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모기들은 어디로 갔나
  • 장은숙 인턴 기자 ()
  • 승인 2007.07.2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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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인 개체 수 감소, 수치로 확인돼…말라리아 환자도 크게 감소
 

 ‘앵~앵~, 앵~앵~’. 해마다 여름이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달려들던 모기 소리가 사라졌다? 최근 ‘주변에서 모기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무더위가 한창인 7월 중순 어스름 무렵, 서울 목동 앞 안양천 둔치 풀숲길.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주민들이 삼삼오오 몰려나왔다. 수년 전 까지만 해도 이곳은 오·폐수 냄새가 진동하고 모기·하루살이 등이 바글거리던 곳이다. 그러나 오랜 정화 끝에 이제는 물고기가 사는 맑은 하천으로 정화되었다.
그래서인지 한두 시간을 돌아다녀도 모기가 달려들지 않는다. 어린아이 키만큼 자란 풀숲더미 옆에 서 있는 데도 모기를 찾아보기 힘들다. 어찌된 일인가.
목동에 산다는 50대 주부는 “하천 바람이 시원하고 모기도 괴롭히지 않아 저녁 무렵이면 안양천 둔치에 나와 운동을 하거나 산책하는 주민들이 많아졌다”라고 말했다.
주택가에서도 모기가 줄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서울 봉천동에 사는 30대 주부는 “여름철이면 모기 때문에 문을 열어놓지 못했는데, 올해는 모기가 눈에 띄지 않아 활짝 열어놓고 산다”라고 말했다. 한강 고수부지 옆 동부이촌동에 사는 40대 주부도 “집이 한강변이라 예전에는 모기가 굉장히 많은 편이었는데, 올해는 모기가 아주 줄어든 것 같다”라고 말했다. 60대의 한 중년 남자는 “모기들이 휴가 간 것이 아니냐”라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모기의 감소는 수치상으로도 뒷받침되고 있다. 국립보건원의 한 관계자는 “모기의 개체 수를 주기적으로 표본 채집하고 있는데 올 여름에는 예년에 비해 전국적으로 모기의 수가 줄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개체 수는 공개할 수 없다. 지난 6월 넷째 주에 채집된 모기 개체 수는 2004년에 비해 30% 이상, 2005년에 비해 40% 정도 감소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8월 이후에 모기가 전년 대비 30% 이상 급증했기 때문에 지난해와 비교는 좀더 시간이 흘러야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기 용품 관련 업체들은 울상
모기가 ‘휴가를 떠난’ 이유는 무엇일까. 관계자들의 분석은 다양하다. 모기의 유충을 잡아먹는 천적의 수가 증가했다는 설과 일시적인 이상 현상일 것이라는 설 등이 분분하다. 
실제 인근 주민들이 모기의 감소를 체감하는 안양천의 경우 관할 구청에서 지난해부터 모기 방제 사업을 집중적으로 실시해왔다. 구로구청이 주관하고 금천구, 영등포구와 경기도 일대의 수변지역 단체들이 연합해 모기 퇴치 작전을 벌였는데 이런 노력들이 효과를 보게 되었다는 분석이다.
모기 방제 방법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연막 소독을 통해 이미 성장을 마친 모기의 성충을 없애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이 방법은 모기를 근본적으로 줄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소독약에 인체에 해로운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었다.
서울시는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모기의 성충 대신 유충(장구벌레)을 없애는 방법을 썼다. 유충이 몰려 있는 고인 물에 분말약을 풀어 유충을 제거한 것이다. 양병규 서울시 보건정책과 주임은 성충을 제거하는 것보다 효과가 크고 부작용도 없어 이 방법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일부 지방에서는 모기가 많은 개울이나 강가에 모기의 유충을 잡아먹는 미꾸라지를 풀어놓기도 한다. 그러나 잠자리, 미꾸라지 등 모기 유충의 천적을 이용한 방제는 아직은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다.
모기의 감소 덕분인지 모기가 매개체가 되는 말라리아의 발병도 줄어들었다. 국립보건원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말라리아 환자 수는 지난해 2천51명에 달했으나 올해에는 7월16일 현재 4백35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절반도 안 되는 수치이다.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모기의 유충 감소가 말라리아 환자 수의 감소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모기가 줄면서 울상을 짓는 곳도 있다. 모기약을 파는 약국과 슈퍼마켓, 할인매장 등이다. 모기 용품의 판매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서울 남대문의 한 대형 도매약국 약사는 “지난해보다 모기약 판매율이 30% 정도 감소했다”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도 “5월 말부터 최근까지 모기 용품의 판매량이 작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라고 밝혔다.
모기는 정말 사라지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한 판단을 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국립보건연구원 이희일 질병곤충매개팀장은 “올 들어 현재까지 모기의 수가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알 수 없다. 장마철이 지난 이후부터 가을까지가 모기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이므로 좀더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모기가 서식하기 좋은 축사나 고인물이 많은 지방에서는 여전히 모기가 득실대 서울이나 대도시처럼 눈에 띄는 모기 개체 수의 변화를 찾기 힘들다.

