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식민지’ 찾아 국경도 넘는다
  • 정락인 기자·김지수 인턴 기자 ()
  • 승인 2007.09.15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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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싼 대리모 찾아 중국·동남아로…일부는 직접 성관계도 알선

 

한국 사람들의 중국 원정 대리 출산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중국뿐만 아니라 인도 등 동남아시아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국내 포털 사이트에는 외국인 대리모를 찾는 의뢰자들이 부쩍 늘어났다. ‘중국인, 동남아인, 인도인 등 대리모 구함. 소개자에게 알선비 사례, 대리모 거처도 마련’ 등의 광고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국내 의뢰인들이 외국인 대리모를 찾는 이유는 간단하다. 동남아 국가 여성들은 국내 여성들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든다. 절반 가격이면 대리 출산이 가능하다. 때문에 의뢰인들은 중국인이나 조선족 동포, 인도인, 그리고 동남아시아 여성들을 선호한다. 비용은 동남아시아(인도인) 2천~2천5백만원, 중국인(조선족) 3천만원 정도이다. 또 하나는 친권 분쟁 등 법적인 소지를 없앨 수 있고, 출산 후 뒤끝이 깨끗하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체류 노동자가 ‘1순위’

중국 조선족이나 동남아시아 여성들은 돈을 벌기 위해 대리모로 나서고 있다. 돈이 목적인 것은 국내 대리모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 외국인들 중에는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1순위로 꼽힌다. 외국인 노동자들도 큰돈을 만질 수 있다는 유혹을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일본인들은 자국 내에서 대리 출산이 불가능하자 한국에서 대리모를 찾고 있다. 일본 불임 클리닉 업체인 ㅇ사를 창구로 이용하고 있다. ㅇ사의 홈페이지에는 한국에서의 대리모 시술에 대해 자세한 안내를 해놓았다. 일본인의 대리 출산 시술은 두 가지이다. 일본인 의뢰인이 일본인 대리모와 한국에 들어와 원정시술을 받거나 한국 여성을 대리모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국내의 대리 출산 브로커들은 외국인 여성들을 회원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는 물론 결혼 정보업체, 외국인 노동자 보호 센터 등의 홈페이지 등에도 무차별적으로 대리모를 모집하는 게시글을 올리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도와주는 센터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서 중국 동포 중에서 대리모를 구한다’라면서 메일 주소를 남겨놓았다. 중국은 2001년부터 대리모를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대리모가 성행하고 있다. 중국인 대리 출산 브로커들은 한국 의뢰인들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리모 알선업을 하는 곳도 있다.

중국인 대리 출산 브로커는 국내 포털 사이트 대리모 알선 블로그에 ‘중국 여성으로만 대리 출산 알선합니다. 고객이 원하는 맞춤 알선이오니 회신 바랍니다. 학력, 키, 몸무게, 나이, 미혼, 재혼 여부 등’의 광고 글을 게재하고 있다. 중국과 한국에 각각 사무실을 둔 중국계 무역 회사의 P2P 형식의 홈페이지에는 ‘최저 가격으로 확실하게 대리모를 알선’ ‘임신이 불가능해 대리모가 필요한 사람은 연락 바람’ 등의 광고가 게재되고 있다.

중국인 여성과 직접 성관계를 갖고 임신하게 하는 중국인 대리모 브로커도 있다. 이들은 인터넷 광고를 통해 의뢰인을 모집한다. 의뢰인과 상담을 마치면 중국인 대리모가 배란기에 맞춰 한국 남성이 중국을 방문한다. 중국 여성과 성관계를 갖고 착상을 시도한다. 임신이 안 되면 대리모의 다음 배란기에 맞춰 다시 중국을 찾는다.

중국에서 대리모가 아이를 출산하면 입양하는 방법으로 한국에 입국시킨다. 계약이 성사되면 한국인 의뢰인은 중국인 브로커에게 약 2천만원을 지불한다. 중국인 대리모가 받는 금액은 약 1천2백만원이다. 외국인 여성을 상대로 한 대리 출산은 갈수록 늘어나 ‘자궁의 식민지화’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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