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사랑하면 돈이 따라 온다”
  • 김지수 인턴기자 ()
  • 승인 2007.12.0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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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로 먹고 사는 ‘전업 블로거 시대’ 열려…개인의 관심사·정보 공유하며 문맥 광고로 수익 창출

‘혜민 아빠 책과 사진사랑’ 홍순성씨
일상 속에서 비일상 찾기 “독서와 여행이 나의 힘”

 
국내에서 블로그 광고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일은 외국에 비하면 초기 단계라고 볼 수 있다. 그런 가능성을 확인해 준 사람이 바로 홍순성씨(37·왼쪽 사진)이다. 홍씨는 초보 블로거로 출발해 지금은 블로그 포럼까지 여러 차례 개최한 경력을 지닌 숨은 전문가이다. 그는 이틀에 한 권 꼴로 보아온 책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자 2004년부터 블로그를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직업이 있었지만, 지금은 블로그를 전문적으로 운영하며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본격적인 북코칭(book coaching:조언을 구할 때 책을 통해 답해주는 것)을 해보고 싶은 이유에서였다. 마침 큰돈을 버는 외국 블로거들의 이야기를 접해 도전 의식도 고취된 상태였다.
그의 블로그 ‘혜민 아빠 책과 사진사랑(sshong. com)’에는 책과 사진, 신문, 여행 등 다양한 콘텐츠가 있다. 본인의 관심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대다수의 블로거들과 달리 모든 주제가 우리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라는 점이 독특하다.
홍씨는 “글의 주제는 주로 ‘눈에 보이는 것’ ‘일상 속에 녹아있지만 일상적이지 않은 것’들 중 정보가 되는 것을 찾는다. 예를 들면 휴대전화 통화를 하면서 지속적으로 불편했던 점과 같이 아주 일상적이고 사소하지만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것들을 찾아낸다. 길을 다니면서도 이런 것들을 눈에 띄는 대로 계속 메모해둔다. 때로는 어떤 하나를 뚫어지게 보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홍씨가 블로그를 운영하는 데 투자하는 시간은 하루 4~5시간 정도이다. 1주일에 이틀 정도를 할애하는 셈이다. 글을 쓰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1~2시간 정도이고, 나머지는 책을 읽고 장거리 여행이나 주변 지역 곳곳을 돌아다닌다. 그는 매일 세 개의 신문을 보고, 이틀에 한 권 정도 책을 읽는다. 블로그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양질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해내려면 그만큼 경험과 자기 계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내가 잘 아는 분야를 다루는 데는 한계가 있다. 개인이 알고 있는 지식이 많지 않은 탓이다. 아이템이 고갈되면 쓸 수 있는 글이 없어 제풀에 나자빠지게 된다. 즉, 장수 블로그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일상을 ‘새롭게’ ‘다르게’ 보고 계속 책을 읽으면서 관심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자기 계발 과정들은 홍씨의 생각을 넓히고, 말과 행동을 신중하게 하는 등 개인 성향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더불어 ‘고정된 직장 이상의 수입’이라는 목표도 이룰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의 수익은 웬만한 월급쟁이의 그것을 웃돈다니 ‘답’을 찾은 셈이다.
홍씨는 “남들보다 조금 먼저 길을 찾고 답을 얻었지만 ‘지속할 수 있는가’는 아직 미지수이다. 현재 국내에 드러나지 않은 전업 블로거들이 꽤 있다. 그중 몇 명은 월 6백만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 수입들은 일정하지 않다. 블로거가 직업이 되려면 고정적인 수익 구조를 찾아내야 한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창출할 수 있는 최대 수익은 월 6~7천 달러(약 6백~7백만원) 정도라고 생각된다. 만약 국내 웹 사정과 인터넷 사용 방식 등 몇 가지 조건이 바뀐다면 한국도 외국처럼 월 수입 1만 달러(약 1천만원) 이상의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본다”라고 내다보았다.

홍순성씨의 블로깅(blogging) 코칭
1. ‘아는 것, 흥미 있는 것’만으로 글을 쓰려하지 말자.
2.  솔직한 비평과 호평을 섞어 자기만의 블로그를 만들어라.
3.  하나의 콘텐츠로 많은 글을 쓰기보다는 열 개의 콘텐츠를 하나의 글에 담는 것이 효과적이다.
4.  사물을 다르게, 여유 있게 보라. 지금 당신이 읽고 있는 글은 무엇인가?
5.  경험을 늘려라. 사람을 만나고, 책을 읽고, 생각하고, 돌아 다녀라.