방심 말고 월동 모기 퇴치에도 신경써야
모기는 주로 물이 고여 있는 곳에서 생성한다. 요즘 같은 장마철에는 특히 모기가 발생하기 쉽다. 주택가라면 주변의 웅덩이, 빈 깡통, 싱크대와 하수구 등 물이 고일 수 있는 곳을 없애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모기를 퇴치하는 데는 여름 모기와 더불어 월동 모기의 제거 또한 중요하다. 월동 모기가 서식하기 좋은 곳은 습하고 어둡고 따뜻한 곳이다. 겨울에도 난방 시설이 잘 되어 있는 아파트 지하, 대형 건물의 정화조, 빗물펌프장, 지하철 역사 등에 모기가 서식하기 쉽다. 이에 대한 월동 방역 작업도 2~3년 전부터 지자체 별로 실시해오고 있다.
현재 모기 방역에 대한 연구는 활발히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모기의 서식지 관리 카드 및 웹 지도를 만들 예정이다. 이를 통해 모기의 방역 사업을 시스템화·전산화할 예정이다. 

 

 모기가 ‘사랑하는’ 사람들
 

 
 ‘모기에 유난히 잘 물린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있다. 모기가 ‘사랑하는’사람들이다. 모기는 땀 냄새를 좋아해서 땀이 많은 사람이나 열이 많은 사람이 물릴 확률이 높다. 살이 많이 찐 사람의 경우에도 다른 사람에 비해 표면적이 넓어 더 쉽게 물릴 수 있다. 또 노인보다는 어린 아이들이 잘 물리는 편이다.
남보다 호흡이 가쁜 사람도 모기에 잘 물릴 수 있다. 모기는 공기 속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잘 감지하기 때문에 숨을 가쁘게 쉴수록 모기에게 쉽게 노출된다.
모기는 어두운 색을 선호하기 때문에 짙은 색의 옷을 입을 경우 모기에 잘 물린다. 모기에 잘 물리는 것과 혈액형은 관련이 없다. 모기는 벽에 붙어 있다가 사람을 공격하기 때문에 벽 쪽에 가까이 있으면  물릴 확률이 높다.
최근에는 다양한 종류의 모기 퇴치제가 나오고 있어 대상과 용도에 따라 활용할 수 있다. 어린 아이의 경우 은은한 향이 나는, 몸에 바르는 물약이나 티슈가 좋다. 잘 때는 아이들의 침대나 유모차 다리 부분에 밴드 타입의 퇴치제를 붙여 두는 것도 좋다. 청소년들이 야외 활동을 할 경우에는 손목이나 발목에 밴드 형태의 모기 팔찌를 차는 것이 편하다. 성인들은 등산이나 낚시 등 야외 활동시에 몸에 뿌리는 스프레이 타입을 사용하면 간편하다. 최근에는 한 번에 폈다 접을 수 있는 원터치 모기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실내에서는 아로마 향의 모기 퇴치용 초를 켜두면 좋은 향기를 맡을 수 있고 인체에도 무해하다. 모기의 특성을 이용한 퇴치법도 있다. 사람이나 동물의 피를 빨아먹는 암컷 모기들이 싫어하는 수컷 모기가 내는 소리 대역인 1만2천~1만7천Hz의 초음파를 이용해 암컷 모기를 쫓는 전자 제품과 휴대폰 서비스들이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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