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니뭐니 해도 돈이 최고...승진보다는 연봉 인상"
  • 김진령 기자 jy@sisapress.com ()
  • 승인 2008.01.02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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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면서 추구하는 가치는 사람마다 다르다. 돈과 사랑, 명예, 그리고 권력 중 하나만 충족시켜도 인생살이는 뿌듯하고 알찰 수 있다. 우리 사회 샐러리맨들의 상당수는 ‘돈’에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금 만능주의’가 여전히 이들의 삶을 지배하는 생활 철학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시사저널>은 신년 기획으로 여론조사 기관인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봉급생활자 1천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생활상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들 중 다수는 자신의 현 소득에 관계 없이 명예보다는 돈을 더 중시했고, 재테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언젠가는 부자가 될 것이라는 꿈을 꾸고 있다고 응답했다.
 
  

■인생의 중요한 가치  돈과 사랑, 명예, 권력 중 하나를 택일토록 했다.
응답자의 50.1%가 돈을 골랐다. 다음으로 사랑(23.3%)-명예(17.8%)-권력(4.3%) 순이었다.
돈은 모든 소득 구간에 걸쳐서, 기·미혼을 불문하고 압도적으로 첫 번째 가치로 꼽혔다. 기혼자와 미혼자 사이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어 미혼자 중에서 ‘사랑’을 고른 응답자(26.7%)가 기혼자의 경우(22.6%)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남자보다는 여자가, 40대보다는 30대가 돈에 대한 집착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 직장 경력 5~10년차들의 돈에 대한 집착이 10년차 이상이나 5년차 미만보다 더 강했다.

 

■2008년 직장 생활 목표  요즘 직장인들은 ‘승진’보다는 ‘연봉 인상’에 더 큰 관심을 갖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인생의 중요한 가치에 대한 질문보다 쏠림 현상이 더 심했다. 54.7%가 연봉 인상을 최대 관심사로 꼽았고, 승진(14.5%)-창업(12.4%)-정년 연장(7.6%)-이직(3.9%) 순이었다. 특히 여성 응답자의 66.2%가 연봉 인상이 직장 생활의 최고 목표라고 응답했다. 이에 비해 남성의 ‘연봉 인상’에 대한 관심도(54.7%)는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연령별로는 40대(45.7%)보다는 30대(60.9%)가 연봉 인상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직장 경력 10년차 미만에서 ‘연봉 인상’이 62%에 가까운 몰표를 얻은 데 반해 10년차 이상에서는 49.4%로 관심도가 무려 10% 이상 떨어졌다. 대신 10년차 이상에서는 승진(17.2%)이나 창업(13.7%)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정년 연장’에 대해서도 세대별로 다른 반응을 보였다. 40대에서는 정년 연장(13.4%)이 창업(13%)보다 우선 순위로 꼽혔다. 하지만 30대에서는 정년 연장에 대한 관심이 3.6%에 불과했다.
기혼(53.4%)보다 미혼(60.8%)이 연봉 인상에 더 큰 관심을 보였고, 상대적으로 맞벌이 부부보다는 비맞벌이 부부에게서 승진 욕구가 더욱 크게 나타났다. 정년 연장에 대한 관심도 비맞벌이 부부에서 더 높게 나타나 기혼의 비맞벌이 부부는 당장 돈을 더 버는 것보다는 안정적인 직장 생활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승진이나 창업에 대한 생각이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난 것은 특이하다. 강원·제주 지역 응답자들은 창업에 대해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관심이 적었고(4.8%), 대구·경북 지역 응답자들은 승진(14.5%)보다는 창업(18.2%)에 더 관심이 많았다. 호남권에서는 다른 지역보다 승진이나 정년 연장에 대한 관심이 더 컸다. 승진과 정년 연장을 가장 큰 목표로 꼽은 응답자 합계가 30%를 넘는 지역은 호남권이 유일하다. 
■2008년 개인적 목표  1등은 돈과 관련된 재테크(36.3%)였다. 이어 운동(23.1%)-외국어 공부(14.2%) 순이었다. 연예·결혼·출산은 맨 마지막(8.2%)이었다.
물론 미혼에게는 결혼이 최대 관심사(36.9%)였다. 소득 구간별·남녀별·세대별 구분에서는 똑같이 개인적 목표 1위는 재테크였다. 재테크에 대한 관심 역시 남자보다는 여자, 40대보다는 30대가 더 많았다.
30대는 재테크에 대한 관심 외에 운동과 외국어 공부를 주로 꼽은 데 반해 40대는 재테크(35.0%)와 운동(30.1%)에 대한 관심이 비슷하고, 외국어 공부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다는 점이 30대와 40대의 차이였다.

