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현대상선 조사설’ 사실이었다
  • 이석 기자 ()
  • 승인 2007.09.1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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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단독 확인…금감원 조사 결과에 따라 파장 예상

 

그동안 소문으로만 나돌던 금감원의 현대상선 조사설이 사실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 9월5일 “금감원이 현재 주가 조작 및 내부자 거래 혐의로 현대상선을 조사 중이다”라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회사이다. 현대엘레베이터→ 현대상선→ 현대증권·현대택배·현대아산→ 현대엘리베이터로 이어지는 그룹 지배 구조의 열쇠를 쥐고 있다. 때문에 현대가의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때마다 현대상선은 집중 공격을 받아야 했다. 이런 회사가 최근 금감원 조사를 받으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사자인 현대상선이나 금감원은 그동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금감원으로부터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금감원측도 “조사 사실을 확인해줄 수 없다”라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시사저널>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증권선물거래소로부터 현대상선 관련 자료를 넘겨받았다. 올 중순부터 현대상선 주가가 급등하는 과정에서 외부에서 개입한 흔적이 포착된 것이다. 현재는 거래소 자료를 정밀 조사하는 한편 관련자들에 대한 계좌 추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주가 조작에 개입한 규모나 액수가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조사가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조사 과정에서 내부자가 개입된 것이 확인될 경우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내부자 거래 사실 드러나면 검찰 고발”
실제로 현대상선 주가는 지난 4월 말까지만 해도 2만원 대 초반에 머물렀다. 그러나 지난 5월 말 4만9천원까지 치솟았다. 불과 한 달여 만에 100% 이상 상승한 것이다. 이로 인해 현대상선은 지난 5월 거래소로부터 주가 급등에 따른 조회 공시 요구를 받기도 했다.
금감원은 주가 급등 과정에서 외부 세력이 개입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렸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내부 관계자가 주가 조작에 개입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현대상선 관계자는 “지난 5월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했다. 이에 대한 연장선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금감원 조사에서 내부자 거래 사실이 드러날 경우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현대상선은 그동안 현정은 회장의 시숙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나 시동생인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로부터 지속적인 공격을 받아왔다. 때문에 금감원 조사 결과에 따라 어느 한쪽은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현재 현대상선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진행 중인 소액 주주들도 금감원 조사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공효식 현대상선 소액주주회 대표는 “현대상선이 최근 3천억원 상당의 상환우선주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어 고소한 상태다. 금감원 조사에서 문제가 나타날 경우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숙질의 난’에 이어 ‘시동생의 난’을 거쳐 금감원 조사까지 받고 있는 현대상선. 그 결과가 어떻게 날지에 현대상선 내부는 물론 관련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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