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않은 ‘바다이야기’
  • 김회권 기자 ()
  • 승인 2007.09.1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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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로 가라앉았던 ‘바다이야기’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지난해 전국을 휩쓸었던 바다이야기 파문은 많은 사행성 영업장을 재기 불능의 상태로 만들었다. 하지만 바다이야기는 부활하고 있다. 수면 아래에서 영업을 하던 업주들이 잇달아 적발되고 있음에도 지방 중소 도시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업소들이 날로 늘어나 성업 중이다. 유흥 업소는 물론 교회 안까지 침투해 신종·별종의 수법으로 서민들의 돈을 빨아들이고 있어 민생을 흔드는 파동까지 우려되고 있다.
지난 6월 대구에서는 정수기 대리점으로 위장해 불법 성인게임장 영업을 한 혐의로 업주 배 아무개씨(39) 등 다섯 명이 불구속 입건되었다. 7월에는 전북 전주에서 원룸촌 근처 컨테이너 건물 안에 무허가로 바다이야기 게임을 설치해 게임 영업을 한 혐의로 권 아무개씨가 불구속 입건되었다. 지난 8월15일에는 노래방 간판을 달고 폐쇄 회로 TV를 설치한 채로 불법 오락실을 운영하던 이 아무개씨(54)가 붙잡혔다. 이곳에는 노래방 기계와 마이크 대신에 바다이야기 40대와 상품권이 준비되어 있었다.
전국에 걸쳐 산발적으로 바다이야기의 흔적이 드러나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다시 사행성 오락실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대도시보다는 지방의 중소 도시로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9월4일, 비가 내리던 경남의 한 도시.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인지 시가지는 조용했다. 새로 지은 아파트가 들어서 있는 신도시 지역. 이 지역의 상가는 유흥 업소로 불야성을 이루는 곳이다. 한 15층짜리 빌딩의 대부분 층은 가게들이 영업을 위해 불빛을 밝히고 있지만 유독 2층만은 불빛이 보이지 않도록 검은색 아크릴 용지로 봉해져 있다. 양 아무개씨(가명)는 이곳 2층에 위치한 성인오락실의 주인이다.
그가 가게에 들여놓은 기계는 ‘바다이야기’이다. 건물로 들어가는 두 곳의 입구에는 차가 한 대씩 주차되어 있다. 창문을 내린 채 차 내에 있던 남자가 양씨에게 인사를 한다. 경찰의 단속을 감시하기 위해 영업 시간 동안 밖에서 대기하는 중이다. 이들을 보통 ‘안테나’라고 부른다.
상품권 폐지 이후 더욱 대담해져
2층에 올라가니 육중한 철문이 가로막고 있다. 문 앞에 서니 안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문이 열린다. 안에서는 CCTV를 통해 신원 파악을 했다.
가게에서는 자욱한 담배 연기와 함께 바다이야기 50여 대가 작동하고 있었다. 쉬는 기계가 없다. 이 곳의 영업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새벽 4시까지이다. 오전 일찍 가게 문을 여는 이유를 물어보니 “은근히 아줌마들이 많이 온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안에는 20여 명의 손님들이 여러 대의 기계를 잡고 게임을 하고 있었다.
 
가운데 지폐 계수기 옆에는 환전한 상품권이 쌓여 있다. 모두들 손에는 빳빳한 지폐나 상품권을 들고 바다이야기의 바다 속을 대형 LCD모니터를 통해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경찰이 단속하면 도망가면 그만이다.” 양씨는 경찰의 단속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과거에 비해 심하게 단속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책도 마련해놓았다고 한다. 그는 소방 대피를 위한 베란다 쪽으로 다가가 1층으로 통하는 사다리를 보여주었다. 2층이어서 금방 내려가기 때문에 쉽게 도망갈 수 있다고 했다.
양씨가 가진 가게는 이곳뿐만이 아니다. 그는 시내 중심가의 야외 주차장에 차를 댄 후 주차장 입구로 나가지 않고 벽에 뚫린 구멍으로 들어갔다. 사람 한 명이 겨우 다닐 수 있는 좁은 길을 지난 후에 은색 섀시로 된 철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문을 딴 종업원이 안내한 곳 역시 바다이야기를 즐기는 사람으로 붐볐다. 중·장년 남성부터 30대로 보이는 여성, 심지어는 입원복을 입고 나온 환자까지 각양각색이었다.
양씨는 지난해에 바다이야기로 쏠쏠한 재미를 보았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사행성 오락실에 대한 단속이 시작되면서 잠시 일을 접고 관망하고 있었다.
