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디씨 애니메이션 갤러리(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애니겔)의 두 유저가 현피를 떠서 말들이 많다. 올라온 글들을 종합해보면 이번 현피의 과정은 이렇다. 애니겔 유저인 H와 C가 게시판에서 말다툼을 벌이며 욕설을 주고 받다 H의 행태에 분개한 C가 현피를 제안해 지난 2월20일 서울 공덕역에서 만나 실제 싸움을 벌인 것이다. 다툼의 원인은 분명하지 않다.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욕했다’ ‘피규어 때문에 싸웠다’라는 등 말이 많지만 가장 유력한 설은 학벌 문제로 짐작된다. 지방대를 비하하는 H의 말에 C가 격분했다는 것. 어쨌든 누군가 현장에서 몰래 사진과 동영상을 찍었고 두 사람의 현피 영상은 국내 게시판을 넘어 ‘유튜브’에 둥둥 떠다니며 전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주위의 ‘싸워라~’고 부추기는 발언에 힘입어 현피로 확장된 이번 사건은 온라인 커뮤니티 문화 전체를 조롱거리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 ‘디씨’는 가볍고 경솔한 글들 때문에 사회적으로 좋은 인식을 받지 못하는 곳이지만 한편으로는 인터넷의 유행을 가장 빠르게 잡아내고 확산시키는 곳이다. 다양한 유저들이 드나들면서 전문성도 갖추고 있다. 황우석 사건을 과학적으로 접근했던 유일한 곳이 바로 ‘브릭’과 디씨의 ‘과학갤러리’였다.
디씨의 갤러리에서 실제 현피가 벌어진 경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6년 8월에는 디씨 패션갤러리의 유저 두 명이 현피를 벌여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당시에는 사람 많은 강남역에서 고등학생 두 명이 현피를 떴고 덕분에 방송까지 탔다. 현피의 당사자들에게 미친 영향은? 사이좋게 폭행죄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불구속 입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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