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결론은 ‘후보 중심’?
  • 오윤환 (자유 기고가) ()
  • 승인 2007.07.0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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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주자 6명 연석회의 성사…‘정당보다 인물 우선’ 전략 세울 듯

 
범여권 기류가 ‘확’ 달라졌다.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다. 한나라당 검증 싸움이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이명박 후보 지지율이 출렁이고, 박근혜 후보는 좀체 30%를 넘지 못한다. 국민들은 이명박·박근혜 싸움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한 달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상황이다. 이참에 김근태 전 의장이 범여권 통합의 ‘불쏘시개’를 자임하고 나섰다. 불가능하게만 보였던 범여권 대선 주자 6명의 연석회의가 지난 7월4일 성사되었다. 손학규·정동영·이해찬·한명숙·김혁규·천정배 등 6명을 한자리에 모은 것이다. ‘단일 후보·단일 정당’이 합의되었다. 범여권 국민경선과 신당 창당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6인 연석회의는 범여권이 2007년 대선을 ‘정당 중심’보다는 ‘후보 중심’으로 치르겠다는 의미이다. ‘정당 중심’은 곳곳에 암초가 널려 있어서다. 연석회의가 열리고 이틀 후인 7월5일 열린우리당 탈당파 의원 43명이 소속된 ‘대통합 추진 모임’은 6인 연석회의에서 합의한 ‘대통합 신당’을 7월 말~8월 초에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역시 열린우리당이 불씨이다. ‘단일 정당’은 열린우리당 해체·붕괴를 전제한다. 추진 모임의 이강래·전병헌·문학진 의원 등 20여 명은 열린우리당과 ‘당 대 당’ 통합은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게다가 이 방식에 대해서는 유력 대권 주자인 손학규·정동영 전 의장이 ‘확실한 반대’를 표명했다. 물론 당의장 시절 열린우리당 해체를 결의한 김근태 전 의장도 반대다. 그러나 우상호·임종석·최재성 의원 등 386 의원을 중심으로 한 10여 명은 반한나라당 세력이 모두 집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누구는 빼고, 누구는 넣고 배제론으로 시간 보낼 때가 아니다”라는 것이 우상호 의원의 주장이다. 특히 최의원은 “친노 그룹은 최대 10%의 지지율을 갖고 있어 반한나라당 세력의 대선 승리를 위해 꼭 필요하다”라며 열린우리당 동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게다가 이와 관련해서는 친노 후보인 이해찬·김혁규·한명숙도 어정쩡한 태도이다. 누구도 열린우리당 문제를 놓고 당의 실질적인 오너인 노무현 대통령의 목에 방울을 달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전혀 없는 것일까. 당장 논란의 핵인 열린우리당 합류 방식에 대해서는 ‘덮어두고 가자’는 미봉책으로 정리되었다. 그러나 불씨는 여전히 잠복 상태다. 이런 상황에 예기치 못한 복병이 출현했다. 유시민 의원이 범여 신당과 국민 참여 경선 의사를 밝힌 것이다. 당장 비노·반노 진영이 발끈하고 나섰다. “이해찬·김혁규·한명숙까지는 몰라도 유시민은 안 된다”라는 것이다. “같이 갈 수 없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유의원은 벌써 행동에 들어갔다. 그의 지지 모임인 참여광장은 지난 6월30일 사무실을 열었다. 벌써 회원이 2천명을 넘었다고 한다. 만약 유의원이 참여한다면 6인 연석회의는 깨진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우선 손학규 전 지사가 유시민 의원과 함께할 리 없다. 이건 코미디이다.
결국 해법은 한 가지. 기왕에 ‘후보 중심’으로 2007년 대선을 치를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인정한 범여권이다. 국민 지지율이 그 해답을 제시할 것이다. 한나라당 후보와 싸울 때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 그를 중심으로 세력이 모아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6인 연석회의는 범여권 유력 후보들의 경쟁의 장을 만들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을 만하다. 유시민 의원의 합류 여부도 그의 지지율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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