 

■2008년 재테크 계획  30~40대가 돈벌이의 지렛대로 사용하는 재테크 수단은 무엇일까. 이들이 꼽는 재테크 수단 1위는 펀드(35.4%)였고, 땅(16.3%)-기타 부동산(오피스텔·빌라 14.1%)-저축(12.8%) 순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재테크 1순위로 꼽혔던 아파트(7.2%)는 6위로 처졌다. 30~40대에서 재테크 트렌드가 확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남자보다는 여자가, 40대보다는 30대가 펀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땅에 대한 선호도는 여자보다는 남자가, 30대보다는 40대가 더 높았다. 특히 소득 구간이 2백만원 이하인 층에서 땅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펀드에 대한 선호도는 다른 소득 구간 응답자에 비해 가장 낮았다.

 

■2008년 월평균 예상 투자 금액  응답자 중 35.2%는 월 20만~50만원씩 펀드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런 응답률은 월소득 3백만~5백만원 구간에서 가장 많았다.
월 소득이 5백만원 이상인 고소득자군에서도 20만~50만원 펀드 투자를 꼽은 사람들이 많았고, 100만원 이상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20.2%나 되었다. 펀드나 주식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응답자는 10.8%였다.
펀드나 주식에 투자할 생각이 없다는 응답자 중에는 남자와 40대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여성 응답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월 50만원 이하의 소액 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08년 월평균 예상 저축액  한 달 저축액도 주식·펀드 투자액과 마찬가지로 월 20만~50만원 펀드 투자층이 제일 많았다.
저축 성향은 40대보다는 30대가 좀더 공격적이었다. 월 50만원 이상 저축하겠다는 응답자가 상대적으로 30대에서 더 높았다. 저축을 안 하겠다는 응답자 가운데는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다. 또 월 소득액 3백만원 이하인 계층의 평균 희망저축액은 월 20만~50만원이었고 그 이상인 계층에서는 소득이 높을수록 저축액도 늘어났다. 3백만~5백만원 소득자의 경우 월 50만~100만원을 저축하겠다는 응답자가 제일 많았다.

■2008년 예상 주가  이 질문에 대한 무응답은 전체 답변자의 19.9%를 차지했다. 그만큼 주가 지수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의견을 내세울 만한 확신이 없다는 얘기이다.
응답자 중 53%는 2008년 주가가 2001~3000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임 것이라고 예측했다. 즉 최근 주가(1900선)보다 전망을 더 좋게 보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00포인트 이하로 보는 사람은 응답자의 23%였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을수록 낙관적으로 전망했고, 여성보다는 남성들이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가 생각하는 부자의 재산 규모는?  부자 소리를 들으려면 어느 정도 재산을 갖고 있어야 할까?
30~40대는 적어도 11억원에서 30억원은 갖고 있어야 부자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빈도 순으로 보면 11억~30억원(40.4%)이 제일 많았고, 그 다음이 5억~10억원(26.5%)이었다. 거의 모든 계층에서 11억원 이상을 지목했지만 월소득이 2백만원 이하인 응답자들 사이에서는 5억~10억원을 지목한 사람들이 더 많았다. 40대(31.5%)-고졸 이하(37.1%)에서도 5억~10억원을 많이 지목했다.

 

■나는 부자가 될 수 있을까?  ‘부자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사실 자기 확신형 질문이다. 객관적인 조건과는 관계 없이 ‘자신이 생각하기에’라는 전제가 달려 있는 질문이기에 그렇다.
이 질문에 대해 1천 명의 응답자 중 63.1%가 ‘그럴 것 같다’라고 응답했다. 물론 개별적으로는 ‘어느 정도 그럴 것 같다’(37.8%)에 대한 지목률이 제일 높았다. 이어‘별로 그렇지 못할 것 같다’(28.9%)-‘반드시 그럴 것 같다’(25.3%)-‘전혀 그렇지 못할 것 같다’(6.6%)의 순.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사람이 더 많은 셈이다.
남녀 구분이나 성별 구분, 직장 연차에 상관없이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소득 구간별로 나눠보면 편차가 생긴다. 월 소득 5백만원 이상 고소득자의 낙관론은 74%에 가까웠지만 월 소득 3백만원 이하에서는 낙관론이 상대적으로 적은 56%대였다.
이 질문에 긍정적인 대답을 한 응답자가 많은 지역은 충청권(73.1%)이었고,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응답이 적은 지역은 호남권(57.9%)이었다.

