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318’이 접수한다”
  • 정락인 기자·김지수 인턴기자 freedom@sisapr ()
  • 승인 2007.12.24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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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10대들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시사저널>이 뽑은 부문별 유망주들.

 
'좀 더 비싼 너로 만들어 주겠어. 네 옆에 앉아 있는 그 애보다 더. 하나씩 머리를 밟고 올라서도록 해. 좀더 잘난 네가 될 수 있어. 왜 바꾸지 않고 마음을 조이며 젊은 날을 헤맬까. 왜 바꾸지 않고 남이 바꾸길 바라고만 있을까.’
지난 1994년 서태지와 아이들이 발표한 <교실이데아> 가사의 일부분이다. 이 노래는 당시 우리의 일그러진 교육 현실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화제가 되었다.
그로부터 13년이 흐른 2008년. 10대들은 1318세대로 분류되며 한국 사회의 주류를 위협하고 있다. 1318세대는 13세부터 18세에 이르는 중·고등학생을 지칭한다. 이들은 컴퓨터, 휴대전화, 힙합 등으로 대변되며, 마우스 족이자 엄지 족인 ‘디지털 세대’이다.
오늘의 10대는 어제의 10대가 아니다. 더 이상 ‘아이들’이 아니다. ‘학생’이나 ‘미성년자’라는 시각으로 보면 시대착오이다. 실업자군으로 전락한 20대의 자리를 10대들이 뛰어넘었다. 이들은 30~50대에 맞추어진 기성 사회의 틀을 부수고 있다. 기업의 마케팅 전략은 온통 10대에 맞추어져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스포츠·연예·바둑·오락·문학 등의 각 분야에서는 10대들이 최고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미 여러 곳에서 정상에 올랐다. 1318세대들이 꿈꾸었던 ‘교실이데아’가 교실 밖에서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1318세대의 열정과 욕구는 무한한 도전을 가능하게 했다. ‘학교’ ‘과외’ ‘학원’으로 집약되는 답답한 일상에 스스로 숨통을 틔웠다. 대한민국은 지금 10대들을 향해 열광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시사저널>은 2008년도를 빛낼 각 부문별 10대 유망주들을 꼽아보았다. 천재성과 가능성을 함께 가진 ‘무서운 10대들’이다. 지난해 가요계와 스포츠계는 10대들의 독무대였다. 빅뱅, 원더걸스, 소녀시대, FT아일랜드 등 1318세대 가수들의 돌풍이 가요 무대를 뒤흔들었다. 올해도 1318세대 가수들의 독무대가 예고되고 있다.

스포츠·국악·바둑·과학·요리 각 분야에서 ‘두각’

스포츠계에서는 ‘국민 동생’ 박태환(19·경기고)과 김연아(18·군포 수리고)가 단연 돋보인다. 2008년에도 그들의 ‘신화 창조’는 계속될 것이다. 한국 양궁 사상 최연소 국가 대표로 뽑힌 곽예지(16·대전체중) 선수와 최연소 육상 국가 대표인 이미나(13·익산 함열초) 선수도 주목 받는 10대들이다. 유도계는 제2의 이원희가 나왔다며 들썩이고 있다. 전남 보성중 3학년인 이재형(16·전남 보성중)이 그 주인공이다. 이재형은 지난해 춘계·하계·추계 연맹전 세 대회에 나가 중학부 73kg급 우승을 휩쓸었다.
골프계의 괴물로 불린 국민 스타 신지애(20·하이마트)는 올해 성인이 된다. 그 뒤를 이은 10대 스타는 같은 회사 소속의 김혜윤(19)이다. 김혜윤은 2005년부터 2006년까지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냈다. 2007년 프로 무대에 뛰어들어 2부 투어에서 한 차례 우승과 다섯 차례 준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발군의 실력을 보였다.
‘세계 최연소 최장 시간 판소리 연창’으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린 김주리양(16·부천여중)은 국악계의 꿈나무이다. 김양은 11세 나이에 장장 9시간20분간의 판소리 완창에 성공해 국악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해 독일 함부르크발레단에 입단한 박윤수양(19)도 세계적인 발레리나를 꿈꾸고 있다. 박양은 한국인 최초로 함부르크발레단에 입학하는 영광을 안았다. 박양은 선화예고 재학 시절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스위스 로잔 콩쿠르에 참가했다.
방송가의 소년 스타 유승호(15·인천 계산중)의 인기는 해를 넘겼다. 유군의 날카로우면서 서글서글한 눈매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제2의 이상천’이라고 불리고 있는 당구 신동 김행직군(15·수원 매탄고1). 김군은 지난해 9월 스페인 로스 알카사레스에서 열린 세계주니어(U-21) 스리쿠션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최연소 우승자가 되었다. 고 이상천 전 대한당구연맹 회장이 스리쿠션월드컵에서 두 차례 우승한 이후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이다.
바둑계는 이창호나 이세돌의 뒤를 이을 차세대 스타로 박정환군(15·충암중)을 꼽는다. 박군은 한국 프로바둑 ‘2007 엠게임 마스터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에 입학한 고병현군(15)은 1998년 이 학교가 설립된 이래 최연소 합격자이다. ICU는 고군을 과학기술 분야의 영재로 키울 방침이다.
로봇 전사 강태호군(18·서울 중동고)은 만화영화 <로봇 태권브이>를 현실화시킬 과학 꿈나무이다. 강군은 지난해 4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07 로봇페스트’ 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해 자신이 만든 로봇을 세계에 선보였다.
이제 꼬마 장금이 노유정양(13·진주 천전초)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노양은 지난 2006년 양식과 한식·일식 등 5대 국가자격 조리사 시험에 모두 합격하면서 요리 업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 2006년 월간 문학잡지 <문예사조> 신인상에 입상한 윤새롬양(16·서울여중). 윤양은 최연소 시인 등단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같은 해 7월에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중학교 1학년 때까지 써온 시와 동화를 모아 동시집 <기다림>을 출간했다.
김수미양(18·고양 능곡고)은 지난해 10월에 치러진 제18회 공인중개사 시험에서 최연소로 합격했다. 성인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진 공인중개사에 17세 소녀가 합격한 것은 이례적이다.
경제 분야에서도 1318세대의 활약이 눈부시다. 인터넷쇼핑몰 구축업체인 메이크샵은 니지샵을 운영하는 윤새별양(16)을 소녀 갑부로 추천했다. 윤양은 여중생·여고생에 특화된 쇼핑몰을 운영하며 10대의 감성을 공략해 대박을 터뜨렸다. 매출액은 월평균 5천만원, 연매출로 따지면 6억원가량이다. 2008년 10대들의 무한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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