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없는 값에 30대 고객 모신다”
  • 심정택(자동차 전문가) ()
  • 승인 2007.11.2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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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새 모델 출시하며 가격 대폭 인하…다양한 금융 상품으로 ‘유혹’

 
연말연시를 앞두고 자동차 업체 간 판촉 경쟁이 치열하다. 수입차 업체들은 브랜드 파워를 앞세우고 있고, 국산차 업체들은 국내 도로 및 기후 사정에 맞게 향상된 기능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최근 국내 수입차 업계의 트렌드는 그동안 시장 독점을 배경으로 고가 전략을 유지하던 프리미엄 전략이 볼륨 지향형 마케팅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대중차 메이커인 도요타 및 닛산의 상륙을 앞두고 이미 국내에 진출한 폭스바겐, 혼다 등의 대중차 브랜드들도 대응에 분주하다. 
벤츠코리아는 11월22일, 뉴C클래스 4가지 모델을 발표했다. 구형 C클래스를 발표한 지 7년여 만에 차체와 디자인 등에 큰 변화를 주었다. 뉴C클래스는 향후 수입차 시장에서 많은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그중 가장 큰 특징은 가격이다.
C200K와 C220CDI의 가격은 각각 4천6백90만원과 4천8백90만원인데, C200K의 이전 가격이 5천7백40만원이었음을 감안하면 1천만원 이상 내린 셈이다. 벤츠측은 이 새 차가 국내 벤츠 고객층을 늘리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벤츠측은 평균 7천만~8천만원은 있어야 벤츠를 살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출고는 내년 2월께부터이다.
BMW는 수입차 업계의 가격 인하 경쟁을 촉발시켰다. 지난 5월 528i의 값을 8천6백50만원에서 6천7백50만원으로 1천9백만원 내린 데 이어 엔트리 모델인 2008년형 320i 스페셜 에디션을  내놓으면서 기본형 모델의 가격을 4천1백80만원으로 정했다. 기존의 4천5백20만원보다 약 8%(3백40만원) 값을 내렸다. 528i의 경우는 지금도 물량이 달려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BMW코리아는 내년 초 650i를 출시하는 데 이어 하반기에 뉴7시리즈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 영향으로 벌써부터 기존 7시리즈 판매가 주춤하고 있다.
아우디는 올해 말 출시 예정인 ‘R8’로 2008년을 공략한다. R8은 차체 중앙에 엔진이   탑재된 양산 버전의 미드십 스포츠카로 지난 2006년 파리 모터쇼에서 발표되었다. R8은 4천2백㏄ V8 FSI 엔진을 장착해 최고 출력 4백20마력, 최고속도 3백1㎞/h, 4.6초 만에 100㎞/h에 이른다. 또한 풀타임 4륜구동 시스템 콰트로, 항공용 알루미늄 차체 등 최첨단 기술들이 적용되었다.

내년 하반기에는 ‘깜짝 가격’도 출현 예상

한국도요타 역시 가격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국도요타는 최근 렉서스 중형 스포츠세단 GS460과 GS350을 출시했다. GS460은 기존 GS430(배기량 4.3ℓ)의 대체 모델로, 최대 출력 347마력의 4.6ℓV형 8기통 엔진을 얹었다.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5.5초 만에 도달한다. 도요타의 최신 주행 안전 장치도 모두 갖추었다. GS460의 값은 기존 GS430과 같은 8천1백30만원이며, GS350도 7천3백10만원으로 종전 모델과 같다. GS460 새 모델은 GS430에 비해 배기량이 3백㏄ 이상 커졌고, 출력은 60마력 이상 향상되었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나올 것으로 보이는 도요타 제품 라인업의 캠리는 2천8백만원대, 코롤라는 1천5백만원대의 ‘깜짝 가격’도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캠리와 같은 섀시를 쓰고 있는 렉서스 ES350은 3천만원대로 하향 조정도 가능하다는 것이 도요타코리아 관계자의 설명이다.
닛산코리아는 인피니티의 새로운 소형 CUV EX35를 내년 초에 내놓을 예정이다. EX35의 포지셔닝은 인피니티의 라인업 중 SUV인 FX 시리즈의 아래급으로 BMW X3 등을 경쟁 모델로 삼고 있다.
닛산코리아는 2005년 한국 시장에 론칭할 때 주력 차종으로 기대되었던 M시리즈의 풀모델 체인지 신차를 내놓는다. M시리즈는 디자인이 르노삼성차 SM7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아 시장에서 고전했던 차이다. 닛산 관계자들은 다양한 제품 라인업 경쟁력 때문에 국내에서 혼다 이상의 판매 볼륨을 기대하고 있다.
혼다는 내년 1월 2008년형 신형 어코드를 내놓는다. 제8 세대인 신형 어코드는 2.4ℓ와 3.5ℓ엔진 모델을 팔 계획이다.
포드는 2008년 국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뉴몬데오’와 ‘S-MAX’ 디젤 차량을 선보인다. 뉴몬데오는 2천㏄급 중형 디젤 세단으로 기존 몬데오(가솔린)와 비교해 몬데오라는 이름을 빼고는 모든 것이 새롭게 바뀌었다. 한편 S-MAX는 스포츠카의 성능과 MPV의 실용적인 공간 활용을 결합한 7인승 SAV(Sport Activity Vehicle) 모델로, 유럽 최고 권위의 ‘2007 올해의 차’로 선정된 바 있다. 가격은 미정이나, 뉴몬데오는 3천만원대 후반, S-MAX는 4천만원대 초반으로 예상된다.

 

폴크스바겐코리아는 지난 10월 2008년형 제타2.0TDI 모델을 3천1백90만원에 선보였다. 2007년형 모델의 기본 판매가(3천4백90만원)보다 값을 3백만원 낮춘 것이다. 이에 앞서 폴크스바겐은 지난 9월 2008년형 골프2.0TDI 모델의 가격을 기존 3천6백20만원에서 5백만원 내린 3천1백20만원에 내놓았다. 이는 가죽 시트를 직물 시트로 바꾸고, 썬루프 등 일부 선택 품목을 제외했기 때문이다.
  GM코리아는 뉴사브 9-3을 발표했다. 뉴사브 9-3은 범퍼 몰딩과 프런트와 리어 램프는 물론 도어와 도어 핸들이 모두 새로워지는 등 차체의 앞부분을 변경했다. 뉴사브 9-3에는 2백10마력 2.0 터보 가솔린 엔진과 2백55마력 2.8 V6 터보 가솔린 엔진, 150마력 1.9 터보 디젤 엔진 등 세 종류가 장착된다. 
수입차 업체들이 본격적인 가격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된 것은 생애 최초로 자동차를 소유하는 30대 고객층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30대를 일단 자사 고객으로 유인해야 이들을 어렵지 않게 상급 차종 고객으로 계속 붙잡아 둘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다양한 금융 상품이 나와 연봉 3천~4천만원대의 소득자가 자신의 연봉보다 비싼 차를 구매해도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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