■모시고 싶은 기업인  기업인 관련 여론 조사 결과에는 늘 공통점이 있다. 기업인 선호도가 항상 기업의 사세와 정확히 비례한다는 사실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순서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33.7%)-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13.8%)-구본무 LG그룹 회장(7.6%)-신격호 롯데그룹 회장(7.0%)-최태원 SK그룹 회장(4.3%) 순이었다. 특기할 만한 것은 무응답 비율이 다른 질문보다 높게 나왔다는 점이다. 무려 33.6%.
이건희 회장에 대한 선호도는 전 계층에서 비교적 골고루 나왔지만 30대와 여성층에서 몰표가 쏟아졌고, 정몽구 회장은 남성과 5백만원 이상의 고소득 계층에서 선호도가 높았다. 남성들 사이에서는 신격호 롯데 회장에 대한 선호도가 구본무 LG회장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적으로 이건희 회장은 대구 경북과 충청권에서 선호도가 높았고, 정몽구 회장은 강원·제주와 호남권에서, 신격호 회장은 연고가 있는 경남권에서 상대적으로 인기가 높았다. 사업장이나 출생지 등 연고가 있는 곳에서 인기가 높게 나타난 것이다.

 

■2008년의 경제 과제   가장 화급한 경제 과제는 일자리 창출(31.8%)이었다. 그 다음이 양적인 경제성장(19.8%)-부동산 가격 안정(19.8%)-부의 양극화 해소(17.5%)였다. 지난해 크게 이슈가 되었던 비정규직 문제 해결은 의외로 지목률(10.1%)이 낮았다.
일단 30~40대는 일자리의 질 문제보다는 청년 실업이나 취업 등 일자리 창출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두 세대 공히 일자리 창출을 1순위로 꼽았지만 그 다음 화급한 과제로 40대는 부동산 가격 안정(22%)을 꼽고, 30대는 양적인 경제성장(21%)을 꼽았다. 30대 가운데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꼽는 응답자가 11.3%로 상대적으로 많았고 부의 양극화와 함께 사회 정의에도 관심을 표명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에 비해 40대 중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과제로 꼽는 사람은 8.3%에 불과했고, 부의 양극화 해소(14.9%)도 네 번째 관심사였다.  
특이하게 호남권의 응답자들이 양적인 경제성장보다는 비정규직 문제와 부의 양극화 해소 문제를 경제 과제 2, 3위로 응답했다.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입장  이 질문에 대한 응답은 ‘현재보다도 완화해야 한다’(46.2%)가 ‘현재보다 강화해야 한다’(25.1%), ‘현재 수준 유지’(23.7%)를 압도했다. ‘완화’에 찬성하는 응답자들은 전 소득 구간에서 40%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직장 생활 10년차 이상의 응답자나 40대 응답자, 소득이 높은 사람일수록 ‘완화’를 더 많이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적으로 보면 뉴타운이나 행정복합도시 건설 등 부동산 투기 재료가 넘쳐났던 서울과 대전-충청권에서는 응답자 중 50% 이상이 ‘종합부동산세 완화’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현행 종합부동산 세제 유지에 호응도가 높은 지역은 강원·제주 지역이었고, 호남과 경남권에서는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자들이 30%가 넘어 다른 지역 거주자에 비해 종합부동산세의 순기능을 인정하는 쪽이었다.

 

■자녀와 관련된 이슈  자녀와 관련해 가장 신경 쓰이는 분야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5.1%는 ‘공부’를 골랐다. 그 다음이 건강(36.7%)-교우 관계(13.9%) 순이었다. 이는 소득이 적든 많든, 남자건 여자건 바라는 게 공통적이었다. 특히 40대(49.9%)에서는 상대적으로 ‘공부’에 대한 관심이 컸다.

■이명박 당선자의 경제 운영 능력 
거의 모든 계층에서 높게 나왔다. 그가 ‘지금보다 경제상황을 좋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체로 그렇다’(44.9%)-‘매우 그렇다’(28.7%) 등 긍정적 기대가 73.6%에 달한 것. 이에 비해 ‘별로 그렇지 않다’(19.6%)-‘전혀 그렇지 않다’(4.4%) 등 부정적인 전망은 24%에 불과했다. 특히 이당선자의 연고가 있는 대구·경북 지역의 기대감(84.5%)이 높았다. 반면 긍정적 기대감이 가장 낮은 지역은 호남권으로 62.4%에 불과했다. 나머지 지역은 대체로 70% 초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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