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펀드 투자 ‘눈 크게 떠라’
  • 정은호 (제로인펀드투자자문 대표) ()
  • 승인 2007.10.08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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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펀드 초강세, 일본 펀드 수익률 마이너스…국내 펀드는 상승세

 

올해 우리나라 펀드 시장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투자자들의 시선이 해외로 확장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분산 투자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투자지역이 유럽, 일본, 남미 등으로 다변화되었다. 이런 변화는 펀드 수탁고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내주식형의 경우 연초 이래 4월까지 6조원 정도 줄어든 반면,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탁고는 상반기에만 20조원이 늘어났다.
올해 해외투자에서는 환경 관련 섹터 펀드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환경 관련 섹터 펀드는 사회책임 투자(SRI)라는 큰 범주에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관심이 커지는 분야이기도 하다. 기후 변화나 대체에너지, 물 관련 펀드 등이 대표적이다. 섹터 펀드 중에서는 해외 리츠펀드의 인기가 다른 어떤 펀드보다 높았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9천억원 이상 팔린 삼성투신의 삼성글로벌Water주식종류형 펀드의 경우 3개월 수익률이 10월1일 현재 -1.21%로 나타났고, 1천억원 넘게 팔린 삼성글로벌대체에너지주식종류형은 3개월 수익률이 2.64%에 그쳤다. 대체에너지 펀드의 경우도 가장 규모가 큰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이 2.77%에 불과하다.
투자자들이 과거 실적을 믿고 투자했던 해외 리츠펀드도 죽을 쒔다.
해외 리츠펀드는 2003년 이후 2006년 말까지 최근 3년간 연 260% 이상의 고수익을 거두었다. 그러나 6월, 7월에만 금리인상과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 우려에 따른 신용 경색으로 인해 해외 리츠 시장은 13.4%나 급락했다.
해외투자, 유행과 수익률은 비례하지 않아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올 들어 집중 투자에 나섰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은 그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대표적으로 설정액이 8천억원이 넘는 맥쿼리IMM글로벌리츠재간접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1.94%로 떨어져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현재까지의 결과로 볼 때 해외 섹터펀드는 10~20% 정도의 분산 투자를 한 사람들이야 시간을 두고 기다려볼만 하지만, 자금의 상당부분을 투자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크게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정통적인 해외 펀드 중에서는 중국 펀드가 초강세를, 인도와 남미 펀드가 기대치만큼의 성과를 보여준 반면 유럽 등은 다소 기대에 못 미쳤다. 특히 일본 펀드는 대부분 연초 이후 마이너스 수익률에서 머물렀다.
국내 펀드는 견고한 상승세를 지속했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펀드의 위험도 커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자신이 가입한 펀드가 평균 수익률에 미치지 못하면서 위험대비 수익률도 적절하지 않다면 그 원인을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
국내 펀드로의 자금흐름은 전약후강으로 나타났다. 좋다고 입소문이 퍼진 뒤에야 우르르 몰려가는 국내 펀드 투자자들의 전형적인 행태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이 2월부터 상승 시동을 걸기 시작했지만 투자자들은 지수 1900포인트를 넘어서면서야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 들어 54%의 수익률을 보인 한 펀드는 높은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 펀드에 투자해서 플러스의 수익률을 얻은 자금 비중은 50% 미만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수 상승과 함께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자금이 몰리는 바람에 펀드의 수익률은 높지만 많은 투자자들은 실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고 상품은 주식형 펀드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달성하면서 다시 향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단기 급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리는가하면 이전처럼 급격한 대세 상승은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여전히 최고의 투자상품은 주식형 펀드이다. 국내의 경우 최근 1년 동안 최고의 수익률을 보였던 중소형주 중심의 펀드들이 순위에서 조금씩 밀리고 있다. 시기적으로 배당주라는 이름을 가진 펀드들에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다지 적절한 선택은 아니다. 당분간은 대형주 중심의 안정적인 운용을 하는 신영마라톤, 미래에셋솔로몬, KTB마켓스타 등이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는 여전히 중국의 전망이 우세하다. 서브프라임도 비껴가는 중국의 일방통행에 대한 우려 속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전세계 자금은 중국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CJ, KB, 농협CA, 동부, 미래에셋, 신한BNPP, 슈로더, 템플턴, 한국운용, 한화운용 등이 중국 투자 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며, 피델리티차이나종류형이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단일시장 투자가 부담된다면 최근 우수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인도와 함께 투자하는 친디아 펀드를 추천할 만하다. PCA와 미래, 농협CA 등이 운용하고 있다. 투자기간을 1년 정도로 잡는다면 국내와 해외에 4 대 6의 비율로 투자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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