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품 예술로 빚어낸 ‘초록 방주’의 환경 이야
  • 김지수 인턴기자 ()
  • 승인 2007.11.2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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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미술작가 이환씨
 

서울 여의도 공원 안에 인류의 재앙을 알리는 경고가 날아들었다. 시민들에게 기후 변화로 인해 닥칠 수 있는 재앙의 심각성을 전하고자 만든 ‘초록 방주’가 그것이다. 초록 방주는 환경부가 주관하는 기후 변화 대응 캠페인의 일환으로 폐기물을 이용해 만든 배 모양의 전시관이다. 방주에는 기후 변화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한 100여 종의 동·식물 사진이 실려 있다. 두 개의 컨테이너를 연결해 만든 ‘꽃테이너’ 선실에는 우리 아이들의 그림과 환경 관련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방주가 설치된 외부 역시 ‘희망의 나무’ 등 폐품을 사용해 만든 동·식물 설치물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 선박과 같은 크기의 ‘초록 방주’는 환경부 홍보대사인 설치미술가 이환씨(54)가 두 달여 동안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 그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양평에서도 대나무가 자란다. 선박의 외형을 구성한 대나무는 그곳에서 자란 것들이다. 공원을 지나는 시민들이 방주를 보며 기후 보존을 위한 경각심을 느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작가는 20여 년 전부터 폐품을 활용한 설치미술품을 만들어온 환경 미술가이다. 환경재생조형박물관 관장이기도 한 그는 ‘아이들 눈높이’에서 다양한 재활용 조형물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특색은 이번 캠페인에서도 잘 드러난다. 아이들이 환경이라면 규제, 단속, 폐수, 오염과 연관되는 절망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이 안타까워 눈높이를 아이들에게 맞춘 작품들을 만들었다.
그는 “시작은 단순했다. 돈이 없어서 재활용품을 사용해 작품을 만들었을 뿐인데 사람들이 의미를 부여하더라. 그것이 괴짜 미술가를 진짜 미술가로 바꿔주었다”라고 웃으며 폐품 예술을 시작한 계기를 말했다. 하지만 ‘재생 예술’을 하는 진짜 미술가의 생각은 여전히 괴짜이다. “더러운 것은 손을 대면 깨끗해지지만, 깨끗한 것은 손을 대는 순간 더러워진다. 남루한 소재에 생각을 담으면 재생이 되고, 회생이 되며 다시 생생해진다”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작가는 초록 방주를 시작으로 재미있는 환경스토리예술을 만들 계획이다. 초록 방주는 11월30일까지 서울 여의도 공원에 전시한 뒤 전국을 순회할 예정이다. 전시 기간 내내 그는 초록 방주 곁에서 환경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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