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인내’가 특효
  • 박현수 (인제의대 교수 상계백병원 피부과) ()
  • 승인 2007.08.0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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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재발 경향 있어…포기 말고 꾸준히 전문의 찾아야

 

아토피 피부염은 어린이의 20% 이상, 어른의 1~3% 정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개 생후 2~3개월부터 나타나는데 흔히 태열이라고 부르는 영아 습진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피부가 건조해지며 비늘과 같은 각질이 생기고 붉어진다. 가려움증이 참기 힘들 정도로 심해서 잠을 제대로 못 이루는 경우가 흔하다. 피부염이 심한 경우에는 대인 관계를 비롯한 사회 활동에도 지장을 받을 수 있다. 아토피란 주위 환경의 특정한 물질에 대해 과민하게 반응하는, 타고난 성향을 나타내는 말이다. 아토피 질환이란 아토피 피부염,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등을 말하는데 이런 질환들에 잘 걸릴 수 있는 성향을 아토피 소인이라고 말한다. 아토피 소인이 있는 사람은 집먼지, 집먼지 진드기, 동물 털, 꽃가루, 곰팡이, 음식물 등 일상 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물질에 두드러기 반응을 잘 나타낸다. 가족 중에 아토피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는 경우가 많다.

환자마다 증상·악화 요인 달라
생후 2~3개월에서 2세 사이에 해당되는 유아기 아토피 피부염은 얼굴·머리·몸통 부위가 붉어지고 심한 경우에는 진물이 나면서 딱지를 형성한다. 양볼에 가렵고 붉은 반점이 나타나는 것이 첫 증상인 경우가 많다. 2세 이후부터 사춘기 전까지의 소아기에는 진물이 나는 병변보다는 건조한 피부 병변이 주로 팔·다리·목에 나타나는데, 팔오금이나 다리오금 같이 피부가 접히는 부위에서 심한 증상을 보인다. 피부가 붉어지고 오톨도톨해지며 미세한 비늘이 생기고, 반복적으로 피부염이 발생하는 부위에는 피부가 두꺼워지고 색깔이 어두워지거나 탈색이 나타나기도 한다. 사춘기 이후 성인기의 아토피 피부염은 대체로 증상이 심하고 치료가 잘 안 되는 경향이 있다. 피부가 건조해지고 손발에 습진이 생기거나 금속 등에 대한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이 생기는 경우가 흔하고 여성의 경우에는 유두에 습진이 생길 수 있다. 최근 성인기 아토피 피부염이 증가하고 있는데, 산업화·도시화·공해·스트레스 등 환경적 요인이 주요한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아토피 피부염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인 소인과 환경적인 요인, 면역학적인 이상 반응, 피부 보호막의 이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생각된다. 아토피 피부염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는 아주 덥거나 추운 환경, 온도의 급격한 변화, 너무 높거나 낮은 습도와 같은 환경적 요소들, 모직이나 결이 거친 옷, 땀이 차기 쉬운 화학섬유나 몸을 꽉 조이는 옷, 표백제나 섬유 유연제 등의 화학물질, 땀·침·눈물 등 체외 분비물에 의한 피부 자극, 격한 감정 변화 또는 긴장 상태, 알레르기 항원들, 세균·바이러스·곰팡이에 의한 감염, 피부를 자극하는 직업 환경 등이다. 아토피 피부염에 대한 검사로는 아토피 피부염을 악화시킬 수 있는 알레르기 항원에 대한 검사들을 주로 시행하는데, 아토피 피부염의 악화 요인을 알고 제거하기 위한 것이다.
많은 환자들이 완치를 위한 치료를 받기 위해 여기저기 찾아다니고 있지만, 아토피 피부염은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경향이 있어서 치료를 받으면 좋아지고 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나빠지는 상황이 반복되는 경우가 흔하다. 치료를 아예 포기하고 지내는 경우도 있다. 주변 사람들의 권유나 광고를 통해서 한방·민간요법·대체의학·건강식품 등으로 치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방법들도 아토피 피부염을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아토피 피부염은 환자마다 증상이 다르고 유발 요인이나 악화 요인에도 큰 차이가 있어서 모든 환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정해진 치료 방법은 없으며 여러 병원을 다니는 것보다 한 병원을 정해 환자들의 개별적인 상황에 맞는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는 것이 중요하다. 아토피 시장을 겨냥한 수많은 종류의 업체들이 광고 등을 통해 스테로이드제의 부작용을 강조하면서 스테로이드제를 무조건 거부하거나 심지어는 병원 치료 자체를 거부하는 환자가 늘고 있는데, 이것은 오히려 아토피 피부염의 적절한 치료 기회를 잃게 하는 매우 염려스러운 현상이다.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아토피 피부염의 적절한 치료를 위해서는 피부 질환을 전공한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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