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냐 ‘친박’이냐, 그것이 문제다?
  • 안성모 기자 asm@sisapress.com ()
  • 승인 2008.01.0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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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 대세 잡은 한나라당, 내부 공천 경쟁 치열할 듯…갈등 깊어지면 ‘이회창당’ 어부지리 가능성

 
한나라당 텃밭인 데다 10년 만의 정권 교체라는 여당 프리미엄까지 생겨 총선 결과보다는 한나라당 공천이 어떻게 이루어질지에 대한 관심이 더 높다. 대선 과정에서 이명박 당선자를 위해 뛰었던 당 안팎의 친이(親李·친 이명박) 인사들이 공천을 노려 친박(親朴·친 박근혜) 진영의 현역 국회의원들과 치열하게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친박 성향이 강한 지역이라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경북의 한나라당 의석 수는 25개이다. 대구 12개 선거구 중 11개, 경북 15개 선거구 중 14개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대구 1곳은 대선 과정에서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며 한나라당을 탈당한 곽성문 의원의 중·남구이고, 경북 1곳도 무소속으로 당선된 후 대통합민주신당에 입당한 신국환 의원의 문경·예천이다. 사실상 한나라당이 ‘싹쓸이’를 한 셈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총선에서 대구·경북 27개 선거구 전부를 석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공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내부 갈등이 복병으로 지목된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8월 당내 경선 당시 친이 진영과 친박 진영으로 양분되어 극렬하게 맞섰다. 대선 본선에 들어가면서 갈등 양상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이 보였지만 대선 공과에 따른 공천 심사를 놓고 또 한 차례 격돌이 예고된다.

대구 선택한 유시민, 주호영과 힘든 승부 벌일 듯

 
이와 함께 다선 또는 고령 의원들의 ‘2선 후퇴’ 요구도 나오고 있다. 당장 이명박 당선자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포항 남·울릉)의 행보가 주목된다. 5선인 이부의장이 후진을 위해 출마를 양보할 경우 세대 교체론이 다른 지역구로도 확산될 수 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구심점이 될 이른바 ‘이회창당’의 영향력도 관심거리이다. 한나라당의 공천 상처가 깊을수록 이득을 볼 가능성이 크다. 공천에서 탈락한 경쟁력 있는 인물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해 세력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공천이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질 경우 반사 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
통합신당이 이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통합신당은 대구 서구에 현역 국회의원(비례대표)인 박찬석 의원을 비롯해 남·동구에 환경부장관을 지낸 이재용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동구 을에 이강철 대통령 정무특보 등 중량감 있는 인사들을 앞세워 TK(대구·경북) 지역 교두보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보건복지부장관을 역임한 유시민 의원의 대구 수성구 을 출마는 또 다른 관심거리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유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고양시 덕양구 갑을 떠나 이곳에서 ‘정치적 승부’를 걸 계획이다. 상대가 이명박 당선자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주호영 의원이 될 가능성이 커 힘든 승부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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