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에 없던 큰 눈이 기가 막혀
  • 반도헌 기자 bani001@sisapress.com ()
  • 승인 2008.01.1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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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현대인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점점 커지는데 예보를 담당하는 기상청의 신뢰도는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오보에 국민들은 실망하다 못해 지쳐가고 있다. 기상을 예측한다는 것이 변수가 워낙 많아 정확히 맞히기가 어렵다지만 뉴스의 끝맺음을 장식하는 날씨 정보가 좀더 정확하기를 바라는 심정은 누구에게나 간절하다.
지난 1월11일 서울·경기 지역에는 새벽부터 갑작스럽게 눈이 내렸다. 기습적인 눈으로 꽝꽝 얼어붙은 도로로 인해 금요일 아침 출근길에서는 교통대란이 발생했다. 예상하지 못한 눈발에 많은 직장인들이 도로 위에서 시간을 보내고 지각으로 상사의 눈총을 받았다. 언덕길을 오르내리는 마을버스는 빙판길에서 헤매는 바람에 정해진 노선을 지키지 못했다. 30분 출근 거리를 4시간30분 만에 도착한 사람들도 있었으니 이들의 불만이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기상청은 전날 예보에서 남부 지방부터 눈·비가 시작되어 중부 지방에는 오후 늦게야 눈·비가 올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시 한 번 되풀이된 오보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체감하게 된 사람들은 기상청 홈페이지를 통해 항의의 뜻을 전했다. 네티즌들은 오보가 양산되는 이유에 대해 물으며 국민들의 세금이 올바로 쓰이고 있는지 궁금해 했다. 5백억원이 넘는 비용을 주고 들여온 슈퍼컴퓨터를 제대로 운용할 능력이 기상청에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들의 비판에 대해 자연 현상을 정확히 예측해내기는 어렵다며 기상청을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으나 소수에 불과했다.
기상청의 오보에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분노를 터뜨리는 것은 그만큼 최근에 오보로 인한 피해를 자주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깝게는 유달리 비가 자주 왔던 지난해 여름 장마에 대한 예측을 정확히 하지 못했다. 주말이면 어김없이 예보되는 비 소식에 여가 계획을 변경했던 사람들은 낭패를 보기 일쑤였다.
세계는 지구 온난화가 만들어낸 변화무쌍한 기상 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4계절을 자랑하던 한국의 기후 지도를 다시 써야 할 판이다. 그렇다 해도 낡은 기기에 매달려 어렵게 기상 예보를 했던 과거처럼 마냥 하늘 탓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예보가 한 번 잘못되면 수많은 사람들과 기업들이 막대한 피해와 손실을 입을 만큼 세상이 달라졌음을 명심해야 한다. 기상청의 심기 일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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