“4월까지만 지켜보려고 했다. 문화관광부가 4월부터 상품권을 휴지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어떻게든 굴러간다면 다시 시작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의 바람대로 4월이 지난 후에도 바다이야기는 암암리에 유지되고 있었다. 오히려 법의 테두리에서 어느 정도 보호받던 과거와 달리 불법 취급을 받게 되니 업주들은 더욱 과감해졌다. 법으로 정해져 있는 영업 시간, 암묵적으로 정해져 있는 환전 수수료 등을 엿가락처럼 마음대로 조정하고 심지어 프로그램을 개조해서 당첨 확률도 조작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명문대 공대 학생들을 고용해 바다이야기의 코드를 풀었다고 들었다. 확률을 조작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설치하면서 업주들이 가게를 열기 전에 미리 장난을 치는 경우가 허다하다”라고 말했다.
마감이 끝난 뒤 손님이 다 나갔다. 그는 확률을 어떻게 조작하는지 보여주었다. 키보드를 게임기와 연결한
 
후 윈도 화면에서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니 각종 모양과 함께 확률이 적힌 화면이 떴다. 그는 “여기서 숫자만 바꾸면 된다. 잘 안 터지는 기계는 조금 잘 터지게 해줄 수도 있고, 전체적으로 손님이 너무 많이 잃은 날에는 확률을 좀 올려주기도 한다. 손님이 끊기면 곤란하니까”라고 말하며 직접 시연을 했다.
과거에는 영업장의 매상만큼 상품권의 유통도 중요한 수입원이었다. 많게는 하루 10만장의 상품권을 다른 가게로 유통시키면서 붙이는 5원, 10원의 마진은 양씨에게 쏠쏠했다. 상품권 유통만 전문적으로 할 경우 어지간한 오락실 이익보다 나은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경품용 상품권의 유통이 금지되고 이제는 상품권의 쓰임이 가게 안에서만 가능해지자 양씨 역시 가게 내에서 가급적 많은 이익을 내려고 궁리 중이다. 확률 조작도 그 중 하나이다.
최근 바다이야기가 사회 문제로 다시 떠오르는 이유는 오락실의 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경찰이 지난 4월~6월 사이에 단속한 업소 수만 3천여 곳이 넘는다. 양씨처럼 과거의 업주들이 돌아온 경우가 많다. 게다가 이전에 비하면 가게를 차리는 일이 쉬워졌다고 한다.
바다이야기가 공전의 히트를 치던 지난해의 경우 기계 한 대의 값은 무려 7백70만원. 하지만 지금은 겨우 80만원이다. 10분의 1 가격이면 영업장을 차릴 수 있다. 초기 사업비가 줄어들면서 가게 장만을 위해 이 도시의 빈 임대사무실이 하나 둘 사행성 오락실로 변해가고 있는 추세이다.
근처에서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오 아무개씨는 “지난해에 오락실을 하던 목 좋은 곳은 거의 다 메워졌다고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폐가처럼 방치되었던 곳이 오히려 눈에 띄지 않는다는 이유로 임대가 된 경우도 있다고 한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성인오락실 1천3백여 곳을 단속했다. 압수한 게임기만 1만8백여 대라고 밝혔다. 대구 북부경찰서 관계자는 “대구의 경우 종료일을 정해놓지 않고 계속 단속 중이다”라고 밝혔다. 다른 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부산지방경찰청 역시 지난 5월~7월 사이에 중점 단속을 실시해 게임기 4천5백대를 압수했다.
경찰의 압수 때문인지 한때 30만원까지 떨어졌던 바다이야기 게임기의 가격은 지금 80만원까지 오른 상태이다. 덩달아 바다이야기와 유사한 게임기인 ‘오션’도 65만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여전히 공급은 성행하고 있다. 양씨는 “업주들이 기계가 없어서 애를 먹는 경우는 없다”라고 밝혔다.
공급되는 게임기, 점조직들이 제공해
지난해의 경우 바다이야기 게임기는 ‘에이원비즈’가 공급하고 ‘지코프라임’이 총판을 통해 판매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지코프라임의 경우 각 지점에 지역 총판 사무실을 분산해두지 않고 본사에서 직접 총판에게 판매했다. 아래로 일직선 형태를 띤 비교적 단순한 판매 체계였다.
