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황금 발의 전쟁’
  • JES·장치혁 기자 ()
  • 승인 2007.08.2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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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10배로 즐기는법 / 전력 보강한 맨유·토트넘 성적에 관심

 
드디어 주말 밤마다 축구 경기에 푹 빠지는 ‘폐인’들을 양산시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시즌이 돌아왔다. 어느덧 한국의 안방까지 침투한 프리미어리그는 이제 한국인의 일상 생활에도 깊숙이 파고들었다. 프리미어리그 2007~08 시즌 개막에 맞추어 ‘프리미어리그를 10배 더 즐겁게 보는 법’을 알아보자.
■최고 이적료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영광의 이적료 1위 자리는 스페인의 간판 골잡이 페르난도 토레스(23·리버풀)에게 돌아갔다. 19년 만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위해, 토레스에 2천1백50만 파운드(약 4백3억원)를 쏟아부은 리버풀은 거액의 돈이 아깝지 않은 모양이다.
토레스는 최근 몇 년간 프리미어리그의 큰손 첼시를 비롯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등이 그를 영입하기 위해 치열한 경합을 벌일 만큼 실력파이기 때문이다.
리버풀은 토레스의 합류로 마침내 제대로 된 최전방 공격수를 확보해 그동안의 약점을 메울 수 있게 되었다며 우승을 자신하고 있다. 앳된 얼굴 덕에 ‘엘니뇨(아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토레스는 별명과 달리 골문 앞에서 귀신 같은 득점 감각으로 상대 수비 라인을 허물어뜨린다.
열일곱 살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성인팀에 입단해 1부 리그로 승격한 2002년부터 5시즌간 75골을 터뜨려 역대 3위를 차지했다. 대표팀에서도 주장 라울을 몰아내고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최전방 자리를 꿰찼다. 토레스가 자신의 몸값을 해낼지 주목된다.
■가장 돈을 많이 쓴 구단 전력 보강을 위해 가장 많이 투자한 팀은 지난해 우승 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다. 맨유는 주요 선수 영입에 5천1백만 파운드(약 9백56억원)을 지출해 구단을 떠난 선수들로 인해 이익 1천7백50만 파운드(약 3백28억원)를 빼면 약 6백26억원을 전력 보강비로 지출했다. 1천억원에 가까운 돈을 썼지만 그리 많은 선수들을 영입한 것은 아니다.
오언 하그리브스(←바이에른 뮌헨·1천7백만 파운드) 안데르손(←포르투·1천7백만 파운드) 나니(←벤피카·1천4백만 파운드) 등 단 3명에게 거액을 뿌렸다.
맨유 못지않게 돈을 많이 뿌린 구단은 이영표가 소속된 토트넘이다. 토트넘은 선수 영입에 3천5백50만 파운드(약 6백65억원)를 써 맨유보다 한 수 아래로 처졌지만 선수를 거의 내보내지 않았다. 그만큼 전력 보강에만 힘썼다는 얘기이다. 올 시즌 순위 향상에 대한 구단의 의지가 엿보인다.
 
■선수로 돈을 번 구단 이처럼 프리미어리그의 대다수 구단이 올 시즌 전력 보강을 위해 거액의 돈보따리를 푼 데 반해 선수를 사들이고 파는 과정에서 돈을 번 구단도 있다. 프리미어리그 빅 4 중 하나로 꼽히는 아스널이다. 아스널은 선수 영입에 2천만 파운드(약 3백75억원)를 쓴 반면 선수를 내보내는 과정에서 3천1백50만 파운드(약 5백90억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순수입이 1천1백50만 파운드(약 2백15억원)에 이른다.
아스널이 금전적 이득을 거둔 데에는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불리는 티에리 앙리(→바르셀로나)가 큰 역할을 했다. 앙리는 이적료 1천6백만 파운드(약 3백억원)에 바르셀로나로 이적해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가장 큰 뉴스 메이커가 되었고 주전 멤버 호세 레예스마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8백만 파운드(약 1백50억원)를 받고 떠나보냈다.
사실 앙리 같은 선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최소 2년 정도 팀에 붙들어놓아야 하지만 앙리의 스승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이 조만간 팀을 떠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앙리를 마냥 붙들고 있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더구나 신축 구장 신설 비용을 대느라 빚을 많이 진 팀의 재정 상황 역시 아스널의 발목을 잡고 있다. 수백억원씩 전력 보강에 투자를 하는 경쟁 구단과 달리 선수 장사로 돈을 벌고 있어도 마음은 불안한 것이 아스널의 현실이다.
■신입생의 반란 유럽 축구의 묘미는 역시 상위 리그로의 승격과 하위 리그 강등을 놓고 싸우는 승강제 경쟁에 있다. 매 시즌 하위 리그에서 올라온 팀들의 반란이 줄을 잇는데 지난해 그 주인공은 설기현이 소속된 레딩이었다. 올 시즌에는 선더랜드가 그 바통을 이어받을 전망이다.
선더랜드는 시즌 개막전에서 선수 보강에 열을 올린 토트넘을 2-1로 제압하고 프리미어리그 복귀 후 첫 승
 
을 따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간판 스타 출신인 로이 킨 감독(36)의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력은 지난 시즌 팀을 위기에서 구한 뒤 곧바로 승격에 성공시킨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선더랜드는 크레익 고든, 키에런 리차드슨, 마이클 초프라 등 몸값이 상당한 거물급 선수를 비롯해 8명의 선수를 영입하는 데 2천6백50만 파운드(약 5백억원)를 투자했다.
■이들도 주목하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더비 라이벌인 맨체스터 시티의 변신을 지켜보자. 탁신 시나왓 전 태국 총리가 구단주로 들어오면서 전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이던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이 잉글랜드 무대로 복귀했다.
적극적인 투자로 맨유와 경쟁을 선언한 둘의 투톱 체제에 관심이 쏠린다. 탁신 전 총리는 태국 선수 영입까지 공언했다고 하니 이것도 주목해보자.
프리미어리그에는 한국인 외에도 아시아 선수들이 상당수 활약하고 있다. 이란의 미드필더 안드라닉 테이무리안은 볼턴 원더러스의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중국의 간판 스타 둥팡저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임대설이 돌고 있는 가운데 성장세는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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