‘ssamba의 브라질 아리랑’ 고유정씨
브라질 이야기로 브라질 노숙자 돕는다

 
"삼바, 삼바!” 우리에게 삼바 춤으로 익숙한 브라질. 좀더 깊숙하고 생생한 브라질 민초들의 생활 이야기를 만나고 싶은 사람은 이곳을 찾으면 된다. 블로그 ‘ssamba의 브라질 아리랑(ssamba.kr)’. 이 블로그에서 브라질의 삶과 이웃 이야기를 전해주는 이는 이민 생활 14년차인 고유정씨(필명·42·왼쪽 사진)이다. 그녀가 조금 더 특별한 이유는 블로그를 통해 번 돈을 1년째 브라질 노숙자와 장애인들의 식량을 만들어주는 데 쓰고 있기 때문이다.
벌써 12년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그녀는 취재차 브라질의 곳곳을 다니면서 극심한 빈곤으로 어렵게 사는 이들을 자주 접했다. 어느 날 블로그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이것이다’라고 결심했다. 브라질 이야기로 번 돈을 브라질 사회의 어려운 곳에 나누어줄 수 있다면 명분도 아주 훌륭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 수익금은 아주 적었다. 수익금 전부와 같은 액수만큼 사비를 더해서 브라질 노숙자들을 위해 3백65일 따뜻한 점심을 제공하는 한인 봉사단체에 쌀을 사주었다. 이 사연을 블로그에 소개했더니 여기저기서 적지만 돕겠다는 후원 문의가 왔다. 그렇게 확대된 블로거 나눔이 지금은 국적 구별 없이 장애아동을 돕는 비영리 한인 봉사단체를 통해 쓰이고 있다. 고씨는 다음의 블로거 기자로도 수익을 올린다. 블로거 기자는 심사를 거쳐 선발하는데 이들이 보낸 기사 가운데 특종 기사들을 선별해 기사는 10만원, 동영상은 3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고씨는 이를 통해 지금까지 4백50만원 정도를 벌었다. 앞으로 그녀는 좀더 공격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할 계획이다. 수익을 더 올려 어려운 이들을 더 많이 도와주고 싶은 욕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하늘이의 생각나무’ 박영욱씨
블로거들이여, ‘올블로그’로 오시라

 
국내에 외국계 기업과 창의력을 중요시하는 IT개발 회사들이  속속 늘어나면서 자유분방한 기업 문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회사 생활의 소소한 이야기를 블로그에 담는 박영욱 대표(24·아래 사진)는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그가 2006년에 설립한 블로그칵테일은 블로거 커뮤니티 사이트 ‘올블로그’를 운영하는 회사이다. 블로그칵테일은 젊은이가 만든 IT벤처답게 직원들이 ‘언제든, 누구든’ 게임과 당구, 만화책을 즐길 수 있고 낮잠도 잘 수 있다.
그는 2004년부터 블로그를 시작해 블로그 관련 회사를 경영하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블로거이다. 그의 블로그 ‘하늘이의 생각나무(ceo.blogcocktail.com)’의 주제는 블로그를 막 시작할 때와 마찬가지로 아주 단순하다. 바뀌었다면 회사와 관련한 내용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그의 생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곳이 회사이기 때문이다.
회사 내 작은 에피소드부터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스토리까지 회사와 관련된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담는다. 새로운 서비스를 ‘왜’ ‘어떻게’ 만들기 시작했고,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킬 예정인지 등 서비스 제공 이면까지 모두 적어 놓는다. 블로거들이 모인 블로그를 위한 회사이다 보니 이같은 글은 다른 블로거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는다. 물론 여타 일상도 빼놓을 수 없는 소재이다.
일기와 같은 콘텐츠들로 이루어진 블로그여서 수입이라야 월 몇 만원에 지나지 않는다. 그는 이런 블로그에서 얻은 적은 수입을 회사 서비스 이용자나 좋은 글을 올리는 블로거들에게 선물하는 데 사용한다.

‘온 가족이 블로거’ 김현욱씨 가족 
 아이들 위해 시작  “우리 집이 달라졌어요”

 

김현욱씨(39) 가족(왼쪽 사진)은 아버지부터 여섯 살 막내아들까지 다섯 명 모두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가장 먼저 시작한 사람은 가장인 김씨였다. 블로그를 통로로 이루어지는 다수와의 소통이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는 데 도움이 되었고, 아이들에게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우연히 전해들은 ‘블로그 수익창출 모델’에도 귀가 솔깃했다. 이에 가족 모두에게 블로그를 하자는 제안을 하게 되었다.
김씨는 “각자가 관심 있는 콘텐츠를 가지고 블로그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가족 간 공감대도 형성할 수 있으리라고 믿어 모두에게 ‘관심 있는 것’을 물었다. 그것이 자연스럽게 블로그의 테마가 되었다”라고 ‘블로그 가족’이 된 배경을 설명했다.
김씨는 직업을 살려 디자인 관련 정보를 담는 디자인 전문 블로그 ‘디자인로그(www.designlog.org)’와 세상의 이슈들에 대해 논하는 ‘인사이드 이슈 블로그 뉴스페이퍼2.0 (newspaper.tistory.com)’ 등 두 개의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아내는 POP 디자인 전문 블로그를, 초등학교 5학년 큰딸은 도트 그림 강좌를, 작은딸은 테디 인형 블로그를, 여섯 살배기 막내아들은 자신이 직접 만든 레고 작품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블로그를 통해 김씨 가족이 벌어들이는 한 달 평균 수입은 1백20만원 정도이다. 대부분이 김씨의 블로그에서 생기는 수입이다. 이 수익은 올해 김씨의 블로그가 기업과의 연계 광고를 도와주는 블로그 에이전시의 파트너로 선정되면서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돈보다 더 큰 수입은 가족 간 대화 시간이 늘어난 것이다. 사실 블로그를 운영하기 전에는 가족 모두를 이어주는 공감대가 없어 대화가 단절된 상태였다. 하지만 블로거 가족이 되면서 저절로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아이들은 아빠의 블로그에 수시로 드나들며 엄마에게 혼난 일, 학교에서 속상했던 일들을 비밀댓글로 남긴다. 때론 ‘엄마한테 말하지 마세요’라는 깜찍한 부탁도 한다고.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했던 아내와도 서로의 블로그를 통해 터놓고 하지 못하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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