현재는 어떨까. 지난해 7월 이후 시작된 사행성 오락실 집중 단속으로 많은 게임기가 압수당했지만 보관의 어려움이 문제가 되었다. 그래서 단속 때 게임기를 압수하기보다는 회로기판만을 제거하는 형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았다. 껍질만 게임기로 남겨놓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유통 업자들은 프로그래머를 고용해 기판을 만들고 게임기에 부착시켜 바다이야기를 재탄생시켰다. 바다이야기를 관리하는 지코프라임이 유명무실해지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권리도 공중으로 떠버렸기 때문이다.
또 폐업을 하면서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게임기를 수거 업자에게 넘겨버리는 일도 많았는데 수거 업자들이 기계를 창고에 챙겨놓기도 했다. 원래 수거 업자들은 기계를 분해해 LCD패널이나 지폐 출입기를 떼어 내서 낱개로 판매하기 위해 게임기를 가지고 갔다. 하지만 바다이야기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스스로 공급업자로 변신했다.
바다이야기가 은밀한 곳에서 가동되면서 각 지역의 게임기 공급을 담당하는 총판들은 이들에게서 게임기를 매입하고 있다. 기판 제조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심지어는 소규모 공장을 만들어서 게임기를 직접 제작하기도 한다. 기판만 있다면 게임기 제작은 쉬운 일이기 때문이다. 총판은 점조직으로 움직이는데 수집한 바다이야기 게임기를 소규모 오피스텔 등지에 40~50대씩 분산 보관하며 상황에 따라 판매하고 있다. 단속을 조심하기 위해서이지만 간혹 덜미를 잡히는 사람은 있게 마련이다.
지난 7월23일 경찰에 검거된 전 아무개씨(41)가 그런 경우이다. 전씨는 경북 영천에서 창고로 위장한 게임기 제조 공장을 차려놓고 게임기 2백대를 만들어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과 검찰은 불법 사행성 오락 근절을 위해 고심 중이다. 그래서 지난해에 비해 구속된 업자들에게 무거운 형량을 내리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업주들의 입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은 “벌금 정도야 가뿐하게 물어 주지”라는 것이었다. 많이 나와야 벌금이라는 생각에 바지사장(이름만 빌려주는 사장)을 고용하는 것도 별로 어렵지 않았다. 단속당하더라도 평균적으로 받는 벌금은 2백만원 정도였으니 차라리 벌금을 내더라도 가게를 돌리는 게 훨씬 이익이었다. 2백만원은 지난해의 경우 잘되는 오락실의 기계 한 대가 하루에 올리는 매출액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실형을 선고받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지금 업주들은 바지사장을 세우는 것이 가장 힘든 일 중에 하나라고 말한다. 양씨는 “요즘 바지 하나 세우기가 그렇게 힘들다. 요즘 분위기가 워낙 험하니까 빨간 줄 때문에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싫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업주들 “쇠고랑 무섭지 않다”
업주들에게 가장 곤란한 경우는 바지사장이 가게의 실소유주와 재정 상황을 조사 과정에서 실토할 때이다. 경찰이 잔뜩 겁을 주면 고백해버리는 경우가 많아 바지사장을 믿고 세우기도 어렵다. 이전에는 일반인들이 오락실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단속이 강화된 지금은 그것도 어렵다. 그래서 지금 남은 사람들은 범법을 두려워하지 않는 알짜배기만 남았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과거 상품권 업무를 담당했던 이 아무개씨(29)는 “요즘 우스갯소리로 업자들끼리 캐나다에 투자 이민을 가자는 말을 한다”라고 말했다. 어차피 불법을 저지르게 될 것이라면 외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것이 관대한 처벌을 받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씨는 “우스갯소리이지만 지금 오락실 쪽에 발을 디딘 사람들은 그 정도의 각오를 가지고 있다. 감옥 가는 걸 두려워하면 이제는 이 일을 못한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조직폭력배의 개입도 한 몫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법의 테두리 내에서 오락실을 운영할 수 있었기 때문에 조직과의 끈이 없더라도 보호비 명목의 후원만 한다면 기계와 상품권을 공급받고 장사를 할 수 있었다. 물론 지역에 따라서는 조직폭력배의 자금원 역할을 하기 위해 오락실이 운영되기도 했지만 일부분이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불법이 된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기계를 공급받고 장사를 하는 일 자체가 과거처럼 공개된 것이 아니라 독점 체제로 바뀌고 이윤이 많이 남으면서 조직폭력배의 개입이 두드러졌다. 특히 대부분의 영업과 거래가 비밀리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들 없이는 장사 자체를 할 수 없게 되었다. 장씨는 “나를 포함해 지금 바다이야기를 운영하고 있는 업주들은 조직과 어느 정도 끈을 잡고 있는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단속에 아랑곳하지 않고 업주들은 오락실을 계속 운영할 생각이다. 장씨는 “이 사업을 접을 이유가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투자에 비해 고수익이 보장되는 이 사업을 접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초기 사업비가 내려갔고 수익은 오히려 더 나는 구조가 정착되면서 짧은 시간 안에 손님의 돈을 긁어내기가 쉬워졌다. 단속은 더욱 치밀하게 대비하면 된다. 한 달씩 다른 가게를 전전하는 이동식으로 운영하더라도 이익이 되기 때문에 ‘떴다방’ 형태도 요즘 유행이다.
