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 ‘바깥세상’ 길잡이
  • 조철 기자 2001jch@sisapress.com ()
  • 승인 2008.01.1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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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문화예술 안내까지 열의 보인 해외 여행 정보서

 
중국 등 해외 여행지에서 주의해야 할 내용을 담은 괴담이 항간에 떠돌아다닌다. 이를테면 한국 여인의 장기를 적출해 팔았다는 중국 택시 기사 이야기이다. 중국으로 여행을 떠난 한국인 중년 부부가 택시를 타고 목적지로 가고 있었다. 한적한 길에서 택시가 갑자기 멈췄다. 기사가 중년 남자에게 잠깐 내려서 택시를 밀어달라고 말했다. 중년 남자는 아무 의심 없이 택시에서 내렸다. 중년 남자가 차를 밀려 하는 순간 택시는 시동이 걸리며 휑하니 멀어져갔다. 중년 남자는 아내를 태운 채 멀어져가는 택시를 얼이 빠진 채 바라보았다. 아내를 ‘도둑맞은’ 중년 남자가 수소문 끝에 아내를 찾은 것은 그 일이 있은 지 사흘 만이었다. 한 병원의 영안실로 달려간 중년 남자는 온갖 장기를 잃어버린 채 굳은 아내의 시신을 보고 기절해버렸다.
해외 여행 길에서 납치 또는 실종되거나 의문사한 한국인에 대한 보도가 꽤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 이야기가 터무니없는 경고만은 아닐 것이다.
해외 여행에 찬물을 끼얹는 이야기로 해외여행 가이드북을 소개하는 서두를 삼은 것은 ‘가이드’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자는 의미에서이다. 길 안내 잘하고 가볼 만한 명소 몇 군데 설명 좀 한다고 ‘가이드’의 임무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여행자가 찾은 여행지에 어떤 위험이 있을 수 있고,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꼼꼼히 챙겨주는 가이드. 낯선 여행지를 찾은 여행객의 들뜬 마음을 냉정하게 가라앉혀 안전한 여행이 되도록 해주는 가이드. ‘상품 관광, 선물 사는 여행’이 아니라 정신을 고양시키는 문화 답사를 제대로 하게 해주는 가이드. 사람들은 그런 가이드를 원할 것이다.
외화 낭비라는 오명을 뒤집어쓰지 않고 ‘영양가 있고 건설적으로’ 견문을 넓히는 해외 여행을 다녀올 수 있도록 돕는….

 
한국인을 위한, 한국인에 의한 가이드북

지난해 여름, 주말 해외 여행객 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징검다리 연휴로 연결된 성탄절과 신정 공휴일, 나흘간 해외로 나간 사람들 또한 크게 늘어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해외 여행객 수는 전년 대비 28% 늘어난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여름 휴가철에 집중되었던 해외 여행이 사계절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최근 항공업계에 대양항공이 뛰어들었는데, 수요 급증이 새 항공사를 탄생시킨 것이다.
여행 정보 제공 포털 사이트 ‘레 바캉스(www.les- vacances.co.kr)’는 올 한 해 해외 여행객 수가 역대 최대 규모인 1천3백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전망을 내놓은 레 바캉스가 묵묵히 해나가고 있는 사업 중 하나는 출판 사업이다.
온라인에서 승승장구한 사업자가 으레 손대기도 하는 것이 출판이다. 그런데 그 결과물이 신통치 않은 경우, 출판에 대한 경험 부족이거나 사이트에 올린 정보에 과감한 손질을 못한 것이 이유이다. 레 바캉스가 펴낸 ‘가이드북’ 시리즈를 처음 만났을 때에도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다 잊혀질 책’이겠거니 생각했다. 쇼핑 정보지처럼 여행 상품이나 소개하거나, 정보라고 해봤자 외국 서적에서 번역한 정도일 것이라 생각했다.
해외 여행 한 번 안 가본 사람에게 해외 여행을 가보라며 가이드북을 건넨다면 고운 소리를 듣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편견을 무너뜨리도록 어떤 책은 해외 여행 한 번 가보지 못한 사람에게 해외 여행에 대한 ‘동기 부여’를 하기도 한다. <레 바캉스 가이드북 컬렉션>은 자칭 ‘고품격 여행 가이드’에 걸맞게 지구촌 곳곳을 품위 있게 안내한다. 전세계 30여 개 주요 국가와 100대 도시 그리고 100대 박물관과 미술관을 안내하기로 작정한 것을 그대로 실천해내고 있다. 사이트가 전세계 도시를 아우르는 ‘월드 와이드 시티 가이드’를 하고 있는 데 발맞추면서 깊이를 더한 것이 이 책들이다. 사이트에서 부족한 면을 책이 보충하고,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등 책이 할 수 없는 부분은 사이트가 해나간다는 취지도 들어 있다.
레 바캉스는 팸플릿 수준의 번역판 가이드북을 만들면 쉬울 일을 단호히 거부하고, ‘지구촌 문화 소개의 첨병’을 자임해 한국인의 감성과 관점에서 각국 여행지를 둘러보고 ‘한국인을 위한 한국인에 의한 가이드북’을 제작해왔다. 갈수록 하나가 되어가고 있는 세계 속으로 적은 자원과 좁은 국토를 가진 한국이 나아가기 위해서, 젊은이들에게 각 나라의 문화, 경제, 정치, 언론과 교육에 대한 정확하고 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도까지 담았다.
문화예술 가이드이기도 한 <레 바캉스 가이드북 컬렉션>에서는 관광지와 명소뿐 아니라 주변에 위치한 레스토랑, 카페, 쇼핑센터의 위치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꼭 알아두어야 할 관광 요령까지 담아 효율적인 여행을 돕는다.
사람들은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며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귀한 체험을 한다. 비즈니스맨들에게 여행은 사업의 성패가 달린 일이기도 하다. 관광 수지 적자라고 해서 ‘괴담’들이 기승을 부리는지 몰라도, 해외 여행객을 줄어들게 하는 데 효과가 있지는 않을 것 같다. 다만 해외 여행 가기 전에 사전 정보로 무장해 탈 없이 잘 다녀오는 것이 해외 여행을 한 번도 못 가본 사람들을 위하는 일임을 알아야겠다. 뉴스나 괴담에 등장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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