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뜨니 ‘덩실덩실’
  • 안성모 기자 ()
  • 승인 2007.10.0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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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모바일 투표 홍보 ‘앞장’…통합신당에 ‘천군만마’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돌아왔다. 지난해 5·31 서울시장 선거 패배 후 ‘호호호’ 웃음을 지으며 정치권을 홀연히 떠났던 강 전 장관이 이번에는 ‘엄지’를 치켜세우며 예의 그 유쾌한 웃음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강 전 장관은 대통합민주신당이 경선에서 최초로 도입한 모바일 투표를 홍보하기 위해 정치권에 다시 발을 들여놓았다. 그녀는 모바일 투표 자원 봉사 홍보 모임인 ‘엄지클럽’의 첫 번째 회원으로 대학생들과 간담회를 갖고 여의도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여는 등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으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듯이 보인다. 자유분방하면서도 맡은 일은 딱 부러지게 처리해 젊은 여성들을 비롯한 386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강 전 장관이 ‘흥행 도우미’ 몫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이다.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각종 여론조사에서 범여권 대권 주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어온 강 전 장관은 지방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이후 정치권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었다. 지난 2월 산문집 <서른의 당신에게> 출판 기념회를 열자 주변에서 정치 활동을 재개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정작 본인은 “책은 정치와 전혀 상관없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던 그녀가 낮은 지지율과 국민의 무관심으로 인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범여권의 ‘대선 도우미’를 자청하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미우나 고우나 도와야 하지 않나…”
대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강 전 장관은 대선 정국에 뒤늦게 참여하게 된 이유에 대해 “미우나 고우나 도와야지…”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 자리에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의지로 시작하는 첫 출발이라는 점에서 기쁘고 자원 봉사 정치로 시작한다는 것도 기쁘다”라는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결국 강 전 장관이 정계 복귀 시기를 범여권 경선이 정점에 달한 시점으로 선택한 데는 ‘위기감’과 ‘책임감’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을 겨냥한 행보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강 전 장관은 지난 9월6일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에 “당이 만들어지고 예비 경선이 치러지기까지 신당의 행보는 말 그대로 ‘당신들의 정치’였다. 어떠한 심정으로 다시 시작한다는 것인지 설득력도, 앞으로 어떤 구체적인 행복을 선사하겠다는 메시지도 없었다”라며 대통합민주신당에 ‘쓴소리’를 했다.
같은 달 17일 서울대 학생들과 가진 간담회에서는 “법무장관으로서 1년 반 동안 참여정부에 참여한 책임감이 있다. 요즘 너무 죽을 쑤니까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참여정부의 인기가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책임’을 강조한 점이 눈에 띈다.
‘엄지클럽’ 발족 후에도 강 전 장관은 “본 경선이 실망을 낳고 있어서 우려된다. 이럴수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해야 한다. 과거 방식의 정치를 청산하고 더 이상 그런 선거를 못하도록 심판해야 한다”라며 ‘위기’에 따른 ‘결단’을 촉구했다. 그녀는 모바일 투표가 이러한 문제를 일정 부분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강 전 장관은 “모바일 투표는 경선에서 참가율 저조로 인한 논란을 잠재울 수 있고, 국민들이 현장까지 가지 않아도 되는 맞춤형 방식이기 때문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강 전 장관은 “이번 대선에서 궁극적으로 여권의 승리를 희망하지만 상황이 굉장히 어렵다”라고 진단한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에서 포기하고 낙담하기보다는 끝까지 희망을 만들어가겠다”라고 약속했다.
그녀는 경선 후 행보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어떻게든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라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강 전 장관이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막바지 ‘72시간 마라톤 유세’에서 보여준 열정을 이번 대선에서 어떤 식으로 표출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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