경찰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경남 지역의 한 경찰은 “과거에는 퇴직금을 털어서 오락실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지금은 조폭과 끈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제는 선수(조폭)와 선수(경찰)의 대결이라 단속이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라고 털어놓았다.
재미있는 것은 성인오락실의 분포가 시간이 지날수록 중소 도시로 몰리고 있는 점이다. 서울에서 빠져나와 서울 근교의 도시에서 영업이 성행하고 지방 대도시보다도 오히려 중소 도시에서 터전을 잡아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기·부산·대구 등지에서 기승을 부리더니 신도시나 인근 중소 도시 위주로 번져가고 있다고 한다.
가장 큰 이유는 단속이다. 대도시의 경우 전담반을 꾸려 단속을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근교에 위치한 작은 도시들이다. 경찰의 인력이 부족해 지속적인 단속이 어렵고 좁은 곳이기 때문에 인맥을 통한 해결방법도 가능하다.
“중소 도시 지역의 돈줄 노리고 있다”
하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고 업주들은 말한다. 장씨는 “중소 도시나 인근 농어촌 지역의 돈을 끌어오려고 간
 
사람도 많다”라고 말했다. 경남 통영에서 성인오락실을 운영하는 장 아무개씨(32)도 그 의견에 동의하는 눈치이다. 장씨는 “대도시보다 중소 도시의 돈줄이 오래가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소 도시나 인근 농어촌에 사는 주민들은 각종 명목의 보상금을 받은 사람이 많고 이들을 주요 고객으로 만들려고 노력하는 업주가 많다”라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개발 지역 어업권 보상금, 토지 보상금 등이 많이 풀렸고 대도시민과는 다르게 ‘놀이거리’가 적기 때문에 바다이야기에 쉽게 빠지기도 한다는 설명이었다.
전국적으로 사행성 오락실에 대한 단속 건수는 올해 상반기에만 3만여 건에 이른다. 대구 경찰청은 “지난해 7월부터 단속에 나서 압수한 오락기와 컴퓨터 하드웨어만 2만 대가 넘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계와 상품권을 압수하고 영업정지를 시켜도 끊임없이 부활하는 사행성 오락실을 두고 부산 지역의 한 경찰은 ‘풍선 효과’라고 설명했다. 한 지역을 누르면 다른 지역으로 옮겨 영업을 하기 때문에 단속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통영경찰서 생활질서계의 한 경찰은 “이중 삼중 자물쇠를 사용해 문을 잠그고 꼭꼭 숨어서 영업을 하기 때문에 찾아낼 재간이 없다”라고 하소연했다. 영업 자체도 자신의 가게를 자주 찾는 손님에게 개별 연락을 취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더욱 단속이 힘들다고 한다.
따라서 단속 대상을 바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주만 처벌하지 말고 이용하는 손님도 함께 처벌해야한다는 이야기이다.
지난해 바다이야기 파문 이후 정부는 ‘게임산업진흥법’을 개정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게임 제공 업소는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바뀌고, 기존 등록된 게임 제공 업소도 1년 이내에 허가를 받도록 했다. 게임장의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꿔주는 환전 행위를 할 수 없게 되었고 이를 위반할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업주만을 대상으로 한 처벌이란 점에서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이용자를 처벌하지 않기 때문에 수요는 항상 존재하고 업주는 범법행위를 각오하고 돈벌이에 나서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이야기이다.
지역에서 오랫동안 오락실 영업을 해온 한 업주는 오히려 취재 과정에서 기자에게 되물었다. “정부가 이길 것 같소, 우리가 이길 것 같소? 정부가 절대 못 이기지.”
토네이도처럼 한 지역의 서민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히고 다른 지역으로 움직이는 바다이야기의 이동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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