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 소유 국보·보물 더 늘어났다
  • 감명국 기자 kham@sisapress.com ()
  • 승인 2008.01.2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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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39점 보유…홍라희 관장 소유분 계속 증가

최근 삼성 비자금 의혹 특검 수사를 통해 <행복한 눈물> 등 현대 미술품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그래도 역시 ‘삼성가(家) 미술’의 힘은 고미술품에 있다는 것이 미술계의 지배적인 평이다. <시사저널>은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삼성이 소장한 국보와 보물 등 문화재의 변화 과정을 추적해왔다. 가장 가깝게는 2004년 10월 삼성의 이건희 회장 일가와 삼성문화재단이 소유한 국보와 보물의 소유 현황을 보도(2004년 10월12일자, 제782호)한 바 있다. <시사저널>이 파악한 삼성 소유의 국보는 총 35점이었고, 보물은 92점이었다. 그 가운데 이회장 일가 개인 소장품이 각각 23점과 83점이었고, 재단 소유는 12점과 9점이었다.
이후 삼성이 소유한 국보·보물급 문화재에는 또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문화재청에 등재된 2008년 1월25일 현재의 기록을 확인해본 결과, 2004년 10월 이후 삼성은 국보 1점과 보물 11점 등 모두 12점을 새롭게 추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12점 가운데 재단 소유는 하나도 없었고, 모두 이회장 일가의 개인 소유였다. 이 가운데 이회장 소유가 국보 1점을 포함해 모두 10점이었고, 부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소유가 2점이었다. 참고로 3년2개월 동안 새로 추가된 국보와 보물은 각각 3점과 1백39점이었다.
이회장 일가 소유의 새 국보는 309호로 지정된 조선 후기 백자 ‘백자대호’이다. 보물은 ‘청자상감화류문주자 및 승반’(1420호) ‘청자퇴화화문주자 및 승반’(1421호) ‘분청사기상감모란문호’(1422호) ‘분청사기인화문장군’(1423호) ‘백자철화매죽문호’(1425호) ‘정통십삼년명분청사기상감묘지외인화분청사기일괄’(1428호) ‘화성행행도팔첩병’(1430호) ‘정사신동참제계회도’(1431호) ‘청자상감화조문도판’(1447호) ‘백자청화보상당초문호’(1448호) ‘오재순초상’(1493호) 등이다. 이들 미술품은 모두 리움 미술관에 소장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비지정 문화재도 상당수 포함돼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삼성가의 개인 소장 문화재가 지금까지 이회장 일색이었던 것에 반해 최근 들어 서서히 홍관장 소유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위에서 언급한 새 보물 가운데서도 ‘청자퇴화화문주자 및 승반’과 ‘분청사기상감모란문호’가 홍관장 소유로 기록되어 있다. 이로써 홍관장이 소유한 보물은 총 5점으로 늘어났다. 특히 홍관장 소유의 보물은 대부분 2003년 이후에 집중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회장 일가가 소유한 새 국보와 보물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 현재에 이르게 되었는지는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문화재청의 한 관계자는 “일단 국보와 보물로 등록된 문화재에 대해서만 매매 상황을 신고하게 되어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삼성의 경우 대개 고미술품을 최근 새로 사들이기보다는 예전부터 소장하고 있던 비지정 문화재들이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에 등록된 문화재들 역시 그 가운데 일부를 문화재위원회에 등록 신청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문제는 현재 삼성이 소유하고 있는 국보·보물급 문화재 가운데 이처럼 비지정 문화재가 여전히 상당하다는 점이다. 이 작품들은 지금도 햇빛을 보지 못한 채 수장고 등에 보관되고 있기 때문에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일부 현대 미술품과 마찬가지로 어디로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전혀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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