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80% 지지 속 “황제가 탄생했다”
  • 반도헌 기자 bani001@sisapress.com ()
  • 승인 2007.12.2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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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올해의 인물’에 선정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미국 <타임>이 2007년 올해의 인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선정했다. 푸틴은 강력한 카리스마와 리더십으로 러시아의 혼란 정국을 정비해 안정시키고, 국제 무대에서 러시아의 힘을 다시 미국을 위협할 정도로 키워냈다. 지난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에서는 소치가 가장 열세에 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의 오일 머니를 앞세워 역전 승리를 따내 평창을 염원했던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푸틴은 환경운동가로 변신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을 눌렀다. 이 둘은 <시사저널>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에서도 국제 부문 선두 자리를 다툰 바 있다. <타임>은 푸틴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면서 제목을 ‘차르가 탄생했다’라고 붙였다. 그리고 “올해의 인물은 선정된 사람의 행동을 공인해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가장 뉴스 가치가 있는 인물을 뽑은 것이다”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는 국제 사회에서 푸틴의 영향력이 크기는 하지만 언론을 탄압하고 정적 제거에 개입했다는 설이 도는 등 그의 도덕성을 문제시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푸틴은 차기 대통령 후보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를 결정하고 자신은 총리 자리로 물러서겠다고 밝혔다. 푸틴의 장기 집권 청사진이 공개된 셈이다. 푸틴은 러시아의 경제 성장을 가져오고 국제적 위상을 회복시키기는 했지만, 민주주의를 퇴보시켰다는 상반된 평가를 받는다. 러시아 국민들의 푸틴 지지율은 80%가 넘는다. 지도자의 도덕성보다는 먹고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저돌적이고 강력한 리더십을 원하는 것이 추세인 듯하다.
우리 국민들이 50%에 가까운 지지를 보내며 선출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도 ‘실리 추구형 리더’라는 점에서 푸틴과 많이 닮아 있다. BBK 문제, 자식들의 위장 취업 등 도덕성과 관련한 논란거리가 있었음에도 국민들은 이명박 당선자를 선택했다. 
푸틴은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기간 동안 러시아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끌어냈다. 요즘 과반수에 육박하는 지지에서 출발한 이명박 당선자가 푸틴과 같이 임기 말에 국민 80%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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