 곳인 송도지구의 국제 업무단지가 그 핵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인천타워. 1백51층(6백10m)에 달하는 인천타워는 아랍에미리트의 ‘버즈 두바이’(8백30m, 1백60층, 2008년 완공 예정)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초고층 건물 중 하나다. 연면적이 16만 평으로 축구장 40개 규모의 초대형 건물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랜드 마크’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인천타워에 세계에서 가장 강한 콘크리트 사용


 
사무실, 호텔, 주거, 상가 등으로 쓰일 인천타워는 건축비만 3조원에 이른다. 주간 회사인 미국 포트만홀딩 사를 비롯해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으로 구성된 포트만 컨소시엄이 2007년 말 공사를 시작해 2012년 준공할 예정이다. 초고층 빌딩인 만큼 다양한 최첨단 건설 공법이 동원된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강한 콘크리트가 사용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건설이 개발한 이 콘크리트 강도는 2백MPa(메가파스칼). 1㎡ 면적당 2만t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강도로 항공모함 한 척을 올려놓아도 끄떡없다고 한다. 일반 아파트 건설에 쓰이는 콘크리트보다 10배 높은 강도다. 이 콘크리트 제작 기술은 1백 층 이상의 초고층 건축물이나 10km가 넘는 다리에 필요한 핵심 기술이다. 1백51층 인천타워 같은 초고층 빌딩에 기술을 적용할 경우 강도가 높아질수록 구조물 면적이 줄어들어 더 넓은 내부 공간 확보와 더 높은 빌딩 건설이 가능하다.
높이 3백30m, 연면적 7만여 평, 65층 규모로 지어질 동북아트레이드타워. 이 건물의 겉모양은 특이하다. 위아래가 사각형인 일반 건물과 달리 위와 아래 모양이 다르다. 바람의 저항을 약화시키기 위해 외관에 변화를 주는 설계 기법이 도입되기 때문이다. 1층은 사다리꼴을 하고 있으나 올라갈수록 형상이 바뀌어 지붕 층에는 삼각형 평면을 이룬다. 이런 평면 변화가 만들어내는 외관은 바람이 건물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줄인다.
올해 2월 착공한 이 타워의 1층부터 33층까지는 다국적 기업 및 금융 기관 등이 입주하고 34~64층에는 2백여 객실을 갖춘 호텔과 쇼핑몰 등이 2009년까지 들어선다. 미국 게일과 포스코건설이 합작 투자한 송도개발유한회사(NSC)가 짓고 있는 이 타워에는 4만2천 평 면적의 대형 쇼핑몰이 연결된다. 지하에도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보다 넓은 지하 쇼핑 공간이 조성된다.
포스코건설이 짓고 있는 64층짜리 주상복합 더샤ㅍ 퍼스트월드 4개 동에도 인천 송도의 강한 바람을 견디기 위한 최첨단 특수 장치가 숨어 있다. 초고층 건물이 받는 바람의 저항을 이겨내기 위해 포스코건설이 도입한 공법은 풍진동 저감 기술(TLCD). 건물 맨 위층인 64층에 대형 수족관 같은 물탱크를 설치해 바람의 저항을 줄이는 공사 기법이다. 탱크에 든 6백50t의 물이 바람으로 흔들리는 건물의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무게 중심을 잡아준다. 2009년 1월 1천5백96가구가 입주를 시작할 이 건물 단지 안에 폭 16m, 길이 3백50m의 중앙 수로도 설치되어 친환경 주거지 면모를 보일 전망이다.

 
꼭대기 물탱크로 바람 저항 막기도


최첨단 공법이 적용된 건물로 국제컨벤션센터도 빼놓을 수 없다. NSC가 1천5백억원을 들여 2005년 3월 착공해 2008년 4월 준공할 이 건물은 지상 4층에 연면적 1만6천 평 규모로 기둥 없이 짓는 신공법이 적용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름 80cm의 파이프를 이어 활 모양으로 만든 지붕 트러스가 인상적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국제컨벤션센터는 한옥과 산악 지형을 형상화한 건물로 지하에서 지상 4층까지 기둥 없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것이 특징이다. 내년 4월 완공되면 세계적 건축물 등재도 가능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과거 ‘김포매립지’로 불렸던 청라지구에는 대규모 주거 단지와 테마파크가 들어서며 국제금융업무단지와 골프장을 비롯한 스포츠 레저 단지가 조성된다. 특히 중국 상하이, 둥팡밍주타워(4백68m)와 같은 초고층 타워가 2013년까지 건립된다. 청라지구 내 23만여 평 규모의 중앙공원에 경제자유구역을 상징하는 4백m 이상의 타워형 빌딩인 ‘시티타워’(가칭)를 건립해 관광 명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시티타워에서는 멀리 개성까지 볼 수 있다고 한다. 디지털 방송 안테나가 세워지고 타워 안에는 3백60° 회전 전망대, 쇼핑몰, 각종 엔터테인먼트 시설, 전시·관람실이 들어선다.
인천국제공항이 자리 잡은 영종지구에는 인천국제공항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공항 복합도시(에어시티)가 들어선다. 4천1백84만여 평의 영종지구는 항공 업무, 항공 물류, 항공 산업 등 3개 중심 지구로 나눠 개발된다. 약 4백만 평의 공항 주변 지역은 관광·레저·위락 등 국제적 명소를 갖추어놓고 해외 관광객을 끌어들인다.

바다 위에 뜨는 또 하나의 ‘명품’

 
송도지구에서 영종지구 쪽으로 바다를 가로질러 수면 위로 박혀 있는 교각들이 눈에 들어온다. 2009년 10월 완공될 인천대교 건설 현장이다. 교각 하부 구조 공사는 끝났고 상판을 올리는 공사가 한창이다. 1조2천4백67억원이 들어가는 이 다리의 6월 말 현재 공정률은 50.4%. 길이 21.4km로 국내에서 가장 긴 다리가 될 인천대교는 중국 상하이 수통대교, 홍콩 스통카트 등에 이어 세계 사장교 중 여섯 번째 긴 다리로 꼽힌다. 시드니 하버브리지나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못지않게 세계적 명물이 될 전망이다.
인천대교는 최신 기술의 집합체다. 다리의 하이라이트인 63빌딩 높이의 주탑과 8백m에 이르는 주경간은 최신 교량 기술이 집대성된 부분이다. 주탑과 주탑 사이인 주경간을 얼마나 넓힐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그에 따라 다리 밑으로 오가는 대형 선박의 규모가 달리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다리는 서울 올림픽대교처럼 주탑에서 비스듬히 친 케이블로 교량을 매단 사장교로 지어진다. 삼성·대림·대우·GS 등 7개 건설 회사의 컨소시엄인 삼성JV의  민운홍 부소장은 “교각 폭을 최대한 넓히는 것이 기술이다. 교각과 교각 사이인 주경간이 8백m로 최대 10만t급 배가 다닐 수 있다. 이 정도 폭을 확보할 수 있는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5개국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다리가 완공되면 송도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차로 15분 만에 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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