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픽쳐스 CG 감독 서승욱씨
  • 김지수 인턴 기자 ()
  • 승인 2007.08.1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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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적 가치 저버리면 상업 예술이라 할 수 없죠”
“만화가게 앞에 있던 조그만 게임기가 내 인생을 바꿨다.” 커다란 나무 상자에 흑백 모니터, 빨간 조이스틱(조절 손잡이)이 달린 작은 게임기는 10살 소년에게 3D 그래픽 디자이너의 꿈을 심어주었다. 그 소년은 지금 미국 5대 영화사 중 하나인 소니 픽쳐스에서 컴퓨터그래픽(CG) 감독으로 일하고 있다. 서승욱 감독(38)은 “옷장에 떨어진 50원짜리 동전을 발견하고 그 돈으로 게임을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 라이터를 켰다. 순식간에 아버지의 실크 넥타이를 태워먹었다”라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대학에서 컴퓨터그래픽을 공부하겠다’는 꿈을 갖게 된 서감독은 1989년 홍익대학교 조소과에 입학했다. 1995년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AAU(Academy of Art University)에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했다. 그러나 그의 유학 생활은 생각처럼 녹록하지 않았다. “돈이 없어서 3일 동안 굶은 적도 있었다. 그 경험은 지금도 나의 나태함을 매질하는 채찍이다.”
졸업한 뒤에도 10년 동안 여러 회사를 거치며 실력과 경험을 쌓은 그는 2005년 드디어 소니 픽쳐스에 입사했다. 소니 픽쳐스 본사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컴퓨터그래픽 감독을 맡고 있는 그가 작업한 영화는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블레이드 3> <서핑 업>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상업 예술은 상업적 가치에 미달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자신의 작품이 얼마짜리 가치가 있는지 늘 염두에 두고 일한다.
서감독은 “우리나라에 픽사(pixar)와 같은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회사를 차리는 것이 꿈이다. 여러 번 실패를 경험했지만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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